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권위자’ 당 타이손… “한때 젓가락질 연주라는 악평도 들어봐”

이정우 기자 2024. 5. 2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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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인생 최악의 평가는 서양인이 젓가락으로 밥을 먹는 것처럼 피아노를 연주한다는 거였어요."

내달 8일과 9일 대구와 서울에서 열리는 내한 독주회를 앞두고 서면으로 만난 그는 쇼팽의 음악에 대해 "인생을 통틀어 가장 가까운 동반자"라며 "쇼팽의 음악으로 나를 가장 쉽게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 타이 손은 이번 공연에서 쇼팽과 포레의 '뱃노래', 드뷔시의 '아라베스크' 등 프랑스 인상주의 음악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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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출신 세계적 피아니스트
내달 8~9일 대구·서울서 독주회

“제 인생 최악의 평가는 서양인이 젓가락으로 밥을 먹는 것처럼 피아노를 연주한다는 거였어요.”

클래식은 오랫동안 클래식 음악의 발상지인 유럽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그런 점에서 1980년 아시아인 최초로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했던 베트남 출신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65·사진)은 척박한 황무지를 개척한 산증인이다. 그는 이후에도 쇼팽에 천착하는 한편, 제자인 피아니스트 브루스 리우마저 2021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시킨 소위 쇼팽 ‘일타 강사’이다.

내달 8일과 9일 대구와 서울에서 열리는 내한 독주회를 앞두고 서면으로 만난 그는 쇼팽의 음악에 대해 “인생을 통틀어 가장 가까운 동반자”라며 “쇼팽의 음악으로 나를 가장 쉽게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 타이 손은 쇼팽 콩쿠르 우승 당시를 회상하며 “아시아 참가자들의 얼굴을 구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내가 아닌 다른 참가자의 사진을 혼동해 잘못 배포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예술적 인정이란 면에서 놀라움에서부터 반감, 그리고 극한의 인종 차별까지 다양한 반응들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는 “오늘날 아시아 출신 음악가들의 존재감은 결코 부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쇼팽 콩쿠르에서 쇼팽의 고국 폴란드 출신 심사위원이 이런 말을 했어요. ‘쇼팽을 배우고 싶어요? 아시아로 가세요.’”

그렇다면 최근 각지에서 활약 중인 아시아 출신 음악가들의 강점은 뭘까. 그는 “대부분 근면하고 다른 문화에 적응하고 흡수되는 데 유연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전 인터뷰에서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2015년 쇼팽 콩쿠르 우승 이후 세계적인 음악가란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했고, 임윤찬에 대해선 “15살의 임윤찬을 만났을 때, 그는 이미 훌륭한 음악가였다”고 기억한 바 있다.

당 타이 손은 이번 공연에서 쇼팽과 포레의 ‘뱃노래’, 드뷔시의 ‘아라베스크’ 등 프랑스 인상주의 음악을 들려준다. 그는 “프랑스 음악으로 꾸며진 이번 프로그램은 나의 문화적 뿌리”라고 강조했다. 그가 프랑스 음악을 이처럼 친숙하게 느끼는 이유는 어머니 덕분이다. 그의 첫 스승이기도 한 어머니 타이 티 리엔은 프랑스 음악학교에서 교육을 받았고, 자연히 그도 어릴 적부터 프랑스 음악을 접했다. “이번 공연에 제목을 붙인다면 ‘Back to my childhood(어린 시절의 회상)’가 되겠네요.”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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