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비도 우릴 막을 수 없어"…임영웅, 수중전에도 상암벌을 하늘빛으로(종합)

정빛 2024. 5. 26.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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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물고기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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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거센 빗줄기도 '히어로'를 막을 수 없었다. 가수 임영웅이 초특급 스타디움 공연으로, 하늘빛 상암벌을 만든 것이다.

임영웅은 25일과 26일 서울 마포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아임 히어로-더 스타디움 앙코르 콘서트'를 열고, 팬 영웅시대와 만났다.

남자 솔로 가수가 약 5만명 가까이 수용 가능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단독 공연을 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임영웅의 '히어로 파워'를 다시 한 번 실감케 했다. 특히 예매 당시에도 치열한 티켓팅이 이뤄진바, 이틀동안 상암벌을 하늘빛으로 채워 놀라움을 자아냈다.

대신 그라운드에는 관객 대신, 천막이 깔렸다. 이는 경기장의 잔디 훼손을 막기 위한 임영웅의 뜻이었다. 여기에 천막은 대형 스크린으로 변신하고, 그라운드 정가운데는 돌출 무대를 설치해, 오히려 색다르면서도 퀄리티 높은 연출을 선보인 바다.

그런가 하면 야외 공연인 만큼, 26일은 비가 내려 걱정을 사기도 했다. 빗줄기에도 팬들의 발걸음은 상암으로 향했고, 임영웅은 '수중전'에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이날 공연을 찾은 팬들을 위해 하늘색 우산과 우비를 선물한 것. 전날에도 거동이 불편한 관람객을 업어 도와줬다는 진행요원의 미담이 전해졌던 만큼, 임영웅의 남다른 '팬 사랑'도 엿볼 수 있었다.

사진 제공=물고기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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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런던보이', '보금자리' 등 히트곡으로 무대를 힘차게 연 임영웅은 "비 오는 날을 좋아한다. 축구할 때도 수중전이 재밌다. 오늘 노래도 잘 될 것 같다"라며 "우비 잘 받으셨나. 외투 입고 우비를 입으시면 좋겠다. 날씨는 저희를 막을 수 없다. 언제 이렇게 큰 공연장에서 그것도 비오는 날 공연하겠느냐. 한층 촉촉해진 공연이 될 것 같다"라는 각오를 드러냈다.

예매 전쟁때문에 추가 티켓팅을 통해서 시야제한석에 앉은 팬들도 살뜰히 챙겼다. 임영웅은 "섭섭하지 않게 서비스 해드리겠다"라고도 전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대관에 대한 고충도 토로했다. 임영웅은 "여기 빌리는 데 힘들더라. 이보다 더 큰 공연장에서 한다고 해도 가득 찰지 모르겠지만, 여기까지 끝 아닌가. 과연 영웅시대의 한계는 어디까지일지 앞으로 더 큰 꿈을 펼쳐보겠다. 어디가 됐든, 여러분과 함께라면 겁나는 것이 없고, 신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웃었다.

또 "어제는 울컥해서 참느라 힘들었다. 오늘은 신나니 더 뛰어보겠다"라면서도 "1년 넘게 준비한 공연인데, 두 번만 하고 끝난다는 사실이 아쉽다. 내 모든 것을 갈아 넣었다 싶을 정도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앞으로 이어질 공연에 대해 예고했다.

사진 제공=물고기뮤직

히트곡 '소나기', '사랑해요 그대를', '이제 나만 믿어요',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사랑은 늘 도망가' 등 무대도 이어졌다. 무엇보다 열기구를 타고 곳곳에 있는 팬들과 눈맞춤해, 야외 공연다운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열기구에서 여유롭게 팬들과 인사한 임영웅은 열기구에 내려와서는 "사실 다리가 후들거린다. 없던 고소공포증이 생길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로 웃음을 샀다.

드라마 OST 가창으로도 큰 사랑을 받은 임영웅이다. 그런 만큼, 드라마 OST 섹션도 준비해 팬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무엇보다 '모래 알갱이', '우리들의 블루스' 등 드라마 OST 곡들을 부른 후, 강아지와 함께 연기 호흡한 VCR을 공개해 시선을 모은 바다. 신곡 '온기'를 바탕으로 열연을 펼친 것. 임영웅의 연기는 처음이라 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모였다.

