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지휘차 타고 골프연습장… 서울지역 소방서장 징계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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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용차량을 타고 골프연습장을 방문한 뒤 차량운행 일지를 허위로 기재한 서울지역 소방서장 등이 감사에 적발됐다.
하지만 감사 결과 소방서장 김모 씨는 지난해 10월 2일 1호차를 이용해 경기도에 있는 골프연습장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감사위는 해당 골프연습장이 김 씨의 퇴근 경로에 있지 않다는 점과 퇴근 후 공용차량을 개인용무에 쓰는 것도 공영차량 관리규칙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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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재난본부와 25개 소방서에는 기관장이 재난 현장 지휘에 활용하기 위한 승용차 또는 승합차를 운영하고 있다. 이른바 ‘1호차’로 불리는 이 지휘·순찰용 차량은 서울시 공용차량 관리규칙에 따라 정당한 사유 없이는 개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감사 결과 소방서장 김모 씨는 지난해 10월 2일 1호차를 이용해 경기도에 있는 골프연습장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소방서 차량운행 일지에는 추석연휴 특별경계근무기간인 지난해 9월 28∼29일 및 10월 1∼3일 김 씨가 매일 오전 2시간씩 1호차를 타고 관내 화재 취약지역을 방문한 것으로 기재돼있었다. 하지만 블랙박스 확인 결과 골프연습장 주차장을 들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씨는 “목적에 맞지 않게 관내를 벗어나 1호차를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면서도 “특별경계근무 이후 퇴근길 지인에게 받을 물건이 있어 무료 주차가 가능한 골프연습장에 10분 간 들렀을 뿐”이라고 소명했다. 그러나 감사위는 해당 골프연습장이 김 씨의 퇴근 경로에 있지 않다는 점과 퇴근 후 공용차량을 개인용무에 쓰는 것도 공영차량 관리규칙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김 씨는 서울시 감사 결과에 따라 ‘주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본부 자체 감사 결과에서 이전에도 수차례 1호차를 사적으로 이용한 정황이 확인돼 경징계에 해당하는 견책 처분을 받았다.
차량운행 일지에 ‘산불 예방활동’을 한 것으로 써놓고 1호차를 이용해 왕복 7시간 걸리는 다른 지역에 다녀오다 적발되기도 했다. 소방서장 정모 씨는 “타 기관 관계자의 모친상에 참석하기 위해 장례식장에 다녀왔다”고 소명했다. 감사위는 “주말에 긴급재난용 차량으로 원거리에 있는 장례식장에 참석한 것은 정당한 공무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개인 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병원에 다녀오는 데 1호차를 이용하다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이들은 각각 징계 조치가 아닌 ‘경고’와 ‘주의’ 처분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소방 지휘관의 공용차량 사적 유용에 대해서 더욱 엄격한 처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1호차는 화재가 발생하면 소방 펌프차나 사다리차 등과 함께 출동해야 할 때가 많은데 다른 용도로 사용하다 재난 현장 지휘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감봉, 정직 등 더 강력한 징계 처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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