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명소 말고 … 빈에서의 일상 궁금하다면 여기!

2024. 5. 2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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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의 작은 동네·주택가
Gratzel 그래첼
빈 외곽으로 발걸음 옮기니
마치 서울 성수동 온듯
소박하고 편안한 분위기 물씬
골목마다 아기자기한 소품숍
한국인 디자이너 가게도 눈길
유니크한 의류·가정용품 가득
비건 초콜릿·두툼한 슈니첼 등
나만의 '먹킷리스트' 입맛 당겨
오스트리아 내추럴 와인도 강추
오스트리아 빈의 카르멜리터피어텔 거리. 빈관광청

화려한 쇤브룬 궁전, 낭만적인 프라터 공원의 대관람차도 좋지만 이번에 떠난 빈 여행에선 발걸음을 돌려 '그래첼'로 향했다. 그래첼은 빈의 작은 동네나 주택가를 이르는 말로, 빈 명소들이 모여 있는 링슈트라세 외곽에 자리한다. 관광객 위주의 중심가에서 벗어나 소박하고 편안한 로컬 분위기를 경험하고 싶은 젊은 여행객 사이에서 떠오르고 있다. 그중에서도 빈2구의 카르멜리터피어텔은 마치 서울의 성수동에 온 듯, 작은 소품숍과 카페, 디저트 가게 등 젊은 세대를 사로잡을 감각적인 동네다.

키파와 예복을 착용한 정통 유대인. 빈관광청

사실 이곳은 유대인 생활 중심지로 학교와 종교 기관은 물론이고 코셔(유대교 식사 율법에 합당한 음식) 상점, 레스토랑, 빵집, 정육점 등에서 키파와 예복을 착용한 정통 유대인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유대인 역사의 흔적과 감각적인 가게들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동네라니. 궁금증과 기대를 한껏 안고 도착한 카르멜리터피어텔은 가이드북이나 방송에선 알려주지 않았던 새로운 빈을 경험하게 해줬다.

카르멜리터피어텔 광장 파머스 시장. 강예신 여행+ 기자

굿모닝 빈, 시장에서 즐기는 브런치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카르멜리터피어텔 광장에 신선한 과일과 채소, 식료품이 가득한 파머스 시장이 열린다. 시장 인근에는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작은 레스토랑이 많아 아침 일찍 식사를 하고 장을 보는 주민들을 만날 수 있다.

현지인처럼 브런치로 산뜻한 아침을 시작하고 싶다면 시장 바로 옆 채식주의 브런치 카페 '지머 37'을 추천한다. 두부, 치즈, 아보카도 등 건강한 재료로 만든 브런치 메뉴와 과일, 채소를 듬뿍 갈아 넣은 음료로 육류 없이도 배를 든든하게 채울 수 있다. 식사를 마치면 시장으로 나가 장을 보는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상인들의 친근한 부름에 따라가 보기도 하면서 여유로운 하루를 시작해보자.

여심 저격 소품 가게들의 향연

카르멜리터피어텔의 골목을 걷다 보면 아기자기하고 독특한 소품들과 가구, 의류 등을 판매하는 작은 소품숍이 줄줄이 나온다.

입구에 놓인 풍선개 모양의 의자로 눈길을 사로잡는 인테리어 가게 '바이톰'은 식기, 조명, 파우치 등 톡톡 튀는 디자인과 색감의 소품을 판매한다.

특히 비행기에서 보던 트레이 테이블을 인테리어로 활용하도록 종류별로 판매하고 있는 점이 이색적이다.

노란 외관이 인상적인 '분더튜트'는 작은 여성 옷가게로 따뜻한 색감의 의류 액세서리, 인테리어 소품, 간식 등을 판매한다. 마치 햇살 가득 들어오는 유럽의 한 가정집에 온 듯한 편안하고 친근한 분위기가 돋보인다.

한국인 디자이너 송명일이 운영하는 패션 라이프스타일 숍 '아틀리에 송'도 놓치지 말자. 의류부터 소품, 가정용품, 예술 작품까지 송명일의 취향을 가득 담은 유니크한 물건이 가득해 마치 패션 전시회에 온 듯하다. 평범함과는 거리가 있는 제품들과 다소 높은 가격대에도 1998년 문을 연 이래로 26년 넘게 단골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카르멜리터피어텔 먹킷리스트

초콜릿 가게 '둘체리아'의 여성 쇼콜라티에는 가게를 열기 전 팬데믹 기간 동안 유대인을 위한 코셔 방식이면서 비건인 프랄린 초콜릿을 만드는 연구를 했다. 결국 코셔 비건 초콜릿 제조에 성공해 이곳에 가게를 열었고, 올해 독일 초콜릿 대회에서 3개의 상을 거머쥐었다. 망고 칠리, 라임 패션프루트 등 독특한 맛과 디자인이 눈길을 끌며 시즌에 따른 특별 메뉴도 선보인다.

빈관광청 관계자가 꼽은 '빈에서 가장 맛있는 슈니첼'을 맛보고 싶다면 '스코픽&론'으로 향해보자. 흔히 '과일잼에 찍어 먹는 돈가스'라는 평가를 받는 오스트리아 전통 음식 슈니첼은 대개 고기와 튀김옷을 모두 아주 얇게 만든다. 하지만 이곳에서 선보이는 슈니첼은 4㎜의 비교적 굵게 자른 송아지 고기에 튀김옷을 구름처럼 부풀려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고기와 튀김옷 사이에 공기가 차 있는 듯한 독특한 식감이 매력적이다.

내추럴 와인 바 '비니페로'에선 오렌지 와인 등 다양한 오스트리아산 내추럴 와인을 경험해보면 어떨까. 마치 친구 집 거실에 있는 듯 편안한 분위기에서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시음할 수 있다.

매년 5월 말 35곳 이상의 세계 와인 제조업체들과 함께 자체 와인 페어를 진행해 소규모 내추럴 와인을 홍보한다. 이곳에서 일하는 클레어 위안은 와인 산업 내 여성 교류를 강화하고자 지난해 초 여성 와인 컬렉티브를 창립하기도 했다.

※취재 협조=빈관광청

[빈(오스트리아)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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