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뜻모은 한일중…北도발 규탄에는 온도차
윤석열 대통령이 4년5개월 만에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를 주재하고 "3국 협력의 새로운 출발과 도약을 기약하는 역사적인 이정표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본과 중국 총리도 3국 협력 확대에 뜻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27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총리와 한일중 정상회의를 열고 "올해는 3국 협력이 25주년을 맞는 해로서 4년 5개월 만에 모인 이 자리가 더 뜻깊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4년 5개월 만에 정상회의를 통해 3국 협력을 보다 흔들림 없이 추진해나가기를 희망한다"며 "양자관계에서 풀기 어려운 문제도 3국 협력을 통해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중 정상회의를 정례화하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기시다 총리도 "오늘 일중한 3국 협력은 재출발한다. 지역과 국제사회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형태로 3국 협력을 확대해 국제사회를 분단과 대립이 아닌 협조로 이끌기 위해 서로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솔직한 대화로 의심과 오해를 풀고 전략적인 자주의 정신으로 양자관계를 수호하며 세계 다극화를 추진하고 집단화와 진영화를 반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일중 협력체계를 강조하면서 동시에 미국 주도의 자유민주주의 세계 질서를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리 총리는 "이번 회의는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다. 새로운 정세, 새로운 인물에 직면해 3국은 새로운 행동을 보여줘야 시대의 흐름에 잘 순응하고 더 좋은 공동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저는 인적 교류, 지속 가능한 사회, 아세안과의 협력에 대해 강조하고자 한다"며 "우리 3국 협력은 저변이 넓다. 우리의 경제 관계는 긴밀하다. 우리의 문화적·인적 유대 관계는 굳건하다"고 말했다.
한중일이 모두 올해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으로 함께 활동하고 있는 점도 거론했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복합위기, 지정학적 갈등 앞에 지혜와 힘을 모아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함께 기여해 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의 전대미문 도전을 맞이했을 때 우리는 3국 협력의 새로운 기회를 열었다"며 "오늘 우리가 직면한 역내와 글로벌 차원의 여러 도전 역시 3국 간에 소통을 촉진하고 협력 지평을 확장하는 새로운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중한일 협력 취지의 초심은 발전 촉진, 통화 협력 강화, 지역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의 수호"라며 "서로를 발전의 동반자와 발전 기회로 간주하고 경제 글로벌화와 자유무역을 수호해 경제·무역 문제, 범정치화, 범안보화를 반대해서 무역보호주의와 디커플링을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 역시 "발사를 감행한다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북한에 강력히 그 중지를 요구한다"며 "오늘 북한 정세를 비롯한 국제 정세와 국제 경제 질서 강화 등에 관해서도 3국 간의 의사소통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북한을 직접 지목하는 대신 "중한일 3국의 가까운 관계가 변하지는 않고 위기 대응을 통해 이뤄진 협력의 정신은 변하지 않는다"며 "지역의 평화, 안정을 수호하는 공동의 사명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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