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한바퀴] 남극에서 온 특별한 택배‥한국 온 '운명의 날' 빙하

김민욱 2024. 5. 26.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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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기자 ▶

제 뒤로 보이는 배는 7천5백 톤급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입니다.

막 남극에서 돌아왔습니다.

아라온호에는 지금 남극에서 한국 연구진이 확보한 아주 중요한 빙하 조각들이 실려있다고 합니다.

남극에서 온 특별한 택배가 무엇이고 또, 왜 중요한지 알아보겠습니다.

◀ 리포트 ▶

아라온호의 복잡한 복도를 지나 계단을 내려가자, 깊숙한 곳에 냉동창고가 나옵니다.

검정색 보냉 상자가 수십 개 쌓여 있습니다.

"이거 무거워. 이거 무거워."

상자 하나의 무게는 20에서 30킬로그램.

[한영철/극지연구소 빙하지각연구본부 책임연구원] "전체가 한 120개 정도 되고요. 지금 한 반 정도 나왔습니다."

부두에 내려진 상자는 다시 냉동트럭에 실려 떠납니다.

목적지는 인천 송도의 극지연구소.

상자들이 다시 냉동창고 안에 차곡차곡 쌓입니다.

도대체 안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저온 실험실에서 상자를 하나 열었습니다.

직경 10센티미터, 길이 50센티미터의 얼음 조각들이 나옵니다.

극지연구소 연구원들이 남극에서 직접 시추해 캐낸 빙하입니다.

[문장일/극지연구소 빙하지각연구본부 연구원] "123번째 시추했을 때 나온 (얼음입니다.)"

빙하의 이름은 '스웨이츠 빙하'.

남극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녹고 있는 빙하로, 다 녹으면 서남극 일대 연쇄적인 빙하 붕괴가 예상돼 '운명의 날 빙하'라고도 불립니다.

조사가 시급하지만 현장 연구는 부족합니다.

[최한샘/아라온호 일등항해사] "근처에 기지도 없고 어떠한 지원받을 수 있는 시설이 없는 남극에서도 굉장히 좀 오지 지역이거든요."

지난 1월 극지연구소는 미국, 인도와 공동 연구팀을 꾸려 아라온호를 타고 스웨이츠 빙하에 접근했습니다.

시추 작업을 벌여 150미터 길이의 빙하 기둥을 캐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저명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도 크게 소개됐습니다.

[장채원/극지연구소 빙하지각연구본부 연구원] "시추하는 대륙 앞까지 가서 거기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이동을 해서 캠프를 구축을 해서…"

눈이 쌓여 압축돼 만들어지는 빙하는 매년 기후특성에 따라 층마다 색상과 두께가 다릅니다.

이번 빙하 조각에도 2백 년간의 남극 대기 기록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기후변화 양상을 연구하는데 소중한 자료입니다.

[한영철/극지연구소 빙하지각연구본부 책임연구원] "장기간에 걸쳐서 이 지역이 어떻게 바뀌어왔는지 이런 정보를 좀 아는 게 현재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걸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데…"

'운명의 날'을 막기 위해서도 중요한 이 스웨이츠 빙하 정밀 분석은 조만간 국제 공동 연구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최대환 / 영상편집: 문명배 / 영상제공: 극지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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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최대환 / 영상편집: 문명배

김민욱 기자(wook@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01911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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