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 뚫고 온 영웅시대 `구름인파`…끝까지 `혼신의 무대` 선사한 임영웅

박상길 2024. 5. 26. 22:5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가수 임영웅.<물고기뮤직 제공>
가수 임영웅.<물고기뮤직 제공>
가수 임영웅.<물고기뮤직 제공>
가수 임영웅이 열풍선을 타고 공연하는 모습.<물고기뮤직 제공>

"이깟 날씨쯤이야 우리를 막을 수 없죠. 한층 더 촉촉해진 감성으로 즐겨주시면 됩니다."

비바람이 부는 궂은 날씨에도 26일 임영웅의 콘서트가 열리는 상암월드컵경기장은 푸른빛으로 물들었다.

임영웅은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IM HERO - THE STADIUM) 공연에서 "비를 맞으며 시원하게 공연할 수 있어 좋다"며 "제 모든 것을 갈아 넣었다 싶을 정도로 열심히 준비했다. 앞으로도 영웅시대와 함께 더 큰 꿈을 펼쳐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영웅은 이틀간의 공연으로 약 10만명의 관객과 함께했다. 영웅시대(임영웅 팬덤)는 임영웅을 상징하는 하늘색으로 옷을 맞춰 입고 열띤 호응을 보냈다.

임영웅은 공연 시작과 함께 '무지개', '런던 보이', '보금자리' 3곡을 연달아 선보였다. '런던 보이'를 부를 땐 수십 명의 댄서들이 그라운드를 가로지르는 가운데 임영웅이 중앙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올림픽 개막식을 연상케 했다.

댄서에게 마이크를 맡겨두고 '꺾기' 춤을 비롯한 안무를 직접 소화하는 그의 표정에서는 진지함이 묻어났다. 빗방울과 땀으로 얼굴을 적신 임영웅은 "개인적으로 비가 오는 날을 좋아한다"며 "축구할 때도 수중전이 재밌다. 그래서 아마 노래도 더 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임영웅은 이날 대표곡인 '이제 나만 믿어요', '사랑은 늘 도망가',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등 3시간 동안 30곡을 열창했다. '바램'과 같은 정통 트로트 곡부터 댄스곡인 '런던 보이', 발라드풍의 신곡 '온기'와 '모래 알갱이'까지 임영웅의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소나기'를 부를때는 우비를 입은 댄서들과 빗물을 튀기며 안무를 선보였는데, 궂은 날씨와 어우러져 곡의 몰입도를 한층 높였다. 라이브로 연주하는 색소폰과 피아노 선율도 비가 오는 날의 우수를 돋보이게 했다. '아버지'를 부르면서는 눈을 감고 비를 맞으며 쓸쓸한 분위기를 연출하는가 하면 '온기'에서는 비를 맞으며 홀로 의자에 앉아 진정성 있는 목소리로 울림을 건네기도 했다.

노래와 함께 단편 영화로 촬영한 '온기' 뮤직비디오 일부를 공개한 임영웅은 "앞으로 연기를 도전해보려 한다"며 "연기 선생님께 제법이라는 평가를 들어 자신감이 붙었다. 코미디, 액션, 로맨스 등 생활감 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공연에서는 관객을 배려하는 동시에 공연의 퀄리티를 높이는 섬세한 디테일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경기장 주변에 티켓 색상별로 유도선을 깔아둬 바닥만 보고도 좌석을 찾아갈 수 있게 했다. 공연장을 찾는 모든 관객에게 우비를 증정해 쾌적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게 했다.

축구장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그라운드 위에 객석을 배치하지 않고 그라운드 밖으로 돌출 무대를 설치한 점도 눈에 띄었다. 임영웅은 돌출 무대를 걸어 다니며 관객에게 손 인사를 건네기도 하고, 대형 열기구를 타고 공연장을 한 바퀴 돌며 2층 관객에게 다가가기도 했다.

임영웅은 "여러분께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데 공연장이 너무 넓은 관계로 열기구를 준비했다"며 "열기구는 정말 안전하게 만들어져 있었지만, 다리가 후들거리고 없던 고소공포증도 생기는 듯한 쉽지 않은 경험이었다"며 웃었다.

궂은 날씨를 뚫고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임영웅과 함께 특별한 소풍을 만끽했다. 비를 피해 스타디움 지붕 밑에 돗자리를 깔고 앉은 관객들은 옹기종기 모여 음식을 나눠 먹었고,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는 팬들은 콘서트를 향한 기대감에 비를 맞으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임영웅은 공연 말미 '아파트', '남행열차' 등 트로트 메들리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 뒤 '두 오어 다이'(Do or Die)에서 모든 힘을 짜낸 춤을 선보였다. 이어 앵콜곡으로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를 부르며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안겼다.

"데뷔 후 2849일이 흘러 이 스타디움에 서 있는 것은 저의 힘이 아닌 여러분들의 힘입니다. 여러분 덕분에 앞으로도 저는 안주하지 않고 더 큰 꿈을 꾸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나의 영웅시대."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