VCR을 선보인 이후 임영웅은 "여러분, 배우 임영웅이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인사했다. 이어 "어제부터 시월이를 부르는데 여러분이 대답하더라. 어떻게 들렸기에 여러분이 대답하느냐"라며 웃었다.

촬영 당시에 대해서는 "밤새가면서 찍었다. 강아지를 데리고 출연햇다. 한 마리가 아니라 두 마리인데, 아이들이 연기를 너무 잘하더라. 예전부터 단편 영화를 찍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투어 마지막 회식 때 슬쩍 던져봤는데 이렇게까지 될 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툭 던졌다가 휴가를 갔다가, 숙소에서 시나리오를 썼다. 쭉쭉 써지더라. 감독님이 물론 내용을 다 고치기 했지만, 재밌는 경험이었다. 앞으로도 연기를 좀 해볼까 싶다. 연기 선생님께서도 제법이라고 해서 자신감이 붙었다"고도 했다.

연기하고 싶은 장르에 대해서 "코미디, 액션, 로맨스"라고 외쳤다가, 로맨스에서 팬들의 함성이 더 커졌다. 이에 임영웅은 "오 반응이 좋다. 로맨스를 해야겠다. 커플 연기를"이라고 덧붙였다.

독립영화 '온기' 본편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임영웅은 "오늘 본 이 영상은 예고편이다. 이것저것 찍다보니 30분이 넘더라. 풀버전을 어떻게 할까하다가 각종 OTT에서 볼 수 있게끔 준비하고 있다. 최대한 빨리 볼 수 있도록 준비할 테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공연 중반부에는 부모님을 떠올리는 노래로 관객의 감성을 자극했다. '아버지'에 이어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선사한 것. 특히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는 임영웅이 '미스터트롯' 경연 당시 불렀던 곡으로, 당시 많은 팬을 만들면서 '진'으로 가는 촉매가 된 바다. 또 '아버지'는 임영웅의 정규 1집 '아임 히어로' 수록곡으로, 일찍 여읜 아버지를 생각하며 부른 곡으로 유명하다. 이에 팬 영웅시대는 촉촉히 내리는 빗속에서도 숨 죽이고 두 곡들을 경청했다.

두 곡 이후 임영웅을 외치는 팬 영웅시대의 함성이 쏟아졌다. 임영웅은 "빗속에서 부르니 더 기분이 좋아졌다. 하늘이 저를 위해 특수효과를 준 것 같다. 부르면서 더 이입이 잘됐다"고 했다.

이어 "비가 이렇게 내리고 있는데, 춥진 않느냐. 몸에 이상이 있으면 참지 마시고 근처 진행요원에게 말해주셔야 한다. 첫째도 둘째도 건강이 중요하다. 그래야 다음 공연도 보러 오시지 않겠느냐. 옆분이 힘드신 것 같으면 사탕도 나눠주시고, 어깨도 좀 주물러주시고 했으면 한다"고 팬들의 건강을 걱정했다.

사진 제공=물고기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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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분위기를 전환해, 신나고 흥겨운 무대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지금부터 여기가 대형 노래방이라고 생각하시고 노래 불러 달라"고 귀띔한 임영웅은 '돌아와요 부산항에', '어쩌다 마주친 그대', '아파트', '남행열차'를 이어 열창했다. 특히 무대 4면을 돌아다니면서 팬들과 가깝게 호응했다. 팬들도 일어서서 노래를 따라부르며, 무대를 즐겼다. 무대 중 임영웅 캐릭터의 대형 인형도 등장해 눈길을 끈 바다.

무대가 끝난 후 "신난 영웅시대 소리 질러"라고 소리친 임영웅은 "우리 영웅이들(인형)도 수고했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어느덧 막바지로 향하는 콘서트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임영웅은 "야외 공연 다 좋은데 늦게까지 다 좋은데, 주변에 아파트도 있고 내일 출근하셔야 하는 분들도 있다 보니, 빨리 빨리 끝내야 한다. 그래도 우리 지켜야 한다. 얼마 안 남은 시간 최선을 다해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두 오어 다이', '홈', '히어로' 등 대표곡으로 현장의 열기를 더 뜨겁게 데웠다. 밴드 세션의 풍성한 사운드는 흥을 더했고, 댄서팀의 역동적인 안무는 관객의 어깨를 들썩거리게 했다. 무엇보다 댄스 가수를 방불케 하는 임영웅의 퍼포먼스와 무대 곳곳을 누비는 매너는 감탄을 자아냈다.

