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근의 병영터치] '제트수트' 입고 작전하는 특전맨 나오나

김귀근 2024. 5. 2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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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한미 특수전부대 지휘관회의서 제트수트·스타링크 등 거론돼
특전대원들 "침투 장비 현대화 시급" 한목소리
제트 수트 입은 영국 해병대 특공대원 [영국 왕립해병대 홈피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3년 전 영국 왕립해병대는 특공대원이 '제트 수트'를 입고 비행하는 특공작전을 연출해 이목을 끌었다. 당시 제트 수트를 입은 특공대원은 해상에서 빠른 속력으로 기동하는 고속단정을 박차고 날아올라 앞서가던 군함에 올라탄 장면을 선보였다. 마치 마블 영화 '아이언맨'을 연상케 했다.

통상 해상에서 작전하는 특공대원들은 해상작전 헬기를 타고 의심 선박에 다가가 로프를 타고 내려가 제압과 강제 정선 등 차단 작전을 하는데 이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특공작전을 보여준 것. 특공대원이 입은 이 제트 수트는 최고 3천600m 상공에서 시속 128㎞로 비행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고 한다.

시현 현장을 지켜본 영국 해병대 관계자는 "해상 차단 작전을 실행하는 혁신적인 이번 시험 비행은 복잡한 도시 및 연안 환경에서도 수직 접근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특공대를 최신 기술로 강화하고 미래의 잠재적 적에 대해 경쟁 우위를 점하려는 다양한 노력의 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영국이 제트 수트를 군사용으로 채택한다면 세계 최초로 '아이언맨 특공대'가 탄생할 수 있다. 영국은 제트 수트가 군사적 차원에서 유용한지를 계속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 한미 특수전 부대 지휘관회의…제트수트·AI·스타링크 등 거론

지난 22일 처음 열린 한미 특수전 부대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도 제트 수트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는 유사시 특전대원들을 작전지역으로 신속히 투입할 수 있는 특수작전 헬기 등 기동수단뿐 아니라 대원들이 착용하고 작전하는 첨단 장비들이 시급이 확보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군 관계자가 26일 전했다.

특히 회의 과정에서 특임여단 대원들이 제트 수트로 무장한다면 북한군의 지상 레이더를 피해 임무 지역에 더욱 신속히 투입될 수 있고, 그만큼 생존 확률도 높지 않겠느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는 것.

회의에 참석한 우리 측 특수전 지휘관 및 특전대원들은 "침투 장비 현대화가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고 한다.

특수전 부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구축 중인 한국형 3축 체계(Kill Chain·KAMD·KMPR) 가운데 하나인 KMPR, 즉 대량응징보복 전력으로 꼽힌다.

육군 특수전사령부(특전사) 예하 제13특수임무여단(특임여단)은 전시 등 유사시 북한 지역 내 주요시설에 침투해 지도부 제거 및 임무 수행 체계를 와해시키는 작전을 펼치는 최정예 부대다. 일반적으로 '참수부대'로 지칭되는데 군은 이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

군 당국은 내년부터 2031년까지 3조7천억원을 들여 국외구매로 MH-47급 특수작전용 대형 기동헬기 수십 대를 확보해 노후 기종을 교체할 예정이다. 보잉의 치누크 CH-47F ER, 록히드마틴의 킹 스탈리온 CH-53K 등이 후보 기종으로 거론된다.

주한 미군 MH-47E 헬리콥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아울러 인공지능(AI) 기술을 특수작전에 신속히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전 부대가 투입될 곳의 지형이 사상자를 줄일 수 있는지, 전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지 등을 AI 기술로 사전에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AI가 6·25전쟁 상황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주요 전투 상황까지 학습한다면 작전 예상 지역에서 피해 규모를 사전에 산출해 지휘관에게 알려줄 수 있다는 구상이다.

현재 우리 방산업계의 기술을 보면 이런 구상은 조만간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군은 AI 기술을 적용해 영상 속 표적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AI TOD(열상감시장비)'를 시범 운영하고 있는데 연말까지 동부전선의 일부 GOP(일반전초) 및 해안부대에 전력화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AI 영상분석 기능을 활용해 수집된 영상정보를 분석해서 사람과 동물 등 탐지 대상을 구별하고 식별할 수 있다.

미국 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망 '스타링크'와 같은 위성통신망이 특수전 작전에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 신호나 전파 신호보다 안정성이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스타링크 네트워크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정보통신 기반이 파괴된 우크라이나에서 군사 작전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위성통신망은 작전 지역에서 통신 두절 염려가 없고 특전대원들이 휴대한 개인 단말기를 통해 위치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내 업체에서도 선박 등 모빌리티 분야에 집중해 스타링크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은 이번 회의에서 "앞으로 특수작전에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해 더욱 강하고, 치명적인 능력을 갖춘 특수전 부대 육성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밤하늘 수놓은 스타링크 위성들의 빛나는 궤적 (셜고터리안 EPA=연합뉴스) 헝가리 동북부 셜고터리안의 버려진 발전소 부지에서 20일(현지시간) 긴 노출로 여러 장의 사진을 촬영한 뒤 컴퓨터로 처리한 스타링크 위성들의 움직임이 밤하늘에 빛나는 궤적을 이루고 있다.

특수작전 지휘체계 일원화 포석인가…"합동성 강화 필요"

이번 한미 특수전 부대 주요 지휘관 회의는 국방부 장관이 처음 주관한 것도 특징이다. 신원식 국방장관은 지난 3월 특전사를 방문해 한반도 유사시 적 지도부를 제거하는 훈련을 현장 지도한 후 한미 특수전 부대 지휘관들이 한자리에 모일 기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특공연대 소대장, 수도방위사령부 대침투전장교, 15사단 수색대대장 등 특수전 작전 경험이 많은 신 장관과 역시 특수부대에서 잔뼈가 굵어진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의 '캐미'도 첫 회의 성사 토대가 됐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한미 특수전부대 주요 지휘관 회의 참석한 신원식 장관 (서울=연합뉴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2일 특수전사령부에서 개최된 '한미 특수전부대 주요 지휘관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5.22 [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러캐머라 사령관은 공정사단, 레인저 부대, 산악사단, 육군 특전사, 합동특수전사령부 등을 거치고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 등 다양한 전장을 경험한 특수작전 전문가로 꼽힌다.

미군 특수전 지휘관들은 이번 회의에서 미국의 특수전 개념과 부대 발전 방향, 주요 무기체계 등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모든 특수부대를 총괄하는 통합전투사령부인 특수작전사령부를 두고 있다. 각 군의 중구난방식 특수작전 지휘 혼선을 막고자 1987년 4월 창설했다.

군 일각에서는 신 장관이 육·해·공군, 해병대 특수전 지휘관과 합참, 미군 특수전 부대 지휘관들까지 한자리에 불러 모은 것은 미국의 특수부대를 모델로 우리 군 특수전 부대의 합동성 강화와 특수작전 지휘체계 일원화, 통합화 등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추측한다.

특수작전 지휘체계 통합 방안에 대해서는 육군은 긍정적이나 해·공군은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유사시 원활한 특수작전을 위해 각 군 특수작전부대의 합동성 강화가 꼭 필요하다"면서 "이번 회의에서도 합동성 강화 중요성이 언급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전사 장병들 연합훈련 장면 [연합뉴스 자료사진]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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