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변화와 성장… 인간적 공감·배려로 ‘장애 ’ 허문다
다운증후군 켈리의 삶 그린 ‘젤리피쉬’
무용수 출신 백지윤, 당찬 여주인공 연기
장애인 배우 권리 투쟁 그린 ‘인정투쟁…’
하지성 등 초연 배우 7명 중 6명 무대위
원작 주요 독백 수어·판소리로 푼 ‘맥베스’
농인 배우 연기 소리꾼의 음악으로 전달
영국의 작은 바닷가 도시에 사는 엄마 아그네스와 딸 켈리는 15년 동안 매일 산책로를 함께 걸었을 만큼 친밀하다. 다운증후군 딸에게 “너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다”며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극진히 돌봐 온 아그네스의 사랑과 헌신 덕분이다. 하지만 어느덧 27살이 된 켈리가 비장애 남성 닐과 사랑에 빠지면서 상황이 달라진다. 아그네스는 닐을 위험인물로 여겨 둘이 사귀는 걸 반대하고 켈리에게 장애인 도미닉을 새 남자친구로 소개한다. 엄마의 편견과 간섭에 실망하고 반발한 켈리는 결국 집을 나가 버리고 닐과 아이까지 낳아 기른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과 공연제작사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이 손잡고 작품 개발 쇼케이스(시범 공연) 형식으로 올린 이번 무대에서도 다운증후군 무용수 출신인 백지윤이 발탁돼 켈리를 연기했다. 백지윤은 ‘프롬프터’(배우가 대사를 놓치거나 까먹었을 때 당황하지 않도록 무대 밖에서 대본을 읽어 주는 사람)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당차고 독립적인 켈리를 자연스레 연기했다. 직접 내한해 본 개막 공연에 만족감을 표시한 웨더릴은 다음날 언론 인터뷰에서 “장애를 가진 분들의 사랑 이야기나 장애가 있는 분들이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을 보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런 무대가) 더욱 특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젤리피쉬’엔) 장애인분들도 비장애인처럼 자유와 사랑을 원하고 존중받기를 원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배우 정수영과 김바다가 각각 아그네스와 닐 역을 맡아 열연했다. 도미닉 역은 정신장애인으로 설정된 원작과 달리 저신장 장애 배우 김범진의 몫이었는데 맛깔스러운 연기로 관객 웃음을 유발했다.
‘인정투쟁’이란 인간 주체 사이의 사회적 투쟁과 갈등을 ‘인정을 둘러싼 투쟁’으로 바라보고 상호성을 강조해 인간과 사회를 성찰하는 개념이다. 극작가 이연주가 쓰고 연출해 2019년 초연한 이 작품은 예술가로서 권리가 부정당한 장애인 배우들의 투쟁을 다루면서 한국 사회의 우울한 자화상도 상기시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초연 무대에 섰던 장애인 배우 7명 중 세상을 떠난 강희철 외에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연기상을 받은 하지성 등 6명이 다시 출연한다. 한 예술가의 여정을 통해 무대와 객석, 예술가의 권리 획득 과정을 들여다보면서 개인과 사회의 관계까지 곱씹게 한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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