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대선 '마초들의 나라'에 첫 女대통령 나온다

신윤재 기자(shishis111@mk.co.kr) 2024. 5. 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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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적인 '마초 문화권'으로 평가받는 멕시코에서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전망이다.

이번 대선에서 여성 후보가 당선되면 멕시코는 1824년 연방정부 수립을 규정한 헌법 제정 후 200년 만에 첫 여성 대통령이 배출되는 것이다.

2012년 멕시코 주요 야당(PAN)의 첫 여성 대선후보였던 호세피나 바스케스 모타 상원의원은 지난해 "가부장적 나라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번 선거는 멕시코 역사를 나누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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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적인 '마초 문화권'으로 평가받는 멕시코에서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전망이다. 당선이 유력한 여야 후보가 모두 여성이기 때문이다.

미국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다음달 2일(현지시간) 멕시코 대선을 앞두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집권좌파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후보(61)가 우파 야당연합의 소치틀 갈베스 후보(61)를 앞서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승리를 자신하며 막판 유세를 펼치고 있다.

여당 모레나의 창당 멤버 셰인바움 후보는 멕시코국립자치대에서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에너지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에너지 산업·기후 분야를 주로 공부한 셰인바움 후보는 2000년 멕시코시티 환경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정치권에 입문했으며, 이번 대선 출마 전까지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멕시코 수도인 멕시코시티 시장(2018∼2023년)을 지냈다. 2011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현 대통령이 모레나를 창당할 때도 함께했던 그는 지난해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2위 후보를 비교적 큰 폭으로 앞서고 있다.

40년 가까이 멕시코 정계를 주무른 제도혁명당(PRI)을 비롯해 국민행동당(PAN)과 중도좌파 성향 민주혁명당(PRD)까지 포섭한 우파 중심 '빅텐트'에서 연합 후보로 나선 갈베스 후보도 여성이다. 2018∼2023년 상원의원을 지낸 갈베스 후보는 서민, 청년, 원주민, 소외계층과의 소통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공약은 빈부 격차 해소와 경찰제도 개선을 통한 치안 안정화 등 현 정부에서 비판받는 정책에 대한 대안 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여성 후보가 당선되면 멕시코는 1824년 연방정부 수립을 규정한 헌법 제정 후 200년 만에 첫 여성 대통령이 배출되는 것이다. 남성 후보도 있지만 두 여성 후보보다 지지율에서 크게 뒤지고 있다.

멕시코는 세계적으로 '남성 중심 문화(마치스모·Machismo)'가 강한 나라로 꼽힌다. 2019년이 돼서야 개헌을 통해 헌법에 성평등적 요소를 삽입할 만큼 여성의 사회적 권리 보장이 더딘 편이었다. 브라질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로마 가톨릭 신자가 많지만, 오랫동안 여성의 가정 밖 삶을 제한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지난해 1월엔 189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대법원장이 나오기도 했다. 2012년 멕시코 주요 야당(PAN)의 첫 여성 대선후보였던 호세피나 바스케스 모타 상원의원은 지난해 "가부장적 나라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번 선거는 멕시코 역사를 나누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 1억3000만명인 멕시코에서 대통령 임기는 6년 단임이다. 멕시코 유권자들은 같은 날 상원의원 128명, 하원의원 500명과 시장·시의원 1900여 명도 함께 선출한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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