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뇌'로 가는 길목 찾는 이유는

김윤화 2024. 5. 27.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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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들이 뇌에 약물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찾는 데 힘쓰고 있다.

외부물질로부터 뇌세포를 보호하는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는 기술을 찾으면 치매, 파킨슨병과 같은 뇌신경계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국내외 제약사들이 이처럼 뇌혈관장벽을 통과하는 방법을 찾는 이유는 인구 고령화 등으로 뇌신경계 질환 치료제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아직 개발된 약물이 적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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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장벽 통과하는 연구개발 활발
파킨슨병·치매 등 신경질환 치료 기대

국내 제약사들이 뇌에 약물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찾는 데 힘쓰고 있다. 외부물질로부터 뇌세포를 보호하는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는 기술을 찾으면 치매, 파킨슨병과 같은 뇌신경계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는 최근 미국계 유전자치료제 개발기업인 라투스바이오에 투자했다. 투자금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라투스바이오는 해당 시리즈 A 펀딩에서 총 5400만달러(730억원)를 모집했다.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는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공동 출자한 벤처 투자 펀드다.

삼성이 라투스바이오에 투자한 이유는 이 회사가 뇌혈관장벽을 효과적으로 통과할 수 있는 캡시드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캡시드는 유전 물질을 보호하는 일종의 껍질로 유전자치료제가 특정 세포나 조직에 정확히 침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라투스바이오는 이 기술을 활용해 알츠하이머병부터 파킨슨병, 헌팅턴병 등의 뇌신경질환 치료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약물은 캡시드를 통해 뇌혈관장벽을 통과하면 뇌의 심부조직에 전달된다. 이후 여기에 담긴 유전자 물질이 치료 단백질을 생성하는 원리로 질병을 치료한다.

GC녹십자는 뇌에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방법으로 뇌혈관장벽을 통과하는 뇌신경계 질환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뇌실내 주사라고 불리는 이 방법은 정맥을 통해 약물을 전달하는 것보다 약물 전달 효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GC녹십자가 개발한 대표적인 약물은 헌터증후군 치료제인 '헌터라제ICV'로 지난 2021년 일본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바 있다. 헌터라제ICV는 환자에게 부족한 효소를 뇌에 직접 전달하는 원리로 질병을 치료한다. 현재 국내에서 허가를 받기 위한 임상을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

최근 GC녹십자는 이와 동일한 ICV 제형인 산필리포증후군 A형 치료제의 임상 1상 시험 승인을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받았으며 연내 임상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두 개의 항원에 동시에 결합하는 이중항체 기술로 뇌혈관장벽을 뚫고 지나갈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핵심 기술은 '그랩바디-B'로 이중항체의 한쪽 항체가 뇌혈관장벽을 통과하면 뇌심부조직에 도달한 다른 쪽 항체가 질병을 치료하는 원리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를 활용해 파킨슨병 치료 후보물질인 'ABL301'을 발굴했고 지난 2022년 다국적 제약사인 사노피에 약 1조3000억원 규모에 기술 이전했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인 로슈가 이와 같은 원리의 이중항체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트론티네맙'을 개발하고 있다. 뇌혈관장벽을 통과하는 항체와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치료 항체를 붙인 약으로 전임상에서 단일 항체 치료제보다 우수한 효과를 확인했다.

국내외 제약사들이 이처럼 뇌혈관장벽을 통과하는 방법을 찾는 이유는 인구 고령화 등으로 뇌신경계 질환 치료제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아직 개발된 약물이 적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츠에 따르면 글로벌 뇌신경계 질환 치료제 시장은 2024년 551억2000만달러(75조200억원)에서 연평균 7.1% 성장해 2029년 778억2000만달러(105조92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고대경 KDB미래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뇌를 비롯한 중추신경계 질환은 고령사회에서 발병률이 높고 환자의 삶의 질 저하가 심각하여 치료제 개발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대부분 병인이 밝혀지지 않아 신약 개발 시장의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기업에도 다양한 기회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김윤화 (kyh9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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