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일간 800km 걸은 중년 원동력은 어디서 얻었을까 [여책저책]

장주영 매경닷컴 기자(semiangel@mk.co.kr) 2024. 5. 2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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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보면 걷기에 도전하고 걷기를 즐기는 이들이 있다.

심지어 무려 6년간 6000㎞가 넘는 길을 걸은 여성부터 33일 동안 800㎞를 걸은 중년 남성까지 다양하다.

또 '거칠부의 네팔 히말라야 오지 트레킹 전체 일정'에서는 작가가 걸었던 길을 따라 걷고픈 독자를 위해 책에 실린 트레킹 코스의 전체 일정, 소요시간, 거리, 걸음 수가 자세히 적혀 있다.

작가는 "그냥 걸었다. 매일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이 즐거웠고, 걷는 내내 행복했다"며 순례길의 의미를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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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보면 걷기에 도전하고 걷기를 즐기는 이들이 있다. 심지어 무려 6년간 6000㎞가 넘는 길을 걸은 여성부터 33일 동안 800㎞를 걸은 중년 남성까지 다양하다. 과연 이들을 걷게 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들은 걷기를 하면서 무엇을 얻었을까.

히말라야를 걷는 여자 거칠부 지음, 더숲 펴냄, 1만8000원

'히말라야를 걷는 여자'

6년간 6000㎞걸어 … 생애 5번째 히말라야 트레킹

거칠부. 작가 이름부터 특이하다. 물론 필명이다. 신라 번성기인 진흥왕 때 장군이자 재상을 지낸 거칠부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아마도 거침없이 걷는 여정에 도전하는 이미지가 장군의 그것과 맞닿아서가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저자는 서른아홉에 17년간 다녔던 직장을 그만뒀다. 이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 산으로 떠났다. 그를 가장 매혹시킨 곳은 사진 속 네팔 무스탕이었다. 그 사진 한 장 때문에 히말라야를 꿈꾸기 시작했고, 2014년부터 매년 히말라야를 찾았다.

그는 그렇게 6년간 6000㎞가 넘는 길을 걸었다. 그리고 다섯 번째 히말라야 트레킹 도전에 나섰다. 그것도 오지만을 다니는 과감한 모험을 선택했다.

안나푸르나 3패스를 거쳐 랑탕 간자 라-틸만 패스, 마칼루 몰룬 포카리, 마칼루 하이패스(3콜), 쿰부 2패스 1리, 무스탕 테리 라-사리붕 라, 안나푸르나 나문 라, 잘자라 패스-도르파탄, 하돌포 카그마라 라, 고사인 쿤드 18호수까지. 그 여정은 무려 194일, 거리는 1783㎞에 이르렀다.

이 책에는 히말라야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부록 두 가지를 마련했다. '직장인도 갈 수 있는 네팔 히말라야 오지 트레킹 코스'는 난도별로 차근차근 히말라야 오지 트레킹을 도전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 '거칠부의 네팔 히말라야 오지 트레킹 전체 일정'에서는 작가가 걸었던 길을 따라 걷고픈 독자를 위해 책에 실린 트레킹 코스의 전체 일정, 소요시간, 거리, 걸음 수가 자세히 적혀 있다.

산티아고,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33일 배정철 지음, 북랩 펴냄, 1만6000원

'산티아고,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33일'

걸을 수 있어 즐겁고 걷는 내내 행복

'책의 이끌림' '뇌가 섹시한 중년' 등을 쓴 배정철 작가가 33일 동안 매일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남긴 기록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32년간 교육자로, 작가로, 인문학 강연가로 살아온 그에게 산티아고 순례길 도보여행은 한 걸음 또 한 발자국을 뗄 때마다 한 편의 영화 같았다. 작가는 "그냥 걸었다. 매일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이 즐거웠고, 걷는 내내 행복했다"며 순례길의 의미를 되새겼다.

사실 산티아고 순례길을 버킷리스트로 꼽는 이는 의외로 많다. 그만큼 이 길이 주는 의미가 남다르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마치 길 위에 서 있는 듯한 생생한 느낌을 전하고자 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에 펼쳐진 낯설고 광활한 풍경, 따뜻하면서도 가슴 시린 사람들의 이야기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하고, 때로는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특히 프랑스 생장에서 스페인 산티아고 콤포스텔라로 이어지는 800㎞의 프랑스 길 위의 마을, 성당, 다리, 성곽, 인물 등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는 책 읽는 재미를 더한다.

작가는 "눈을 마주치며 서로를 격려하고, 같은 알베르게에서 잠을 자고,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같은 길을 걷는 동무가 있어서 하루하루 행복했다"며 "길을 걸으며 삶의 무게와 고민을 그 길 위에 내려놓으려 애쓰지 않았다. 내 삶의 고통이 무엇인지 찾고 치유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 그냥 걸었다"고 말했다. 걷는 내내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방향을 내다보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했다는 그의 여정을 좇다 보면 저자가 말한 것처럼 '그냥 행복했다'는 마음이 절로 들지 않을까.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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