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리빙 트렌드를 한눈에, 2024 밀라노 가구 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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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제62회를 맞이한 밀라노 가구 박람회는 미래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으로 충만했다. 먼저 이번 박람회는 예전처럼 클래식과 디자인 가구라는 이분법적 스타일을 중심으로 나누지 않은 것이 가장 큰 특징. 주방&욕실 특별관을 포함해 사무용 가구를 선보이는 ‘워크플레이스(Workplace) 3.0’, 가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솔루션을 제안하는 턴키 프로젝트에 적합한 ‘S. 프로젝트(S. Project)’, 35세 미만의 신진 디자이너들을 위한 ‘살로네 사텔리테(Salone Satellite)’로 운영됐다.
지난 4월 16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이번 박람회에서 사흘은 로 박람회장에서 새로운 브랜드 탐색에 집중하고, 이틀은 쇼룸과 야외 전시를 보는 데 시간을 안배했다. 밀라노 가구 박람회 기간에는 로 박람회장뿐만 아니라 밀라노 도시 전체가 한마디로 디자인 축제의 장이 된다. 리빙 제품을 판매하는 쇼룸은 물론이고 일반 백화점에서도 디스플레이가 바뀌고, 패션 분야에서도 다양한 전시 기획으로 디자인 축제를 함께 즐기는 모습이 연출된다. 유학생 시절 밀라노 페어 기간에 두오모 성당 근처 폴 스미스 쇼룸에 방문했다가 현장에서 폴 스미스를 우연히 만나기도 했을 정도(그때 찍은 사진을 싸이월드에 저장했는데, 복구가 되지 않아 다시 생각해도 참으로 속상하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한국 브랜드 제품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한국 공예 작가들의 작품과 전시도 밀라노 한복판에서 만날 수 있었다. 올해 밀라노 페어 한국인 방문객 수가 세계에서 13번째로 많았다고 하니, 디자인에 대해 높아진 한국인의 열정과 K-컬처에 대한 관심도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자리임이 분명했다.
빠르게 진행되는 가구 기능의 대중화
또한 여러 브랜드에서 아웃도어용 가구를 선보였는데, 다양한 컬러와 재료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기존보다 훨씬 넓어져 인도어용 가구와 매치하거나, 실내에서 써도 무리가 없어 보였다.
강렬한 컬러 대비와 믹스매치 소재의 향연
마감재 특징으로는 나무·대리석·금속·유리 소재와 같이 한 가지 재료보다는 믹스매치를 통해 다양한 재료를 함께 쓰는 경향이 두드러졌다는 점. 도자기같이 매끈한 질감도 유리나 판넬에서 일부 보였지만, 대부분의 부스에서는 돌을 거칠게 표면 처리해 광이 거의 없거나 유리도 오돌토돌하게 마감했다. 실루엣이 100% 선명하게 비치는 게 아니라 불투명하게, 때로는 왜곡되게 반사하는 효과로 보는 재미와 함께 어떻게 구현되는 건지 손으로 만져보고 싶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박람회의 진짜 묘미, 브랜드별 장외 전시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와 협업한 시그너처 키친 스윗 쇼룸은 방문한 날 기준으로 1시간 넘게 기다려야 신제품을 볼 수 있었다. 두오모 성당 뒤편에는 삼성전자가 크게 쓰여 있어 자세히 살펴보니 두오모 복원 공사에 메인 스폰서로 우리나라의 회사가 참여하고 있다는 내용이라 반가웠다. 그다음 날 삼성전자에서 밀라노 페어 기간에 준비한 전시를 보러 가려 했으나, 주위에서 웨이팅 맛집이라며 말린 탓에 들르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밀라노 최고 멋쟁이 할머니로 유명한 로자나 올란디 갤러리에서는 예술감독 최주연 스페이스비이 대표의 지휘 아래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최하는 <사유의 두께(Thoughts on Thickness)>라는 전시가 열렸다. 공간도 멋있고 작가들의 작품도 훌륭했지만, 커피 맛에 익숙한 유럽인들에게 한국의 차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함께 준비돼 현장 참여율이 매우 높았다는 평.
새로운 영감과 자극의 현장에서 미래를 그리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권혜리
@hyeree_kwon
대혜건축 신사업개발본부 사장. 6년간 이탈리아에서 건축&가구 디자인을 공부하고, 16년째 인테리어 전문 회사 대혜건축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이끌며 맹활약 중이다. 대혜건축은 2010년부터 삼성 래미안 설계사로 등록돼 아파트 설계에 특화된 팀이 별도로 있고, 에테르노 청담 등 고급 주거 공간에 탁월한 노하우를 가진 대표 기업. 2년 전부터 유한대학교에 출강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는 인테리어 전문가다.
에디터 : 서지아 | 글 : 권혜리(인테리어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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