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범죄 수사 반년째 그대로".. 경찰 '시스템 개발' 카드 먹힐까

제주 학부모 대상 사건 6개월 지연
처리 기간 늦어져, 피해자 "우울증"
KICS 기능 개발.. "신속 대응 방침"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JIBS가 단독 보도한 학부모 사기 범죄 수사 지연 사태와 관련해 전국적으로 비슷한 사례가 잇따르면서 경찰이 신속한 대응을 위한 시스템 개발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오늘(27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사건 처리 기간이 길고 검거율이 낮은 사기 범죄에 대한 효율적인 대응을 위해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개선이 이뤄집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사기 범죄 사건 접수 단계부터 범행 단서를 취합할 수 있는 기능이 개발됩니다.

경찰은 전국에 흩어진 사건을 병합해 시도청을 중심으로 집중 수사를 진행하고, 형사기동대 등 관련 기능을 총동원해 대응할 방침입니다.

경찰

그동안 사건 처리 기간은 사안의 난이도와 복잡성이 가중되고, 압수수색영장이 필요한 경우가 늘어나는 등 수사환경 변화로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검사정원법 검토 보고서의 2017년 대비 2020년 사건 처리 기간을 보면 경찰은 44일에서 55.6일로 늘어났습니다.

2021년 형사소송법 개정 이후에도 새로운 절차가 도입되면서 사건 처리 기간은 증가 추세를 보였습니다.

2022년 전국 경찰서 사이버팀의 사건 처리 기간은 119.1일에 달했습니다. 지능팀은 106.6일, 경제팀은 88일로 집계됐습니다.

이후 수사 인력 확보와 사건관리 종합 대책 시행 등이 이뤄지면서 올해 사건 처리 기간은 10%가량 빨라졌습니다.

자동차 매매상사 투자 사기 사건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돈을 투자하라며 보낸 문자 내용

하지만 수사가 지연되는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난해 제주에서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벌어진 자동차 매매상사 투자 사기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당시 피의자인 40대 여성 A씨가 고수익을 미끼로 10여 명으로부터 가로챈 돈만 14억 원에 이릅니다.

피해자가 지난해 11월 30일 제주서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A씨에게는 출국 금지 조치까지 내려졌지만 수사는 6개월 가까이 지연을 거듭했습니다.

피의자 조사조차 진행되지 않은 것을 알게 된 피해자는 JIBS와의 인터뷰에서 "공황장애와 우울증까지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제주에서는 수사 업무에 부담을 느낀 경찰관이 3년에 걸쳐 KICS에 상관의 계정으로 몰래 접속해 사건 10여 건을 무단 반려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올해 사기 범죄 척결을 위해 사건 병합, 집중 수사와 기능을 불문하고 사기 범죄 대응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재연(Replay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