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실력 좋은 한국 선수들, 더 많은 도전해야’ - 마쯔다 스피릿 레이싱 사카구치 료헤이

서울경제 오토랩 김학수 기자 2024. 5. 27. 09: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연료(CNF)로 24시간 내구 레이스 완주
브리지스톤 타이어 및 팀원들의 협업의 성과
뛰어난 기량의 한국 선수들 해외 무대 도전 권유
마쯔다 스피릿 레이싱(#12) 소속으로 슈퍼텍 24에 출전한 사카구치 료헤이
[서울경제] 일본을 대표하는 내구 레이스, 슈퍼 다이큐(Super Taikyu)의 두 번째 라운드는 후지 스피드웨이(Fuji Speedway, 4.563km)에서 24시간 내구 레이스로 펼쳐지는 '슈퍼텍 24'로 치러졌다.

그리고 이 대회는 내구 레이스에 대한 각 팀과 선수들의 도전은 물론이고 토요타를 비롯해 다양한 자동차 제조사들이 수소와 바이오 디젤, 그리고 CNF(탄소중립연료) 등을 실증하며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마쯔다의 레이싱팀, 마쯔다 스피릿 레이싱(Mazda Spirit Racing) 소속으로 CNF를 사용하는 로드스터 CNF 컨셉(ST-Q 클래스)에 출전하고 있는 베테랑 드라이버, 사카구치 료헤이(Sakaguchi Ryohei)는 팀의 완주를 이끌었다.

슈퍼 다이큐 2라운드, 슈퍼텍 24 시간 내구 레이스가 끝난 후 사카구치 료헤이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24시간 내구 레이스의 시작을 알리는 스타트 순간. 김학수 기자
Q 24시간 동안의 치열한 레이스가 끝났다. 소감이 궁금하다.

사카구치 료헤이(이하 사카구치): 우선 24시간 내구 레이스 전체를 큰 문제 없이 마무리한 것에 만족했다.

24시간 내구 레이스는 대회의 수준, 레이스카, 혹은 대회 규모를 떠나 모두에게 힘든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레이스카는 물론이고 다른 드라이버, 그리고 팀원들 모두가 마지막까지 자신들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은 만족스럽다.

레이스 상황에서 드라이버들의 실수로 인한 레이스카의 문제, 혹은 다른 레이스카와 엉키며 발생하는 사고 등이 없었던 점도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그리고 CNF 역시 내구 레이스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증명해 다음 단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세부적으로는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같은 팀의 55번 레이스카(마쯔다 3 바이오 컨셉)의 문제로 인해 다소 힘든 점도 있었다. 그리고 결과에 있어서도 조금 더 높은 순위를 바랬는데 전체적인 주행 페이스가 조금 낮았던 것 같다.

사카구치 료헤이가 동료 드라이버와 교체하고 있다. 김학수 기자
Q 이번 레이스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이었을까?

사카구치: 마쯔다 스피릿 레이싱에서 사용하고 있는 로드스터 CNF 컨셉은 기본적으로 저중량, 민첩성에 초점을 맞췄고, 또 성능적인 부분에서는 다소 낮은 출력의 차량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팀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피트 스톱의 횟수를 최소로 줄이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는 모든 드라이버가 더블 스틴트를 이행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 전략 자체가 사실 드라이버에게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그리고 늦은 저녁부터 비가 내리고, 새벽에도 계속 젖은 노면 위에서 주행을 했는데, 이러한 젖은 노면이 아무래도 모두에게 부담스러웠던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팀 모두가 이런 어려움을 모두 잘 극복한 것 같다.

비가 내리는 밤, 미끄러운 노면을 달리는 마쯔다 스피릿 레이싱의 #12 '로드스터 CNF 컨셉'. 김학수 기자
Q 내구 레이스만을 위한 전략 같은 것이 있을까?

사카구치: 사실 트랙 위에서의 전반적인 주행 테크닉이나 경쟁 상황에서의 움직임 등은 일반적인 스프린트 레이스와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구 레이스의 특성, 즉 '타이어와 연료의 지속적인 소모'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건 엔지니어와 미케닉과의 협업을 통해 최적의 레이스카의 셋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될 수 있으면 타이어에 가해지는 부담을 덜어내는 방식을 셋업을 해 최대한 '타이어의 성능'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구 레이스의 지속을 위해 브레이크를 교체 중인 마쯔다 스피릿 레이싱. 김학수 기자
그래도 이번 레이스에서 본 것처럼 슈퍼 다이큐의 오피셜 타이어인 브리지스톤의 타이어는 타이어 성능의 지속성은 물론이고, 내구성 부분에서도 팀과 선수 모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 이러한 타이어는 모두에게 도움을 준다.

드라이버는 타이어의 부담을 덜어내는 주행 전략을 택하는 것이 당연하며 일부 구간에서는 연료 효율을 고려한 주법을 펼치는 것도 전략적으로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는 힐 앤 토 역시 자제하는 편이다.

피트 스톱을 준비 중인 사카구치 료혜이와 마쯔다 스피릿 레이싱의 미케닉들. 김학수 기자
Q CNF를 실증하는 팀의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소감도 궁금하다.

