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에 띵(Think)작] 가정의 달 다시 보는 영화, ‘가족의 탄생’

이민아 2024. 5. 2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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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어버이날, 며칠 전에는 부부의 날까지.

가정의달을 마무리하며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볼 영화를 추천할까 합니다.

'가족의 탄생'이라는 제목만 들으면 아주 아름답고 화목한 가족 영화일 것 같지만, 줄거리만 놓고 보면 막장 드라마에 가깝습니다.

영화 이야기를 마치며 가족의 정의를 나름 내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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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어버이날, 며칠 전에는 부부의 날까지. 가정의달 5월도 이제 끝이 보입니다.

여러분에게 5월은 바쁘지만 행복한 한 달이었나요, 가뿐하지만 허전한 한 달이었나요.

가정의달을 마무리하며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볼 영화를 추천할까 합니다.

김태용 각본·감독의 ‘가족의 탄생’(2006)입니다.

영화 ‘만추’(2010)를 연출하기도 한 그는 배우 탕웨이의 남편이기도 합니다.

비교적 젊은 세대는 이런 설명을 덧붙여야 ‘아~’하는 소리가 나올지 모르지만,

김태용 감독은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로 장편 상업 영화계에 데뷔하면서 일찍이 주목받았습니다.

‘가족의 탄생’ 역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모두 이끌어낸 작품입니다.

영화가 만들어 진지 20년 가까이 된 것을 감안하면, 김태용 감독에게는 미래를 보는 눈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지금 비(非)친족 가구(혈연·혼인 관계가 아니더라도 주거와 생계를 공유하는 가구)가 50만이 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가족의 탄생’이라는 제목만 들으면 아주 아름답고 화목한 가족 영화일 것 같지만, 줄거리만 놓고 보면 막장 드라마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우리 주변 가족의 모습과 닮아있단 생각도 듭니다.

비밀이나 복수, 암투 따위는 없고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딱 우리만큼 적당히 싸우고, 속상해하고 또, 무심하고 체념합니다.

영화 가족의 탄생의 한 장면 캡쳐

이야기는 연락이 끊겼던 남동생, 형철이 엄마뻘 되는 연상의 연인과 미라를 찾아오면서 시작됩니다.

그렇게 세 사람이 어색한 동거를 이어나가던 중 엄마를 찾아 왔다며 한 아이가 나타납니다.

아이의 정체는 간단히 연상의 연인의 딸도 아니고, 전 남편의 전 부인의 딸입니다.

복잡미묘한 관계로 얽힌 이 아이를 반갑게 맞이하는 형철의 모습에서 영화는 앞으로 전개해 나갈 이야기의 전제를 자연스럽게 내비칩니다.

‘혈연이나 결혼이 아니어도 가족이 될 수 있을까요?’

무신과 형철은 그렇다 쳐도 미라는 셋을 내쫓겠구나 싶은데,

훗날 한 식탁에서 밥을 먹는 건 형철을 뺀 세 여자입니다.

영화 가족의 탄생 스틸샷

이들을 엮는 연결고리, 형철은 사라지고 남은 이들은 말 그대로 식구(食口, 한 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가 되죠.

이처럼 식구들이 식탁에 모여 식사하는 장면은 영화에서 여러 차례 등장합니다.

영화 곳곳에 배치된 이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가족이란 무엇일까’ 싶습니다.

영화에서 그려진 가족은 ‘설혹 불편하더라도 밥을 먹어야 하는 관계’라고 한 영화평론가의 말이 통찰력 있게도 느껴집니다.

영화 가족의 탄생 스틸샷

영화는 연속해서 핏줄이나 서류상으로 엮이지 않았지만, 식구가 된 이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로 보여줍니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사랑을 찾아 떠났던 엄마와 영원한 이별을 앞두고도 화해하지 못 하지만, 결국 엄마가 밖에서 낳은 어린 동생과 가족을 이루는 선경의 이야기를,

세 번째 에피소드는 알고 보면 첫 번째, 두 번째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문제의 두 아이가 자라 연인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둘은 삐그덕거리다 결국 헤어지지만, “헤어졌어도 밥은 먹을 수 있지 않나” 하는 식의 대화에서 ‘가족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영화 가족의 탄생 스틸샷

영화 이야기를 마치며 가족의 정의를 나름 내려 봅니다. ‘끼니’를 함께하며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사이.

여러분에게 5월은 바쁘지만 행복한 한 달이었나요, 가뿐하지만 허전한 한 달이었나요.

모쪼록 끼니를 함께하는 따뜻한 사이가 늘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충청 #충북 #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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