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주제 파악한 임영웅, 상암도 목마르다…연기까지 도전 "더 큰 꿈 펼칠 것"(종합)

정빛 2024. 5.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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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물고기뮤직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가수 임영웅이 '히어로급' 스타디움 공연을 꾸몄다.

임영웅은 당대 인기 가수만 설 수 있다는 '꿈의 공연장' KSPO돔, 고척스카이돔을 거쳐 오면서도, 더 큰 규모의 공연장을 바라는 팬 영웅시대로부터 "주제 파악 좀 해라"는 우스갯소리를 들어 왔다. 이에 드디어 지난 25일과 26일 서울 마포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아임 히어로-더 스타디움 앙코르 콘서트'를 열고, 양일간 약 9만 명의 영웅시대와 만났다.

사진 제공=물고기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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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국내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임에도 불구하고, 영웅시대에게는 여전히 모자란 모양새였다. 이번에도 '효도 전쟁', '피켓팅'이 치러지면서, 예매 시작과 동시에 전석 매진된 바다. 특히 26일 공연에는 얄궂은 비가 주룩주룩 내렸지만, 상암에는 하늘색 옷을 입은 영웅시대로 붐볐다. 공연 시작 훨씬 전부터 전국 각지에서 온 영웅시대로 인산인해를 이룬 것. 영웅시대는 공연장 곳곳에 마련된 히어로 스테이션, 히어로 익스프레스, 히어로 갤러리 등을 즐기며 공연을 기다렸다.

이어 임영웅이 준비한 하늘색 우비를 받으며 입장한 영웅시대는 일제히 옷을 갈아입고, 상암을 하늘빛으로 채웠다. 그러면서 공연장 규모는 물론, 대형 전광판을 비롯한, 그라운드 천막, 4면을 두른 돌출무대 등으로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평소 '축구 사랑'으로 유명한 임영웅이 잔디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라운드석 대신, 대형 스크린으로 변신할 수 있는 천막을 깔았기 때문이다. 또 정중앙에는 큰 돌출 무대가 설치, 색다르면서 퀄리티 높은 연출을 맛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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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뿐만 아니라, 공연 세트리스트도 '히어로급'이었다. 마침내 시작된 공연 오프닝은 '무지개', '런던보이', '보금자리'로 이어지는 히트곡 퍼레이드로, 공연 시작 열기를 뜨겁게 달구기에 충분했다. 이 밖에도 '소나기', '사랑해요 그대를', '이제 나만 믿어요',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모래 알갱이', '우리들이 블루스', '두 오어 다이', '홈', '히어로' 등 대표곡을 불러, 영웅시대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공연 중반에는 '아버지',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로 '가정의 달'다운 무대를 선보이는가 하면, 드라마 OST로 사랑받은 '사랑은 늘 도망가'도 열창한 바다. 또 '돌아와요 부산항에', '어쩌다 마주친 그대', '아파트', '남행열차'로 이어지는 메들리는 영웅시대의 떼창이 더해져, 상암을 '대형 노래방'으로 만들기도 했다.

사진 제공=물고기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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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넓은 서울월드컵경기장 곳곳을 누비며, 영웅시대와 가까이 만나려는 임영웅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4면으로 둘러싼 돌출무대를 돌아가면서 공평하게 팬들을 찾았고, 심지어 열기구까지 타면서 2층, 3층에 있는 팬들과도 눈맞춤했다. 공연 초반 시야제한석 관객들에게 "섭섭하지 않게 해드리겠다"고 말한 약속을 그대로 지킨 것이다. 또 밴드 세션의 풍성한 사운드는 흥을 더했고, 댄서팀의 역동적인 안무는 어깨를 들썩거리게 했다. 무엇보다 댄스 가수를 방불케 하는 임영웅의 퍼포먼스와 공연장 구석구석을 찾아 가는 매너는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거센 비바람 속에도 펼쳐진 하늘빛 축제라는 점에서, 임영웅과 영웅시대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겨질 분위기다. "비가 이렇게 내리고 있는데, 춥진 않느냐. 몸에 이상이 있으면 참지 마시고 근처 진행요원에게 말해주셔야 한다"며 영웅시대를 살뜰히 챙기면서도, 정작 임영웅은 자신은 점점 굵어지는 빗줄기를 피하지 않고 즐긴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전날 '수중전'이라는 표현으로 기대를 당부했던 그는 이날 공연 초반에도 "비 오는 날을 좋아한다. 축구할 때도 수중전이 재밌다. 날씨는 저희를 막을 수 없다. 언제 이렇게 큰 공연장에서 그것도 비 오는 날 공연하겠느냐. 한층 촉촉해진 공연"이라고 말하더니, 공연 중반에도 "빗속에서 부르니 더 기분이 좋아졌다. 하늘이 저를 위해 특수효과를 준 것 같다. 부르면서 더 이입이 잘됐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사진 제공=물고기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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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도전도 언급한 바다. 신곡 '온기'를 바탕으로 강아지와 함께 연기 호흡한 VCR을 공개한 임영웅은 "배우 임영웅이다"라고 소개하면서 "재밌는 경험이었다. 앞으로도 연기를 좀 해볼까 싶다. 연기 선생님께서도 제법이라고 해서 자신감이 붙었다"라며 "이 영상은 단편 영화 '온기' 예고편이다. 각종 OTT에서 볼 수 있게끔 준비하고 있다"고 단편 영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향후 공연에 대한 기대도 마찬가지다. 임영웅은 서울월드컵경기장 대관에 대해 "여기 빌리는 데 힘들더라"면서도 "이보다 더 큰 공연장에서 한다고 해도 가득 찰지 모르겠지만, 여기까지 끝 아닌가. 과연 영웅시대의 한계는 어디까지일지 앞으로 더 큰 꿈을 펼쳐보겠다. 어디가 됐든, 여러분과 함께라면 겁나는 것이 없고, 신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1년 넘게 준비한 공연인데 두 번만 하고 끝난다는 사실이 아쉽다"라며 웃었다.

앙코르곡은 임영웅의 히트곡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사랑의 콜센타'로 큰 사랑을 받은 '서울의 달'이었다. 빗줄기 속에서도 팬들의 눈을 바라보며 노래한 임영웅은 끝까지 팬들에게 감사함을 드러냈다. "평생에 한 번 설 수 있을까 말까한 이 무대를 이틀이나 할 수 있었다"는 그는 "이 모든 게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인지는 잘 알고 있다. 기적을 향하는 영웅시대라고 말씀드리는데, 이건 기적이 아니라면 설명할 수 없다. 모두의 힘이 모여 이번 공연이 탄생한 것 같다. 이 시간을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 제공=물고기뮤직

마지막으로 "이틀간 여정을 마무리할 시간이다. 우리의 종착역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펼쳐질 영웅시대와의 또 다른 시작이라 생각한다"라며 "마지막으로 외치겠다. 여러분,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란다. 하나, 둘, 셋, 건행"을 팬들과 외쳤다.

이어진 엔딩은 '인생찬가'로 '찬란하게' 완성됐다. 이 시간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듯, 노래를 부르면서 팬들과 공연장에서 눈을 떼지 못한 임영웅은 곡 말미 "오늘 이 순간이 여러분의 기억 속에 영원히"이라고 운을 뗀 후 "찬란하라"는 가사를 영웅시대와 함께 부르며, 함성과 박수 속에서 대망의 첫 스타디움 공연을 마쳤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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