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무순위 청약, 주워? 말아?…확 달라진 '줍줍'의 세계[집이야기]

한지명 기자 2024. 5. 27.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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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줍줍=로또'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은 분양이 완료된 후 단순 변심, 부적격 사유 등의 이유로 청약 당첨 계약이 취소된 가구에 대한 청약이다.

최근 무순위 청약 시장에서도 미분양 증가로 임의공급과 다회차 모집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 강서구 '화곡 더리브 스카이',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 등은 무순위 청약을 여러 번 진행했음에도 여전히 미분양을 털어내기에 고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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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순위 청약 시장도 양극화…'옥석 가리기' 본격화
높은 시세 차익 기대에 현금 부자들 잔치라는 지적도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줍줍=로또'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은 분양이 완료된 후 단순 변심, 부적격 사유 등의 이유로 청약 당첨 계약이 취소된 가구에 대한 청약이다. 최초 분양가로 공급되기 때문에 시세 대비 저렴하고, 청약통장이나 청약 가점 등의 까다로운 조건 없이도 청약할 수 있어 수요가 높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꺾인 최근에는 줍줍에 대한 시선이 마냥 뜨겁지만은 않다. 줍줍으로 나온 가구의 분양가가 시세에 비해 아주 저렴하지 않거나, 저렴하더라도 주택 매수 심리가 꺾인 탓이다. 최근 무순위 청약 시장에서도 미분양 증가로 임의공급과 다회차 모집 단지가 늘어나고 있다.

27일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11월 이후 전국 미분양 아파트가 다시 증가하면서 최근 임의공급 방식으로 모집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임의공급 방식 비중은 2022년 3월부터 2023년까지 평균 17%에 그쳤으나, 올해 1~3월 46%까지 확대되었다. 이는 무순위 청약 시장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심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세 차익 기대감이 높은 단지로만 쏠리고 그 외 지역은 섣불리 청약하지 않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 2월에는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에서 나온 무순위 청약 3가구에 100만 명이 넘는 청약자가 몰렸다. 반면 지방은 여러 번 줍줍을 진행해도 신청자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같은 수도권이라도 입지와 가격 등에 따라 외면받는 무순위 청약이 많아지고 있다. 서울 강서구 '화곡 더리브 스카이',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 등은 무순위 청약을 여러 번 진행했음에도 여전히 미분양을 털어내기에 고전하고 있다.

관심은 시세 차익 기대감이 높은 단지로만 쏠리고 있다. 서울 강동구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 무순위 청약에는 4만 6000명 이상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2783대 1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근처 하남 신도시의 같은 평형 새 아파트보다 최소 3억 원 저렴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과천 푸르지오 라비엔오는 4년 전 분양가로 청약이 진행되었으며, 최근 실거래가는 분양가보다 훨씬 높아 최대 6억 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세종 한신더휴 리저브2는 2018년 분양가로 청약을 받았으며, 최근 실거래가는 두 배 가까이 올라 약 3억 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는 높은 시세차익 기대감으로 인해 무순위 청약에 100만 명 이상의 신청자가 몰려 약 10억 원까지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국적인 집값 상승 전망이 우세하던 몇 년 전과 달리 지금은 매매든 분양이든 청약이든 편차가 심화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줍줍' 청약은 사실상 현금 부자들의 잔치라는 지적도 있다. 높은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단지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그만큼 자금력이 뒷받침되어야 청약에 성공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무순위 청약이 원래 취지인 주거 지원을 위한 수단보다는 시세 차익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었다고 우려도 나온다. 이는 결국 부동산 시장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무순위 청약 '줍줍'은 높은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기회일 수 있지만, 철저한 시장 조사와 자금 계획이 필수적이다. 무작정 청약에 참여하기보다는 충분한 정보를 수집하고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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