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군 간부 9천명 전역, 국방안보 이상 없나

경기일보 2024. 5. 2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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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군을 떠난 5년 이상 경력의 간부가 처음으로 9천명을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사단급 규모의 군 간부가 제대를 택한 것과 같다. 군 전투력의 근간인 중·상사, 대위급 이하 등 초급 간부의 유례없는 전역 사태는 국방인력 충원의 근본적인 문제가 되고 있어 이에 대한 시급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24일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역한 장교 및 준·부사관은 9천481명이라고 한다. 이는 2022년의 전역 인원 7천639명보다 무려 24.1% 늘어난 숫자다. 특히 5~10년 경력의 중기복무 간부 장교의 전역이 약 43%로 4천61명에 달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20~30대로 병사와 현장에서 호흡하며 야전 전투력을 책임지는 핵심 전력이자 고위 간부로 성장할 미래 자원이라는 점에서 군 인력수급의 심각성이 크다.

그동안 군 간부의 전역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전역 장교는 7천명대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처음으로 사단급 인원을 넘어선 것이다. 물론 드론과 같은 첨단 무기 개발로 과거와 같은 인력 중심의 국방안보 개념은 상당히 변화했으나, 이들 신무기의 운용은 결국 인력에 의해 행해지기 때문에 기본적인 필수 인력의 적정선 유지는 국방안보의 필수 조건이다.

특히 소위와 같은 초급 간부의 지원율이 점차 감소하고 있어 큰 문제다. 지난 24일 국방부에 따르면 초급 군 간부의 핵심을 점하고 있는 대학 학생군사교육단(ROTC) 임관 장교가 올해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전방부대 소대장의 약 70%가 ROTC 출신 장교에 의해 충원되고 있는데, 지난해 육군ROTC를 운영하는 전국 108개 대학 가운데 후보생이 정원에 미달한 학교는 무려 54곳이다.

최근 정부는 병사들의 월급 등 복지 혜택은 상당히 향상시켰으나, 상대적으로 초급 간부들의 대우는 개선되지 못했다. 한 예로 내년 150만원으로 오르는 병장 월급은 세금을 뗀 하사 1호봉 급여와 비슷한 수준이다. MZ세대인 중기 복무자들이 군을 떠나는 이유는 최근 2~3년 새 더 벌어진 민간 기업과의 급여차, 열악한 주거 및 근무 환경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등이다.

북한으로부터의 핵 위협 등 한반도의 긴장이 날로 고조되고 있어 국방안보를 책임질 군 전투력 향상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매년 사단 규모의 군 간부가 전역하고 있다면 이는 국방안보의 비상사태다. 정부는 초급 간부의 감소 요인을 분석해 대책을 속히 마련, 튼튼한 국방안보 태세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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