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정원 늘면 저질 의사 양산… 입시요강 발표 중지하라"

'의대증원 처분' 집행정지 신청, 2심에서도 각하·기각.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의대 교수단체가 의대 정원이 늘어날 시 교육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정부에 내년도 대학 입시 요강 발표를 중지해달라고 촉구했다.

의협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은 27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는 의대 증원 결정 과정에서 공정성을 잃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내년 의대 정원이 늘어난) 32개 대학 총장은 2025·2026학년도 대학 입시요강 발표를 대법 재항고 1건 및 고법 항고 3건에 대한 결정이 내려진 이후에 해야 한다"며 "재판부는 의학교육 현장의 파국을 막아 지난 2월 6일 이전처럼 정상화시킬 수 있도록 합리적 결정을 조속히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김종일 서울의대 교수협의회장은 이날 '답은 현장에 있다: 의학교육 현장의 진실된 외침'이라는 제목의 발표를 맡았다.

그는 "(의대 정원이 늘어나면)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수없이 호소해도 수 귀에 경 읽기"라며 "의학교육 자체가 불가능한데, 저질 교육이 될 게 눈에 보이는데, 저질 의사가 양산될 것을 알고 있는데 어떻게 증원에 찬성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기초의학 예비 교수는 씨가 말랐고, 신축 건물은 부지도 확보되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정부는 급속 증원 계획을 철회하기를 요청드리며 사법부는 부실 의사가 양산되지 않도록 현명한 판단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오세옥 부산의대 교수협의회장은 '탁상공론이 쏘아 올린 공: 증원 과정의 위법성, 공공복리의 오해'라는 발표를 통해 "의대 정원 결정 과정에서 정부는 공정성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필수의료·지방의료 개선을 위한 정책은 불공정한 의료 생태계 문제이지 총 의사 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의대 정원 증원은 이미 지난 여러 정부에서 수 차례 무더기로 이뤄졌고, 잘못 신설된 서남의대 폐교 사례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