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 꼼수’ 차단… CB 전환가, 70% 미만 낮추려면 주총 특별결의로만 가능

권오은 기자 2024. 5. 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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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사채(CB) 전환가액을 최초 전환가액의 70% 미만으로 낮추려면 앞으로 각 CB별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한다.

앞으로 CB 전환가를 최초 전환가의 70% 미만으로 조정하려면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하다.

시가변동에 따른 CB 전환가 조정과 달리 증자, 주식배당 등으로 인한 CB 전환가 조정은 발행기업이 이사회 결의로 자유롭게 조정 방법을 정할 수 있어, 일부 기업이 전환가를 과도하게 내리는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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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 예고
회사가 콜옵션 행사자 지정하거나 제3자에 양도하면 공시

전환사채(CB) 전환가액을 최초 전환가액의 70% 미만으로 낮추려면 앞으로 각 CB별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한다. 회사가 CB 발행과 유통관련 공시도 강화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 대한 규정변경예고를 한다고 27일 밝혔다. 예고 기간은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다.

금융위원회. /뉴스1

CB는 사채로 발행된 뒤 일정 기간이 지나 전환조건에 따라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주식연계채권이다. CB를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가격(전환가액)을 조정(Refixing·리픽싱)할 때는 원칙적으로 최초 전환가의 70% 이상으로 해야 한다. 다만 기존에 예외적으로 주주총회 특별결의 또는 정관을 통해 70% 미만까지 내릴 수 있도록 허용해 왔다. 문제는 일부 기업이 정관을 이용해 단순 자금조달이나, 자산 매입 등을 목적임에도 CB 전환가를 최초 전환가의 70% 미만으로 조정하는 사례가 있었다는 점이다.

앞으로 CB 전환가를 최초 전환가의 70% 미만으로 조정하려면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하다. 특별결의 사항이 가결되려면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과 발행주식총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충족해야 한다.

또 증자와 주식배당 등에 따른 CB 전환가 조정 역시 희석효과를 반영한 가격 이상으로만 조정할 수 있다. 시가변동에 따른 CB 전환가 조정과 달리 증자, 주식배당 등으로 인한 CB 전환가 조정은 발행기업이 이사회 결의로 자유롭게 조정 방법을 정할 수 있어, 일부 기업이 전환가를 과도하게 내리는 일이 있었다. 개정안에 따르면 희석효과를 반영한 가액은 산식(조정 후 전환가격 = 조정 전 전환가격 × 변경 후 주가 / 변경 전 주가)에 따라야 한다.

사모 CB 등의 전환가액 산정 기준일도 명확해진다. 현재 사모 CB 등의 전환가액은 원칙적으로 발행을 위한 이사회결의 전일을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이 전환가액 산정 후 주가가 상승할 때까지 납입일을 계속 연기하는 방법 등을 통해 정당한 시가반영을 회피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에 개정안은 발행 직전 주가를 전환가액에 공정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사모 전환사채 등의 전환가액 산정 시 ‘실제 납입일’의 기준시가를 반영하도록 했다.

개정안에는 회사가 콜옵션 행사자를 지정하거나, 콜옵션을 제3자에게 양도한 경우 주요사항보고서를 통해 공시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현재 CB 등을 발행할 때 콜옵션 행사자를 공시해야 하나, 대부분 ‘회사 또는 회사가 지정하는 자’로만 공시하고 있어 투자자가 콜옵션 행사자에 대한 정보 파악이 어려운 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회사가 만기 전 전환사채 등 취득 시 주요사항보고서를 통해 취득 및 처리계획 관련 정보도 공시하도록 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들어 있다. 만기 전 취득한 전환사채 등을 최대 주주에게 재매각한 후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법 등을 통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규정변경예고 후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증권선물위원회·금융위원회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오는 3분기 중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개정안은 학계·민간전문가, 경제단체, 금감원·거래소 등 유관기관과의 논의를 거쳐 마련했다”며 “CB 등이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고 기업의 건전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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