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패션업체 쉬인 한국침투 입질…"본격 진출 아직"

성혜미 2024. 5. 2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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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한국법인 설립하고 작년 8월부터 SNS 마케팅
최근 국내 패션업체들에 '입점 제안'…경쟁심화·디자인 도용 우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차민지 기자 = 자라와 H&M을 제치고 패스트 패션업계 글로벌 1위에 오른 중국 제조·유통일괄형(SPA) 패션업체 '쉬인'(SHEIN)이 한국 패션·유통시장에 서서히 침투하고 있다.

한국법인 쉬인코리아는 연합뉴스에 "아직 본격 진출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중국산 저가 의류를 취급하는 국내 패션 플랫폼과 제조·유통일괄형(SPA) 패션업체들은 "알리익스프레스·테무처럼 쉬인도 언제든 한국 시장에 돈을 쏟아부으며 진출할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중국 패스트 패션업체 '쉬인' 조용한 한국 침투 [AP 자료사진=연합뉴스]

쉬인코리아 관계자는 26일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아직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았다. (한국 본격 진출은) 필요한 시점을 보겠지만, 아직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법인에는 고정 인력은 많이 없는 상황이며 출장자가 중국으로 오가며 업무를 처리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달 중순 자체 브랜드(PB) '데이지'(DAZY) 화보를 배우 김유정이 촬영한 데 대해 "작년 10월에도 가수 현아가 데이지 화보를 촬영했다. (화보 촬영은) 전 세계에서 펼치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 봐달라"며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하면 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쉬인은 5달러 스커트와 9달러 청바지 등 저렴한 제품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 중국을 제외한 150여개국에서 패션제품을 판매한다. 작년 순이익은 20억달러(2조7천억원)로 SPA 경쟁 브랜드인 자라와 H&M을 넘어섰다.

쉬인 관계자는 "전 세계 쉬인 월간 이용자 3억명 가운데 미국과 유럽이 각각 3분의 1을 차지하고, 중남미 등 나머지 국가가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쉬인은 한국 본격 진출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으나, 최근 국내 패션 브랜드 업체들과 접촉해 "상품을 글로벌망을 통해 판매하자"며 입점을 제안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쉬인 제안을 받은 패션 업체 중에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싶어 하는 중소형 브랜드나 매출 확대를 원하는 업체들이 쉬인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패션과 유통업계는 쉬인의 한국 본격 진출은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스파오·탑텐 등 국내 SPA 브랜드와 무신사·에이블리·지그재그·W컨셉 등 패션 플랫폼은 쉬인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들도 패션 부문에서 상당수 중국산을 판매하고 있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쉬인 제품은 직접 구매(직구) 방식으로 들어오는데, 중국에서 한국으로 일반 무료배송은 11∼13일 이내, 택배는 5∼8일 이내에 각각 도착한다.

이미 한국에선 지난 2020년 8월께부터 쉬인 이용자가 생기기 시작했다. 쉬인은 2022년 12월 한국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작년 8월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도 하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쉬인의 월간 한국 이용자 수는 2021년 1월 8만3천여명에서 작년 7월 47만8천여명, 지난 달 83만3천여명으로 늘어났다.

지난 달 이용자 수는 3년여 만에 10배로 늘어났고, 작년 8월 SNS 마케팅을 시작한 이후로 74% 정도 증가했다.

다만 작년 7월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테무의 월간 한국 이용자 수가 8개월 만인 지난 3월 800만명을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쉬인 이용자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쉬인 PB 라인 '데이지'의 김유정 화보 [쉬인코리아 인스타그램.재판매 및 DB금지]

패션업체들은 쉬인이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일수록 국내 디자인 도용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쉬인은 디자인 도용과 봉제공장 노동자 혹사 문제로 꾸준히 비판받아왔다.

이미 패션업계는 알리·테무·쉬인 등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디자인 도용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공동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디스이즈네버댓 등 40여개 한국 중소 패션브랜드와 무신사는 최근 '브랜드지식재산권보호협회'를 가동했다.

패션산업협회는 다음 달 4일 패션IP(지식재산)센터를 열 계획이다.

noanoa@yna.co.kr, cha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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