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만나더니 훨훨 나네”…날개 돋힌듯 팔리는 ‘국민생수’ 비결은 [남돈남산]

신수현 기자(soo1@mk.co.kr) 2024. 5. 26. 09: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민 생수’ 제주삼다수 공장 가보니
‘제주삼다수’ 모델인 가수 임영웅이 삼다수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제주삼다수]
“삼다수가 임영웅님을 광고 모델로 발탁해서 삼다수가 더 좋아졌어요.”

“임영웅님이 삼다수 광고 모델이라서 생수는 삼다수만 마셔요.”

우리나라 생수 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제주삼다수’. 삼다수 온라인 구입 링크나 홍보 영상 페이지(URL)에는 이 같은 글이 남겨 있다.

삼다수를 개발·생산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삼다수 모델로 가수 임영웅을 발탁하고 올해 3월 임영웅이 출연한 광고 티저 영상을 공개하면서 삼다수가 임영웅 팬들과 생수·정수기 등 관련 업계에 화제로 떠올랐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이달 17일 유튜브에 공개한 삼다수 광고 영상 ‘수질관리 편’은 공개 일주일도 안 돼서 누적 조회 수 100만을 돌파한 후 108만(24일 기준)을 넘어설 만큼 반응이 뜨겁다.

삼다수는 1998년 출시된 후 소비자에게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에 의하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생수 시장에서 삼다수는 4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다수가 ‘국민 생수’로 자리 매김한 비결은 뭘까. 이번 ‘남돈남산’에서는 삼다수의 개발 배경, 인기 비결 등을 분석해봤다.

품질 또 품질…깐깐한 품질관리로 신뢰 받아
지난달 제주국제공항에서 차량으로 약 1시간 달려 도착한 ‘제주삼다수’ 공장.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직원들이 삼다수 출고 작업을 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남조로에 위치한 ‘제주삼다수’ 공장 외부 전경. <사진=제주삼다수>
현장에서 만난 삼다수 관계자는 “삼다수는 1초에 21병씩(500ml 기준) 생산되는데, 생산과 동시에 거의 출고될 만큼 인기가 좋다. 재고가 거의 없을 정도”라며 “생산량이 주문량을 못 맞추기 때문에 수출 물량을 더 늘리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다수는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등 일부 아시아 국가와 미국 등에 수출되고 있지만, 수출 물량은 삼다수 전체 판매량의 약 1% 수준이다.

삼다수 제조 공정을 살펴보기 위해 삼다수의 원천 물 즉 원수 탱크를 지나 공장 내부로 들어갔다. 원수인 화산 암반수를 3번에 걸쳐 걸러내고 있었다. 품질에 자신감이 있고 맛도 좋아 다른 원료를 첨가하지 않는 점이 눈에 띄었다.

삼다수 관계자는 “한라산 해발 1450m 이상에서 만들어진 후 오랜 기간(18년 이상) 자연스럽게 정화된 화산 암반수를 원수로 사용해 원수가 깨끗하고 맛도 좋다”며 “화산암층에는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기능이 탁월한 화산송이(scoria)와 클링커(clinker)가 풍부해 삼다수는 고도의 정수 처리 과정 없이 단순 여과와 자외선 살균 과정만을 거쳐 생산된다”고 강조했다.

삼다수는 외주 업체에 생수를 담는 병, 뚜껑 등을 구입하지 않고 공장에서 용기까지 직접 생산하고 있었다. 금형기계를 이용해 병을 자체적으로 대량 생산한 후 여러 기계를 통해 정밀하게 검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생산 단가를 낮추고 품질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삼다수를 담는 용기도 공장에서 직접 제조한다. 삼다수 공장에 설치된 금형기계에서 반제품 상태의 용기(프리폼)가 생산되고 있는 모습. <사진=신수현 기자>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남조로에 위치한 ‘제주삼다수’ 공장에서 생산된 삼다수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신수현 기자>
삼다수 관계자는 제주삼다수가 굳건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비결로 “꼼꼼한 품질관리시스템을 통한 최상의 품질과 우수한 원수가 주는 신뢰감”이라고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수원지를 청정구역으로 유지하고 잠재 오염원을 차단하기 위해 취수원 주변 일대 용지를 대규모(축구장 약 100개 규모) 매입했다. 수원지가 오염되지 않도록 106개의 관측망을 통해 수원지를 철저하게 지키고 있으며, 수질검사만 연간 2만번 넘게 하면서 수질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는 게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의 설명이다.

