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판정 너무 힘들어··· 주심도 피치컴 쓰자” ‘사인 훔치기’ 논란 주인공의 이색 아이디어
주심의 볼·스트라이크 판정 문제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오랜 고민거리다. 아무리 정확하게 판정을 하려 해도 사람인 이상 실수가 나오기 마련이다. 승부처 주심의 판정 하나가 경기 결과를 뒤바꿔 놓는 사례도 허다하다.
미네소타 내야수 카를로스 코레아(30)는 최근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내놨다. 투·포수가 사용하는 사인교환기 ‘피치컴(PitchCom)’을 주심도 같이 쓰자는 것이다. 투수가 어떤 위치로 어떤 공을 던질지 주심이 미리 알 수 있다면 판정 정확도가 훨씬 올라가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코레아는 AP통신에 “요즘은 포수 프레이밍 때문에 주심이 제대로 판정하기가 정말 어렵다”면서 “하지만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질지 미리 알고, 어디에서 어디로 공이 향할지 미리 알 수 있다면 훨씬 더 정확한 판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레아는 “주심 판정 때문에 정말 힘들 때도 많지만, 그들이 처한 조건이 정말 가혹하다는 생각도 든다”며 “그래서 때로는 잘못된 판정이 나와도 그냥 넘어간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통계 전문매체 트루미디어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주심의 볼·스트라이크 판정 정확도는 92.7%다. 일견 훌륭한 숫자 같지만, 사실 대부분 공은 누가 봐도 볼·스트라이크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공이다. 문제는 존 경계선에 걸치는 애매한 공이다. 투수로선 회심의 1구, 타자로선 어렵사리 골라낸 1구가 어떻게 판정이 되느냐에 따라 승부처 흐름이 바뀐다. 주심의 판정 논란도 이런 공에서 나온다.
트루미디어데이터에 따르면 존 경계선에 걸치는 공에 대한 주심의 판정 정확도는 불과 58.5%다. 투 스트라이크 이후 들어온 경계선 공에 대한 판정 정확도는 45.9%로 더 낮다. 이른바 ‘하이 레버리지’ 상황, 투 스트라이크 이후 경계선 공의 경우 43.2%까지 떨어진다. 주심 판정이 중요해지는 상황일수록 오히려 판정 정확도는 더 낮아지는 셈이다.
코레아의 아이디어는 적지 않은 호응을 얻었다. 시애틀 선발 투수 브라이스 밀러는 디어슬레틱에 “스플리터가 들어온다는 걸 주심이 안다면 낮은 쪽에 더 집중하지 않겠느냐. 주심 판정에 훨씬 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팀 구원 투수 게이브 스피어는 “생각도 못 한 데 멋진 아이디어”라고 했다.
우려도 있다. 피치컴은 오디오 장치다. 주심만 들어야 할 배터리 사인 신호가 타자의 귀에까지 들릴 수 있다. 주심의 무의식적인 반응이 타자에게 귀중한 정보가 될 가능성도 있다. 시애틀 베테랑 포수 미치 가버는 “스플리터가 들어온다고 하면 주심이 낮은 공을 보려고 몸을 약간 웅크릴 수 있다. 반대로 높은 직구가 들어온다면 평소보다 자세를 더 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눈 밝은 타자라면 충분히 감지할 수 있는 힌트다.
디어슬레틱은 익명의 MLB 관계자를 인용해 “리그 차원에서 코레아의 아이디어도 검토했지만, 실행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가버가 우려한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MLB는 이미 2017년 휴스턴을 중심으로 불거진 ‘사인 훔치기’ 스캔들로 크게 홍역을 앓았다. 사인 훔치기 가능성이 혹여 있을지 모를 아이디어를 채택하는데 거부감이 클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코레아 역시 휴스턴 출신으로 사인 훔치기 논란의 한가운데 섰던 선수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식] ‘父 고소’ 박세리, 직접 입 연다…18일 기자회견
- 강형욱 없는 ‘개훌륭’ 방송재개···돌아올까, 하차할까
- [공식] 로제, 박보검과 한솥밥?···“논의 중”
- [화보] 지드래곤, 카이스트 교수의 자태
- 김진경♥김승규, 오늘(17일) 결혼…축구로 맺어진 인연
- [단독]이승기 장인 주가조작 ‘유죄취지’···판결문 뜯어보니 견미리도 ‘연루’
- [전문] 송다은 “버닝썬 루머 사실 아냐…몽키뮤지엄 한 달만 도와줬을 뿐”
- BTS진 ‘허그회’ 기습 뽀뽀 범인은 日아미?
- 김호중, 사고 피해자와 합의…감형 가능
- [스경연예연구소] “성접대 아니라니까요” 6년 째 고통받는 고준희…버닝썬은 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