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 곳곳 걷다 보니 옛 정취·자연에 ‘흠뻑’

이규희 2024. 5. 27.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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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남쪽 끝자락인 구로구 오류동과 항동엔 호젓한 분위기 속에서 느긋하게 휴식할 수 있는 명소가 많다.

서울 '1호' 공립 수목원이자 드넓은 저수지를 품은 항동 푸른수목원, 수풀과 자갈로 고즈넉한 풍경을 빚어내는 항동철길, 옛 시장의 정취를 오감으로 만끽할 수 있는 오류버들시장 등이다.

'인생샷' 코스는 어디서나 어떤 각도로 사진을 찍더라도 잘 나오는 푸른수목원과 항동철길 등을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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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버들 나들이’ 투어 운영
10월까지… 오류·항동 명소 체험
수목원부터 시장까지 매력 다채
‘사색’ ‘힐링’ 등 연령별 맞춤 코스
전문 해설사 동행 프로그램도

서울 서남쪽 끝자락인 구로구 오류동과 항동엔 호젓한 분위기 속에서 느긋하게 휴식할 수 있는 명소가 많다. 서울 ‘1호’ 공립 수목원이자 드넓은 저수지를 품은 항동 푸른수목원, 수풀과 자갈로 고즈넉한 풍경을 빚어내는 항동철길, 옛 시장의 정취를 오감으로 만끽할 수 있는 오류버들시장 등이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구로구의 이 같은 명소들을 한번에 체험할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 ‘버들 나들이’가 이달부터 10월까지 운영된다. 버들 나들이는 시 ‘로컬브랜드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지하철 1호선 오류동역 인근 골목상권인 오류버들시장의 매력을 알리고자 기획됐다.

평일이었던 이달 20일, 항동철길 초입의 빌라 단지를 지나니 양쪽 언덕 사이에 긴 철길이 이어지는 그림 같은 장면이 펼쳐졌다. 오류동과 경기 부천시를 잇던 철도 ‘오류동선’의 일부 구간이다. 1959년 개설 후 비료 원료를 나르던 이 철도는 2016년 항동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을 기점으로 운행이 중단돼 지금은 시민 휴식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철로 중간 설치된 간이역 철길 모양 벤치에 잠시 앉아 쉴 수 있고, 침목 중간중간에 쓰인 문구를 찾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난 20일 서울 구로구 '푸른수목원'에 녹음이 우거진 모습.
철길을 따라 10분쯤 걸으니 2013년 문을 연 푸른수목원으로 통하는 진입로가 보였다. 철길 주변 넓은 논밭이 있던 곳을 수목원으로 만들었는데, 부지 규모만 20만956㎡에 달한다. 야생화, 수국, 침엽수, 활엽수, 장미 등 각기 다른 주제의 정원 20개를 갖췄다. 희귀식물을 포함, 1700여종의 나무와 화초를 구경할 수 있다.
푸른수목원 북동쪽 끝에서 ‘더불어숲길’까지 이어지는 산책로를 만났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저자 신영복 선생 타계 후 그의 정신을 기려 조성된 숲길이다. 숲길 곳곳엔 고인의 서화 작품 30여점이 설치돼 있다. 소주 상표 ‘처음처럼’을 통해 세간에 널리 알려진 그의 서체를 판각한 표지판을 따라 걷다 보면 숲길은 성공회대 캠퍼스로 이어진다.
서울 구로구 오류버들시장 전경. 지하철 1호선 오류동역 앞부터 약 800m 구간에 형성된 상권이다.
오류버들시장으로 발길을 옮기면 빌라와 아파트 단지를 둘러싸고 오랜 시간 골목상권을 지켜온 점포들이 줄지어 있다. 청과·정육 등 신선식품부터 간편한 먹거리, 잡화, 의류, 미용 등 일상 생필품과 서비스업까지 없는 게 없을 정도다. 50년 경력의 장인이 요리하는 중국음식점, 23년째 자리를 지키는 돼지고기집 등 뚝심 있는 ‘로컬 맛집’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버들 나들이는 연령대별로 4가지 여행 주제를 마련해 참가자가 직접 코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인생샷’ 코스는 어디서나 어떤 각도로 사진을 찍더라도 잘 나오는 푸른수목원과 항동철길 등을 방문한다. ‘사색’ 코스는 성공회대 구두인관을 지나 더불어숲길을 산책하는 경로다. ‘힐링’ 코스는 천왕생태터널과 구로명품올레길, 개웅산길 등 자연 속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체험’ 코스에 참여하면 푸른수목원을 거쳐 조선 중종대 조성된 류순정·류홍 부자 묘역(서울시 기념물 제22호)에서 유적 탐방을 할 수 있다. 모든 코스의 마지막 일정은 오류버들시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4개 코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자유롭게 여행하는 개별투어를 상시 즐길 수 있지만, 전문 해설사가 동행하며 장소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행투어’ 프로그램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투어 소요시간은 약 2시간으로, 회당 최대 15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시는 2022년부터 오류버들시장을 비롯해 9곳을 로컬브랜드 상권으로 선정, 서울의 대표적인 매력 상권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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