삼다수 관계자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2021년 생수 생산 기업 최초로 환경부 공인 ‘먹는물 수질검사기관’으로 지정될 만큼 수질분석시스템을 인정받았다”며 “우리나라 먹는 샘물 브랜드 중 유일하게 2021년 ‘먹는물연구소’를 마련하고 품질 관리는 물론 관련 산업도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도, 지역 발전 위해 생수 개발 사업 추진
삼다수는 어떻게 개발됐을까. 삼다수의 개발 역사는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생수를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었다. 1994년 대법원이 우리나라에서 생수 시판을 금지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결했고, 이듬해 ‘먹는물관리법’이 제정되면서 우리나라에 생수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제주도는 생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1994년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를 설립하고 삼다수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환경 영향 평가, 공장 준공 등을 한 후 1998년 3월 삼다수를 세상에 내놓았다.

삼다수에 의하면 삼다수의 지난해 누적 판매량은 95만6440t, 올해 1분기 판매량은 20만9502t에 달한다. 제주삼다수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3612억원이다.

일각에서는 삼다수의 많은 생산량 때문에 제주도의 지하수가 사라지는 게 아니냐며 우려한다. 삼다수 관계자는 “제주도의 전체 지하수 함양량은 연간 17억5800만t인데, 이 중 삼다수의 취수 허가량은 연간 165만6000t 규모로, 전체 함양량의 0.09% 정도만 취수하고 있다”며 “2년마다 제주특별법에 따라 지하수 영향평가를 실시해 지하수 취수량을 엄격히 조절하며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영웅은 따뜻하고 반듯”…제주삼다수 브랜드 이미지와 부합
삼다수는 브랜드 홍보 모델을 가수 아이유에서 임영웅으로 올해 전격 교체하면서 크게 화제가 됐다. 임영웅은 공연만 개최하면 티켓 판매 매진 행진이 이어질 만큼 인기가 많기 때문이다.

삼다수는 임영웅을 광고 모델로 발탁한 이유에 대해 “임영웅은 음악성이 뛰어난 데다 인성도 좋다고 알려져 있으며, 따뜻하고 반듯한 이미지까지 갖춰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며 “임영웅의 바르고 선한 이미지와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는 모습이 ‘믿고 마시는 물’ 제주삼다수의 브랜드 이미지와 잘 부합돼 임영웅을 모델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와 제주삼다수가 협업해 탄생한 ‘버즈 보관함(케이스)’. <사진 =제주삼다수>
삼다수는 타 브랜드와 협업 제품도 출시하면서 브랜드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백경훈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사장은 “협업 문의가 많아서 타 브랜드와 협업을 또 추진할 수 있다”며 “삼다수는 우리나라 생수 시장에서 1위라는 위상에 만족하지 않고 고객 만족 경영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더욱 공격적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수현 기자


* 유튜브 ‘팩토리5F’에서 임영웅의 ‘제주삼다수’ 제조 과정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 남돈남산은 많이 팔린 제품 등을 소개하고 많이 팔리게 된 배경, 해당 기업의 경영 전략 등을 담는 연재 코너입니다. 아래 기자페이지의 ‘+구독’을 누르시면 놓치지 않고 기사를 읽으실 수 있습니다. 자사 제품 중에 소비자에게 사랑받아 많이 팔린 제품이 있다면 제보해주셔도 좋습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