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韓에 충고 … "얻을것 없어, 나라면 출마 안해"

한기호 2024. 5. 2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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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토론
대표 출마 "한달전 60, 지금 55%"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 동작을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제22대 총선 공식선거운동 기간 서울 동작구 지원유세를 온 한동훈(왼쪽)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나경원(오른쪽) 동작을 국회의원 후보와 어깨동무하며 연설하고 있다.<나경원 제22대 총선 서울 동작을 당선인 페이스북 사진>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유력주자군인 나경원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서울 동작을·5선)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전당대회 등판설에 대해 "솔직히 말해 제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라면 출마 안 할 것이다. 본인에게 이득이 안 되는 당대표(직이기 때문)"라고 말했다. 자신의 출마 가능성은 4·10 총선 직후보다 낮아지고 있다면서도 '55%'로 절반을 넘는다고 운을 뗐다.

나경원 당선인은 27일 한국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에서 '한 전 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 중 누구를 가장 라이벌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먼저 이같이 답했다.

그는 차기 대권을 고려한다면 "(이번 당대표는 한 전 위원장) 본인에게 위험성 높은 자리 아닌가"라며 "리스크가 너무 높은 반면 특별히 얻을 수 없는 자리"라고 우려섞인 말을 전했다.

한 전 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을 아우른 평가로는 "더 어렵다. 다 훌륭하고 어느 분이든 (법조인과 경제학자 출신으로) 장점이 다르고 대한민국과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 생각한다"며 "최근에 대권경쟁이 시작된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처럼 많은 말씀이 있는데, 조금 더 국민의 마음을 얻는 훌륭한 대권주자들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라이벌은 당내 누구도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고 별로 개의치 않는다"고도 밝혔다.

나 당선인은 '한달 전(총선 직후 당대표에) 출마하고 싶은 마음이 100이라 한다면 지금은 어느 정도인가'라는 질문엔 "한달 전 출마 의사를 100(%)이라 볼 수 없어서 제가 비교할 수 없다"면서도 "한달 동안 제가 잠을 푹 못잤다. 22대 국회에서 저희가 무얼 할 수 있나 고민한다. 한달 전에도 제가 무얼 한다기보단 이 당이 무얼 가져가야 하는가(고민했고), 가장 중요한 게 보수 재집권"이라고 했다.

그는 "저희 보수가 다시 한번 집권하는 게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의 틀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며 "한달 전 (당대표 출마 생각이) 60이었다면 지금은 55"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당대표 덕목은 결국 무지막지한 야당이 좋은 표현으로 '전략적', 나쁜 표현으론 '간교'하다. 정말 녹록지 않은데 이 야당과 어떻게 잘 싸우고 협상도 해 우리가 얻어낼 건 얻어낼지 협상력과 투쟁력"이라고 했다.

이어 "제가 (자유한국당 시절) 원내대표 하면서 '투쟁하는 나경원'으로만 기억하신다. (원내 물리력 충돌 당시) 제가 들지도 않은 '빠루(쇠지레)' 나경원이라고. 그때도 협상할 건 협상했다"며 '협상력'이 여당 대표에게 필요하다고 했다.

또 "그동안 등돌린 보수 지지자들까지도 함께 할 수 있는, 당내 친윤(親윤석열)·친한(親한동훈) 갈등에서 어떻게 당을 통합적으로 할 수 있냐는 통합력"을 강조했다.

나 당선인은 당의 22대 총선 참패에 관해선 "총선 패배 원인은 결국 국민께 신뢰받지 못해서, 결국 여당과 정부가 (신뢰를)갖지 못해서"라며 "사실 보수정당은 유능하고 책임질 줄 알아야 하고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에 용기가 있어야 한다. 도덕적인 게 보수정당의 덕목이라 하는데. 정부여당이 그간 보수덕목에 해당하는 거 하나도 못 보여줬고, 결국 이런 부분부터 하나하나 복원하며 신뢰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윤·한 갈등, 한 전 위원장 측과 총선백서특위의 갈등에 관해선 "누구의 책임이 크냐는 바에 대해선 모든 사람 생각이 어느 정도 있어 공유하는 바는 있지만 한 전 위원장의 책임이 있냐 없냐는 논쟁이 있다"며 "저는 총선 끝나고 나서 모두 '제탓이오'하면 어떻겠냐 말씀드렸다"고 했다. 다만 "한 전 위원장은 와서 열심히 했다"며 선거운동 막바지 탈진을 언급하며 "비대위원장보단 선대위원장(나았다)"이란 평을 내놓기도 했다.

비(非)정치인 출신의 비대위원장 직행 인선 자체가 무리수였단 취지다. 나 당선인은 "그동안 정당경험이 없는 사람이 비대위원장으로 오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책임론에서) 그런 걸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백서특위엔 "선거 끝나고 낙선자 분들을 만나봤는데 (선거 준비기간이) 길어야 석달 정도였고 마지막 공천받은 분들은 30~45일,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구조였다. 이걸 먼저 생각하는 게 중요하지 않나"라고 충고했다.

친윤계 주류 책임론에 무게를 둔 모양새다. 그는 윤·한 관계에 관해 "현재 시점으로 한 전 위원장과 용산(윤 대통령)은 밥도 안 드시는 것을 보면 쉽지가 않다는 것"이라며 "어쨌든 총선 패배 원인 중 하나가 보수표도 다 결집하지 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 중 하나가 의사 정원 문제다. 전통적 지지층을 등돌리게 했다. 여당은 할 수 있는 역량을 다 끌어모아야 하는데"라며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강행에도 쓴소리를 했다.

수직적 당정관계 논란을 두고도 나 당선인은 "보통은 협력적 긴장, 건강한 긴장관계가 정답이다. 대통령실을 어떻게 변화시키냐가 중요하다"며 "보수 재집권이란 큰 틀에서 정부 인기를 유지해야 유리하다"고 했다.

지난해 3·8 전대 직전 친윤계 비대위가 도입한 책임당원투표 100% 당대표 경선 룰에 관해선 "당원 100%로 바꾼 게 김기현 전 대표를 (친윤계가) 억지로 당선시키려 만든 룰"이라며 종전의 '당심 7 : 여론 3 룰' 원상회복이 자연스럽다고 밝혔다. 나 당선인은 마무리발언에서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그 누구보다도 확고하다. 저는 지금 우리 당이 무엇을 고쳐야 하는 게 맞냐고 하면 중도 외연확장"이라면서도 "보수의 덕목을 제대로 복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수'를 '자유'로 대체하는 것과도 선을 그은 그는 "이념을 재정립하면 중도로 외연확장할 수 있다. 그 중도란 건 다른 게 아니라 실용적 보수"라며, 민주당을 상대론 "헌법적 질서 지키는 데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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