[단독] '라임 몸통' 김영홍, 도박사업 벌이나…"도피자금 마련 우려"

박시온 2024. 5. 27. 13:4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라임 사태'의 주범 중 하나로 꼽히는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이 해외 도피 중 측근에게 현지 리조트 카지노 운영권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측근이 불법 원격 도박 사업을 통해 김 회장의 도피 자금을 마련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 회장은 라임 자금 중 300억원을 빼돌려 2018년 12월 이슬라리조트를 손에 쥐었다.

라임 펀드 자금 중 3500억원이 투입된 메트로폴리탄의 수장이었던 김 회장은 2019년 '라임 사태'가 불거지자 필리핀으로 도피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카지노, '은케이'→'뉴레이크' 운영사 변경
김 회장 측근, 원격도박으로 도피자금 마련 추정
현지 법인도 김 회장 '손 안'... "추징 보전 절실"
직전 카지노 운영자들, '도박공간 개설'로 유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라임 사태'의 주범 중 하나로 꼽히는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이 해외 도피 중 측근에게 현지 리조트 카지노 운영권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측근이 불법 원격 도박 사업을 통해 김 회장의 도피 자금을 마련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7일 한국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필리핀 세부 소재 이슬라리조트 카지노는 현재 '뉴레이크(New Lake)'사를 통해 영업 중이다. 현지에서 입수된 녹취록에 따르면 필리핀오락게임공사(PAGCOR·파코) 직원은 "뉴레이크에 운영권이 넘어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파코는 필리핀 정부가 운영하는 카지노 규제 기관이다.

지난 4월 필리핀 이슬라리조트 내 카지노에서 개당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슬롯머신이 설치되고 있다. 김 회장 측이 도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측근에게 카지노 운영권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독자 제공

 ○ 김 회장, 측근에게 '원격 도박' 사업 넘겼나

뉴레이크는 김 회장의 측근인 A씨가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 카지노는 김 회장 등이 '은케이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를 통해 운영했는데, 최근 뉴레이크에 운영권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에서 지난 4월 촬영된 사진에는 개당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슬롯머신 기계가 열을 맞춰 설치되고 있다. 뉴레이크는 현재 카지노 재단장을 마치고 영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뉴레이크는 불법 온라인 베팅 서버를 구축해 국내인들을 상대로 해외 원격도박(E-정킷) 사업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지노 게임 테이블에서 진행되는 게임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하고, 한국 시청자들이 '아바타'를 통해 현지 카지노 게임에 베팅하는 방식이다. 국내 형법은 도박 공간을 열거나 도박하는 행위 자체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김 회장은 라임 자금 중 300억원을 빼돌려 2018년 12월 이슬라리조트를 손에 쥐었다. 현재 구속기소된 메트로폴리탄 임원 채모 씨(45)를 앞세워 이슬라리조트 부지·건물 소유권을 가진 '테라 유니피쿠스 개발', 리조트 내 카지노 운영권을 가진 은케이 등을 인수했다. 테라의 최대 주주는 지난해 채 씨에서 김 회장의 친척인 김모 씨(61)로 변경됐다.

이슬라리조트는 현재 필리핀에서 도피 중인 김 회장과 김 씨에 의해 여전히 관리되고 있다. 이번 달 13일자 현지 법인 등본에 따르면 테라의 최대 주주(40%)는 김 씨 명의로 되어 있다. 현지 법상 외국인은 필리핀 법인 지분을 40%까지만 보유할 수 있는데, 나머지 60%를 쥔 필리핀 주주들도 사실상 김 회장 측의 '바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이달 13일자 '테라 유니피쿠스 개발'의 현지 등본. 김영홍 회장의 친척인 김모 씨(61)가 여전히 최대 주주(40%)에 올라 있다. 김 씨는 구속기소된 메트로폴리탄 임원 채모 씨(45)로부터 이슬라리조트 부지 소유권 등을 가진 테라의 지분을 넘겨받았다. 사진=독자 제공

○ "해외 자금 추적 어려워... 추징보전 절실"

검·경의 눈을 피해 필리핀 도피 중인 김 회장의 도피 자금이 은밀하게 마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지 통화로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 국내 수사 기관이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어려운 데다, 법인 지분을 가진 필리핀인들을 통해 직접 추심 절차를 밟는 것도 시공간적 제약으로 인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라임 사태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김 회장 측이 바지 주주들에게 사임서·주식 포기각서 등을 받아 두고 월급을 주는 형태로 관리하는 것으로 안다"며 "검찰의 빠른 추징보전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에게 리조트를 넘긴 일당이 최근 국내에서 도박공간개설죄로 유죄를 선고받았다는 점에서 A씨 등의 혐의는 추후 구체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슬라리조트 전 대표 김모 씨(60)는 지난 17일 춘천지법에서 징역 2년을, 김 씨를 도운 간부 두 명은 각각 징역 1년 6개월씩을 받았다. 2016년 4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리조트 내에서 원격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다. 

라임 펀드 자금 중 3500억원이 투입된 메트로폴리탄의 수장이었던 김 회장은 2019년 '라임 사태'가 불거지자 필리핀으로 도피했다. 김 회장은 현재 인터폴의 적색수배가 내려진 상태다. 김 회장을 쫓는 남부지검은 김 회장의 재산 관리를 맡은 친척 김 씨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받아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