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처리 못 하는데…' 연일 "연금개혁 하자" 외치는 민주당, 왜

차현아 기자 2024. 5. 26. 15: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he300]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연금개혁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5.25. scchoo@newsis.com /사진=추상철


더불어민주당이 제21대 국회 임기가 끝나기 전 연금개혁안을 처리하자며 정부·여당을 연일 독촉하고 있다. 다만 연금개혁안의 경우 국회 내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를 거쳐야 하므로 다른 법안처럼 야권 단독으로 처리하기는 불가능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단독으로 처리할 수 없는 법안임에도 연금개혁을 고리로 공세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 곧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을 앞둔 '채해병 특검법'을 포함한 쟁접 법안 단독 처리 전 여당에 여론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 이밖에 국회의장 후보 경선 이후 탈당 사태에 쏠린 시선을 외부로 돌리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21대 국회 내 소득대체율, 보험료율 인상 등 모수개혁 중심의 연금개혁안을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김 의장은 다만 "이 안건은 연금특위의 고유 안건"이라며 "위원장이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고 여야 동수로 구성된 특위이므로 특위 절차를 생략하고 본회의에 연금개혁안을 올려 표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간호법 제정안, '이태원참사 특별법'(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안), '채해병 특검법'(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안) 등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상임위원회 단위에서 단독 처리했던 여러 법안들은 대부분 소관 상임위원회의 위원장이 민주당 소속 의원이라 전체회의 소집과 안건 상정 등에서 유리했던 덕분에 추진이 가능했다. 또한 민주당의 의석수가 과반 이상이다보니 일반 상임위는 대부분 야권 의원 수가 더 많아 표결 시 야권 목소리가 반영되는 경우가 상당수였다.

연금개혁안을 21대 국회에서 통과시키려면 우선 연금특위에서 여야 간 합의를 거친 뒤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에서의 표결을 각각 거쳐야 한다. 법사위원장 역시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다. 연금개혁안은 사실상 민주당만의 의지로는 강행 처리가 불가능한 안건인 셈이다.

강유정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여당에서 제시한 (연금개혁 안인) 소득대체율 44% 인상안을 양보해서 받아들이겠다고 한 것인데, 그 안을 우리가 단독 처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연금개혁은 행정부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연금 개혁을 위한 최후의 골든타임"이라며 "여당에서 제시한 소득대체율 44%를 전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국민연금의 보험료율 13% 인상안에 합의했고 이제 남은 것은 소득대체율이다. 그 차이는 44%(국민의힘)와 45%(민주당)로 단 1%포인트(P) 차이에 불과하다"며 "작은 차이로 합의가 안 되니 실질적 권한을 가진 대통령과 만나서 개혁을 매듭짓기를 바랐는데 안타깝게도 성사되지 못했다"고 했다. 지난 23일에는 연금개혁 합의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과 '원포인트' 영수회담을 할 용의가 있다고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24일 "이 대표 주장은 연금개혁 자체에 있다기보다 야당이 강행 처리하려고 해병대원 특검법, 양곡관리법, 민주유공자법 등 무더기 쟁점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명분을 쌓으려는 정략적 수단"이라고 비판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머니투데이 더300과의 통화에서 "국회의장 후보 경선 이후 예상 이상으로 많은 이들이 탈당하면서 이 대표도 당 내에서 밖으로 시선을 돌려 내분을 잠재우고 전선을 외부로 옮기려는 의도"라며 "조국 대표, 개혁신당도 찬성하는 채해병 특검법과 달리 국민연금 개혁은 협상 주체이자 원내 제1당 대표인 이 대표만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주제"라고 설명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