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최대 리셀플랫폼 창업자 "해외VC 투자 원하면 '이것' 준비"
이달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스타트업 행사 '스시테크도쿄'엔 한국 스타트업이 다수 참가, 일본 대기업과 협력사업을 발굴하고 투자유치에 나섰다. 일본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한국의 벤처캐피탈(VC)은 물론 한국에 투자하려는 일본 투자자본이 부쩍 늘었다. 한일간 스타트업 교류가 어느 때보다 활발해졌다.
일본의 온라인 리셀 플랫폼 스니커덩크(Snkrdunk)는 이 같은 교류의 대표적 사례다. 리셀은 패션 아이템 등 각종 물품을 이용자들이 사고파는 C2C(고객간 거래)를 말한다. 마니아층이 확고한 리셀 상품값은 신제품의 정가보다 몇 배 치솟기도 한다. 미국 리셀 플랫폼 스레드업은 2025년 전세계 리셀 시장규모를 640억달러(약 75조원)로 예상했다.
이 분야 일본 1위가 네이버 크림의 자회사 소다(SODA)가 운영하는 스니커덩크다. 우치야마 유타 소다 CEO(최고경영자)는 2018년 스니커덩크를 시작해 한일 양국의 벤처캐피탈(VC)은 물론, 한국 리셀 플랫폼인 네이버 크림의 투자를 받으며 경쟁력을 키웠다.
이런 노력 끝에 일본 리셀시장 2위이던 '모노카부'를 인수하기에 이른다. 이 인수로 소다는 업계 1위로 올라섰다. 모노카부와 쿠폰 지급액을 서로 경쟁적으로 늘리는 출혈경쟁 시기도 있었다. 우치야마 대표는 "자금투입 여력도 고민이었지만 '어차피 해외진출을 할텐데 이럴 게 아니라 (두 회사가) 함께하면 어떤가' 하고 제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평소 신뢰관계를 쌓아 온 VC의 조력이 이런 경영전략을 뒷받침했다. SBVA(전 소프트뱅크벤처스)는 리셀플랫폼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소다에 시리즈B부터 투자했다. 해외진출 등 사업전략도 조언했다.
우치야마 대표는 "일본 VC의 도움만 받았을 때는 일본 사업만 생각했다"며 "한 곳이라도 해외 VC의 투자를 받고 그들과 커뮤니케이션해보면 '저 (해외) 시장도 나가볼 만하구나' 생각하게 된다. 시야가 넓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어장벽이 생각보다 높을 수 있다"며 "그 나라 언어이든 영어든 소통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문화와 관행에 대한 이해도를 사전에 높여놓는 것이 굉장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선 비전 위주로 회사를 소개한다면 해외 VC들은 보다 간결하고 확실한 숫자로 표현하는 것을 선호하더라고 덧붙였다.
크림, SBVA 등이 시리즈C 투자를 했던 2021년 스니커덩크 월간 이용자는 250만명을 기록하며 일본내 시장점유율 80%를 기록했다. 창업 5년 후인 지난해 월간이용자 500만명을 돌파, 직원도 400명을 넘었다. 거래 아이템은 운동화에서 각종 패션, 잡화 등으로 다양해졌다. 한 캐릭터카드는 우리 돈 1억원에 가까운 1050만엔에 팔려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웹디자이너의 꿈을 키운 그는 광고대행사, 스타트업, 디자인회사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러다 내 사업을 해보자는 생각에 닿았다. 아이템을 추려보니 병원 리뷰 사이트, 가전 렌탈, 스니커즈 C2C(리셀) 등 3개가 남았다. 우치야마 대표는 "원래 운동화에 흥미가 있었고, 다만 C2C를 처음부터 만드는 것은 어려우니 우선 미디어 사이트(블로그)를 만들어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지 알아보려 했다"고 말했다.
1인 창업이다보니 24시간 매달려야 했다. 취미인 낚시를 떠날 때도 노트북을 챙겨가서 글을 썼다. 사업 가능성을 확인한 그는 커뮤니티 기능을 추가했고, 2019년 8월 리셀 거래 기능을 시작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저 성공한 덕후(마니아)같지만 승부욕과 경영능력도 남달랐다. 선발업체이던 모노카부를 인수, 1위로 치고오른 게 대표적이다.
'창업자의 지분율'을 고수하기보다 투자유치에 개방적인 면도 있었다. 그는 "우선은 경쟁을 이기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분희석 등은 신경쓰지 않고 시리즈D까지 실행했다"고 말한 바 있다.
우치야마 대표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진 이른바 '덕업일치' 사례다. 창업을 꿈꾸는 한일 양국 청년들에게 주는 조언이 있는지 물었다.
"이래서 무섭고, 저런 리스크가 있으니까 어렵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저는 행여 이것을 창업해서 실패하더라도 웹디자이너로 돌아가면 되니까 일단 해보자 하는 마음이었어요. 제게는 그런 마음가짐이 중요했던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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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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