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서 하나된 아홉가지 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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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물이 한줄기로 빨려드는 듯한 음악이 시작되자 11명의 무용수가 서서히 바닥에서 피어올랐다.
이 중 둥글게 말린 등허리를 발끝까지 천천히 뻗던 두 무용수가 서로의 몸을 타고 끈덕지게 맞붙기 시작했다.
다음 달 7∼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이는 '인잇'은 무용수 각자의 몸에 내재된 고유한 역사를 60분간 춤으로 풀어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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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국 출신 무용수들이 참여하는 국립현대무용단 신작 ‘인잇’의 연습 현장을 20일 찾았다. 다음 달 7∼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이는 ‘인잇’은 무용수 각자의 몸에 내재된 고유한 역사를 60분간 춤으로 풀어내는 작품이다.
공연에는 한국인 2명을 비롯해 일본, 베트남, 싱가포르 등 아시아 각국 출신의 무용수들이 출연한다. 이들은 언뜻 보면 출신지를 가늠하기 힘들 만큼 닮았지만 기본 테크닉을 구사하는 방법부터 천차만별이다. 김 단장은 “각자 몸에 내재된 속성이 신기할 만큼 같고 다르다. 비슷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무용수들의 경우 손끝, 발끝에 힘을 싣는 방법 등 미세한 동작에서 공통점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국립현대무용단이 지난해 발표한 ‘DMAU 프로젝트’의 첫 작품으로 기획됐다. 아시아 현대무용의 허브가 되는 것을 목표로 내건 프로젝트다. ‘인잇’은 초연 후 해외 공연도 염두에 두고 있다. 무대 디자인은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 아트디렉터로 참여한 유재헌이 맡아 마크 로스코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무대를 꾸민다. 간결하면서도 긴장감 높은 음악은 밴드 ‘악어들’의 유지완이 만들었다.
무용수들은 이번 공연을 통해 자신의 문화적 뿌리를 들여다보는 기회를 얻었다. 서로의 같고 다름으로부터 얻은 에너지를 관객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일본계 프랑스인 앙주 히로키는 “내 안에 상반되는 두 가지 속성이 있음을 느꼈다. 부드러우면서도 끓어오르는 느낌을 표현하고자 고민했다”고 말했다. 홍콩 출신 무용수 제이슨 옙은 “함께 밥을 먹고 연습하며 경험한 사랑과 보살핌의 에너지를 공연에 담아낼 것”이라고 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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