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eview] “패배를 교훈 삼겠다” 알론소 감독, ‘10명의 선수’로 들어올린 ‘두 번째 우승컵’

정지훈 기자 2024. 5. 2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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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IF'의 사전적인 의미는 '만약에 ~라면'이다. 은 '만약에 내가 축구 기자가 된다면'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누구나 축구 전문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수를 발행하고 있는 'No.1' 축구 전문지 '포포투'와 함께 하는 은 K리그부터 PL, 라리가 등 다양한 축구 소식을 함께 한다. 기대해주시라! [편집자주]


“패배를 교훈 삼겠다.” 사비 알론소 감독이 유로파리그 결승전 패배 직후 남긴 각오다. 그의 굳은 각오는 ‘10명의 선수’로 싸운 또 다른 결승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바이엘 레버쿠젠은 시즌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레버쿠젠은 26일 오전 3시(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베를린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결승에서 FC 카이저슬라우테른에 1-0으로 승리했다.


알론소 감독의 레버쿠젠은 시즌 첫 ‘좌절’을 맛봤다. 지난 23일 열린 아탈란타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0-3으로 완패하며, 역사적인 ‘무패 트레블’ 도전이 막을 내렸기 때문. 이번 시즌 어느 팀에게도 패배하지 않으며 ‘51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간 레버쿠젠이었기에 그 충격은 더욱 컸다.


아탈란타의 필승 전략에 무너졌다. 그들은 ‘전방 압박’과 ‘역습’으로 레버쿠젠을 무력화했다. 전방에서부터 거친 압박을 펼치며 레버쿠젠의 빌드업을 차단했다. 당황한 레버쿠젠은 상대의 강한 압박으로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었고, 역습 상황에서 연이은 실점으로 무너졌다. 레버쿠젠의 강점이었던 유기적인 빌드업과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경기 운영 능력이 발휘되지 못하며 패배했다.


그러나 알론소 감독은 패배를 ‘성장의 계기’로 삼았다. 그는 경기 이후 ‘TNT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준비한대로 상황을 잘 대처하지 못했고, 아탈란타는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그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그럴 자격이 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이어 “토요일에 또 한번의 결승이 있다. 오늘의 패배를 통해 배우겠다”고 밝혔다.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교훈 삼아 ‘더블 우승’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두 번째 결승전을 맞은 선수들은 어느 때보다 비장했다. 레버쿠젠은 경기 시작과 함께 수비라인을 높게 올리며 상대 진영에서 활발한 공격을 가져갔다.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들고 나온 카이저슬라우테른 선수들은 필사적으로 경기에 임하며 계속해서 역습을 시도했다. 그러나 아틀란타전 역습의 쓴 맛을 봤던 선수들은 안정적인 수비로 상대의 공격을 막아냈다.


레버쿠젠의 의지는 득점으로 이어졌다. 전반 16분 그라니트 자카가 혼전 상황에서 흐른 공을 강력한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연결했다. 공은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왼쪽 골문 상단을 출렁였다. 레버쿠젠의 승리를 향한 의지를 대변하는 듯 했다. 자캬의 선제골 이후, 레버쿠젠은 압도적인 점유율로 계속해서 추가 득점을 노렸다. 아틀란타전 패배에서 보인 빈틈을 완벽히 대비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졌다. 전반 43분 오딜롱 코소노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한 것. 레버쿠젠은 단 10명의 선수들로 카이저슬라우테른을 상대해야 했다. 경기장에 퍼진 홍염이 레버쿠젠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했다. 카이저슬라우테른 팬들은 후반 시작과 함께 경기장을 붉은 색 폭죽으로 물들이며 역전을 기대했다.


레버쿠젠은 내려서지 않았다. 비르츠-아들리-프림퐁으로 재구성된 공격 삼각편대는 계속해서 추가 득점을 노렸다. 10명의 선수들은 후반 내내 한 발 더 뛰는 모습을 보였고, 상대의 공격을 필사적으로 막아냈다. 결국 경기 종료 전까지 굳은 투지로 선제 득점을 지켜낸 레버쿠젠은 1-0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후, 레버쿠젠은 ‘더블 우승’을 만끽했다. 알론소 감독과 선수들은 서로를 얼싸 안으며 기뻐했고, 팬들이 있는 응원석으로 이동해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진 시상식에서는 ‘주장’ 흐라데키가 레버쿠젠의 구단명이 새겨진 포칼컵을 들어 올리며, UEL 우승 실패의 아픔을 승화시켰다.


결국 UEL 결승전 패배의 아픔이 레버쿠젠을 또 다른 ‘우승’으로 이끌었다. 레버쿠젠은 아탈란타전에서 패배했기에 약점을 확실히 진단할 수 있었고, 이번 경기에서 보완된 경기력을 보일 수 있었다. 아울러 퇴장 악재 속, 밀리지 않는 기세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승을 향한 ‘열망’이 더욱 커졌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알론소 감독은 패배를 좌절이 아닌 교훈으로 받아 들였고, 시즌 마지막 경기를 우승으로 마무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글=IF기자단 3기 박진우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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