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로직스, 내달 송도 공장 착공... 롯데家 3세 신유열 경영능력 시험대

김은영 기자 2024. 5.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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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월 중 롯데바이오로직스 1공장 착공식 개최
父 신동빈 회장 등 참석... 신 전무 경영승계 속도

롯데그룹의 미래 먹을거리인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을 이끄는 ‘롯데가(家) 3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전무)가 국내 경영 활동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재계에선 올해 한국에서의 병역 의무가 면제된 만큼, 신 전무가 곧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국내 경영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서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6~7월 중 인천 송도 바이오 플랜트 1공장 착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착공식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함께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현재 송도 1공장 착공식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했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 /롯데지주 제공

이는 지난해 10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청과 토지 매매 계약을 체결한 지 약 9개월 만이다. 당시 회사는 2030년까지 3조원을 투자해 국내 메가 플랜트(거대 생산공장) 3개 공장을 포함한 ‘롯데 바이오 캠퍼스’ 구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공장 한 개당 12만리터(ℓ) 규모의 항체의약품 생산이 가능하도록 하고, 임상 물질 생산을 위한 소규모 배양기 및 완제의약품 시설을 추가한다. 1공장은 내년 하반기 완공, 2026년 하반기 GMP(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승인을 목표로 한다.

재계에선 송도 바이오 플랜트 1공장 준공을 계기로 신 전무의 경영 능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거란 분석이 나온다.

2020년 일본 롯데홀딩스에 부장으로 입사한 신 전무는 2022년 롯데케미칼 상무보로 선임된 후 2023년 정기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이듬해 정기 인사에선 전무로 승진하며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등으로 발탁됐다. 지난 2월에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바이오산업은 롯데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꼽고 있는 만큼, 롯데그룹 후계자로서 경영 능력을 입증하기에 알맞은 자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38세인 신 전무가 생일(3월 30일)을 기점으로 한국에서의 병역 의무가 종료된 것도 후계 승계 작업 가속화에 힘을 싣는 이유다. 재계에선 신 전무가 곧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국내 경영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서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버지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병역 의무가 사라진 41세에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이듬해에 롯데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승계에 속도를 낸 바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공장 조감도. /롯데바이오로직스 제공

재계에 따르면 신 전무는 현재 2020년부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경영 수업을 밟고 있다. 최근에는 주말에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경영권 승계의 핵심인 지분 문제 해결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 전무는 한·일 롯데 주요 회사의 지분을 거의 갖고 있지 않다. 다만,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가 지분 확보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3월 말 기준 호텔롯데 지분은 최대 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19.07%)를 제외하고 일본 L투자회사 7곳이 46.13%를 보유하고 있다. 이 투자회사의 지분 100%는 신 전무가 대표로 있는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LSI)가 갖고 있다. 호텔롯데가 상장하면 신 전무는 차익과 함께 그룹 내 지배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롯데지주의 지분 11.10%를 보유하고 있고, 롯데건설, 롯데물산, 롯데알미늄, 롯데캐피탈 등의 지분을 30% 이상 갖고 있다.

문제는 상장 시기다. 호텔롯데는 2015년 상장을 위한 주관사 선정을 완료했지만, 경영권 분쟁과 실적 부진 등으로 인해 상장 작업이 지연됐다. 호텔롯데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영업손실을 지속하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32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에 롯데지주 측은 “신 전무가 LSI의 지분을 갖고 있지 않아 상장으로 인해 차익을 보긴 어렵다”면서 “만약 호텔롯데가 상장해 구주매출 이뤄지면, 오히려 LSI는 한국에서 지배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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