사카구치: 먼저 개인적인 의견을 더한다면 '전기차'와 달리 기존의 내연기관 차량과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고, 또 감각적으로 인식이 되는 '냄새', '소리' 등이 있기 때문에 CNF에 대해 무척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자동차 산업은 당연히 지금 당장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미래'에 대한 고려를 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또 이렇게 극한의 환경에서 검증을 해야 일상에서 사용할 때 발생될 수 있는 '문제'에 먼저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은 일반 운전자들이 사용하기에 가격적으로 부담이 큰 편이지만 기술이 발전하고, 시간이 지난다면 CNF는 정말 좋은 선택이고, 모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레이스를 준비하는 사카구치 료헤이. 김학수 기자
Q 슈퍼 다이큐, 다음 경기의 준비는 어떻게 될까?

사카구치: 7월에 슈퍼 다이큐 3라운드가 예정되어 있는데 마쯔다 스피릿 레이싱은 마쯔다 3 바이오 컨셉만 출전하고, 로드스터 CNF 컨셉은 한 라운드를 쉬고 4라운드로 넘어갈 예정이다.

아무래도 3라운드가 펼쳐지는 오토 폴리스는 전체적으로 고속 구간이 많은 서킷이라 로드스터 CNF 컨셉이 활약하기에 어려운 부분도 많다. 그리고 그 외에도 '팀의 목적'과는 다소 다른 레이스를 하기 때문이다.

대신 이번 후지 스피드웨이를 달리면서 개선해야 할 부분을 찾았기에 팀원들과 함께 레이스카의 업데이트에 집중할 것 같다. 후륜 서스펜션 및 LSD의 셋업을 새롭게 손질해 주행 페이스를 개선하고자 한다.

마쯔다 스피릿 레이싱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레이스카를 수리, 트랙에 복귀시켰다. 김학수 기자
Q 같은 팀의 55번, 마쯔다 3 바이오 컨셉은 오랜 시간 피트에 머물렀는데 어떤 상황이었을까?

사카구치: 마쯔다 3 바이오 컨셉은 새로운 친환경 바이오 디젤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상대적으로 고출력 차량이다. 이번 경기에서는 변속기 케이스 부분에서의 문제가 생겨 주행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팀이 포기하지 않고 수리해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정말 장시간에 걸쳐 팀원 모두가 고생했다. 엔진을 드러내고, 변속기를 교체하고 다시 장착하고 점검한 후 다시 트랙에 복귀할 수 있었다.

사실 레이스를 할 때 이러한 일이 있을 때에는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내구 레이스, 특히 24시간 내구 레이스는 조금 다르다. 우리가 포기하기 전까지는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

주행을 마친 사카구치 료헤이가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학수 기자
Q 어느덧 50대의 나이가 되었는데, 어려운 점은 없을까?

사카구치: 없다고 단언하고, 또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드라이버에게 나이는 그 드라이버 개인의 경쟁력이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남보다 느리거나, 혹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밀려나는 건 '기량'의 영역이지 나이의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라 생각한다.

20대, 30대 시절의 나보다 분명 나이가 더 들었지만 여전히 더 공격적인 주행을 약속할 수 있으며, 성적에 대한 의지도 여전히 충실하다. 그리고 이런 부분을 좋게 봐준 팀에게 감사하다.

피트 스톱을 마치고 마쯔다 스피릿 레이싱과 사카구치 료헤이. 김학수 기자
Q 국내에서도 오랜 시간 활동했는데, 국내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

사카구치: 최근 한국의 선수들이 해외 무대에서 성과를 내는 것을 알고 있다. 사실 나를 비롯해 한국에서 슈퍼레이스에 출전해 본 경험이 있는 선수라면 한국 선수들의 기량이나 발전 가능성에 확신을 가질 것이다.

다만 슈퍼레이스를 비롯해 한국 내 레이스가 너무 폐쇄적이고, 또 한국 내에서는 선수들의 커리어를 확장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잘 안다. 그래서 선수가 개인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도 무척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슈퍼 다이큐 '슈퍼텍 24'의 활여한 나이트 레이스 세레머니. 김학수 기자
아무래도 일본의 경우에는 조금 더 큰 시장과 산업이 구축되어 있고, 또 나아가 세계 대회로 이어질 수 있는 단계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의지가 있다면 한국에 한정하지 않고 일본에서도 도전해보면 좋을 것 같다.

따로 운영하는 레이싱 팀도 있기 때문에 한국의 선수들의 도전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고, 만약에 기회가 된다면 한국의 팀, 기업, 그리고 선수들과 함께 대회에 출전해보는 프로젝트를 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른 것을 떠나 정말 한국 선수들은 실력이 충분하니 자신을 믿고 한국의 모터스포츠에서도 최선을 다하면서 그와 동시에 더 큰 무대에 도전할 것을 권하고 싶다.

촬영협조: 마쯔다 스피릿 레이싱, 마쯔다 자동차

서울경제 오토랩 김학수 기자 autolab@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