이후 암전된 와중에도 팬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힘차게 '앙코르'를 외쳤다. 환복 후 재등장한 임영웅은 거센 비를 맞으면서도 히트곡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으로 폭발적인 가창력을 뽐냈다. 곡 마지막 '왜이리 눈물이 나요'라는 부분은 반복해서 부르면서, 계속해서 팬들의 눈을 바라보기 했다. '서울의 달'을 부르면서도 공연장 4면을 돌아다니며 팬들과 소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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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는 공연 준비 과정과 실황을 담은 영화 개봉 소식을 예고하기도 했다. 해당 영화는 CGV를 통해 8월 28일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임영웅은 "다양한 모습 많이 담고 있으니 기대 많이 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임영웅은 "평생에 한 번 설 수 있을까 말까한 이 무대를 이틀이나 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게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인지는 잘 알고 있다. 기적을 향하는 영웅시대라고 말씀드리는데, 이건 기적이 아니라면 설명할 수 없다. 모두의 힘이 모여 이번 공연이 탄생한 것 같다. 이 시간을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공연을 위해 도움준 이들도 잊지 않았다. "이 공연을 위해 도움준 모든 분께 감사드리고 싶다"는 임영웅은 "158명이나 되는 안무팀, 프라우드먼, 너무 감사하다. 선생님들 덕분에 제 몸이 움직였다. 그리고 최고의 밴드 형님들도 정말 자랑스럽다"고 안무팀과 밴드를 언급했다.

진행요원도 거론했다. 특히 전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업고 자리를 안내해준 진행요원을 찾은 바다. 임영웅은 "우리 진행요원분들도 감사하다. 어제 우리 연로하신 어르신을 업고 올라가신 진행요원이 한 분 계신다. 여기 어딘가에 계실 것이다. 2층에 계시다고 들었다. 고맙다. 정말 멋진 일을 하셨다. 업고 자리를 안내해주신 선행을 펼쳐주셨다. 저분만이 아니라 모든 진행분이 친절하게 진행해주셨다. 따뜻한 박수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어 "이 무대를 만들어 주신 분들께도 제가 대표로 큰절 올리겠다"며 큰절을 해,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최근 관심사인 축구 이야기도 이어졌다. 임영웅은 "다음에 여기서 축구하는 것 어떠냐. 그런데 축구는 재미없지 않느냐. 저만 걱정하지 않으시냐. 요즘에 제가 축구하는 모습 재밌으시냐. 처음 꾼 꿈이 축구선수였다. 재능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꿈꾸고 가장 먼저 도전했었다. 가슴 한 켠에 축구선수로 꿈이 계속 남아있다. 그래서 축구를 사랑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또 "저희 팀 이름이 '리턴즈 FC'다. 거기 속해있는 선수들이 가슴팍에 태극마크를 달아보는 게 꿈이었던 사람들이었다. 우리끼리라도 재밌게 즐기면서 꿔보자고 해서,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 축구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친구들이다. 저와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제가 평소에 노래, 춤, 공연 연습할 때 큰 활력을 준다. 그 친구들을 고맙게 생각한다. 그런데 여러분이 사랑스럽게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털어놨다.

사진 제공=물고기뮤직

마지막으로 "이틀간 여정을 마무리할 시간이다. 우리의 종착역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펼쳐질 영웅시대와의 또 다른 시작이라 생각한다"라는 임영웅은 "마지막으로 외치겠다. 여러분,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란다. 하나, 둘, 셋, 건행"이라고 팬들과 함께 입을 모았다.

엔딩은 '인생찬가'로 마무리됐다. 이 시간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듯 임영웅은 노래를 부르면서 팬들과 공연장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곡 말미 "오늘 이 순간이 여러분의 기억 속에 영원히"이라고 운을 뗀 후 "찬란해"라는 가사를 부르며, 팬들의 함성과 박수 속에서 공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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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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