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포스코·현대제철 '그린 철강' 앞당긴다… 불황에도 투자↑

김동욱 기자 2024. 5. 26.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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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지는 무역장벽… K-철강은 속수무책] ③저탄소 생산체제 구축… 탄소중립 '정조준'
[편집자주] 국내 철강업계가 거센 외풍에 흔들리고 있다. 미국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겠다며 중국산 철강 관세를 3배 이상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유럽연합(EU)은 탄소 배출을 명분으로 무역장벽을 세우고 있다. 한국 철강사들은 글로벌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불황에도 저탄도 생산체제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친환경 투자 속도를 높인다. 사진은 지난 2월 진행된 포스코 광양제철소 전기로 착공식. /사진=포스코 제공
국내 철강업체들이 친환경 투자를 늘리고 있다.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가 확산하면서 철강산업에 대한 친환경 요구가 거세진 영향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전기로 확대, 수소환원제철 추진 등 저탄소 생산체제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의 친환경 '투트랙' 전략… 하이렉스·전기로 주목


포스코는 2020년 아시아 철강사 최초로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뒤 친환경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그룹 전체 투자 예산(10조8000억원)의 41.7%인 4조5000억원을 철강 부문에 투입해 저탄소 생산설비 구축 등에 나서기로 했다. 자사 고유의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HyREX) 상용화와 전기로 확대를 바탕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게 핵심이다. 기술개발에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 하이렉스는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되고 전기로가 그사이 공백을 메워주는 역할을 맡는다.

수소환원제철은 쇳물 생산 과정에서 수소를 활용하는 기술이다. 철광석에서 철(Fe)만 남길 때 이산화탄소 대신 물이 배출돼 친환경적이다. 아직 기술개발이 완료되지는 않았으나 포스코 기술력이 타사 대비 앞선다는 평가다. 지난 1월 수소환원제철 개발센터를 개소한 포스코는 오는 2027년까지 연산 30만톤 규모의 하이렉스 시험설비를 준공하고 기술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앞서 2030년까지 하이렉스 상용 기술개발을 마친 뒤 2050년까지 기존 고로 설비를 단계적으로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하이렉스 기술개발이 완료되기 전에는 전기로를 활용한다. 전기로는 화석연료 대신 전기를 활용하기 때문에 탄소 배출량이 적다. 포스코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광양제철소에 연산 250만톤 규모 전기로를 건설하고 있다. 투자금은 6000억원에 달한다. 전기로가 가동하면 고로 대비 연간 최대 350만톤의 탄소 감축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전기로와 고로에서 각각 생산된 쇳물을 혼합하는 합탕 기술을 적용, 기존 전기로 방식에서 제한됐던 고급강 생산도 가능할 것이란 게 회사 설명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도 탄소 감축에 관심이 높다. 회장 취임 후 첫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통해 그룹 차원의 탄소중립 전략 실행력을 강화했다. 지주사 철강팀과 수소사업팀, 포스코 탄소중립전략실이 나눠 수행하고 있던 탄소중립 업무 주요 기능을 지주사 전략기획총괄 산하 탄소중립팀이 통합 관리하게 했다. 장 회장은 포스코 여성 공채 1기이자 광양제철소 2제강공장장 등을 역임한 김희 탄소중립전략실장을 탄소중립전략담당으로 임명해 팀에 힘을 실어줬다.


전기로 역량 활용… 현대제철, '하이큐브'로 탄소 감축


현대제철 인천공장 전기로. /사진=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은 철강 본원의 경쟁력과 탄소중립을 실천할 수 있는 분야에 우선 투자하기로 했다. 탄소중립 로드맵에 맞춰 2030년까지 전기로 신설 투자와 저탄소 원료 확대 등으로 저탄소 제품 공급을 늘린다. 자체 브랜드 하이에코스틸(HyECOsteel)을 필두로 저탄소 제품 경쟁력을 홍보하는 등 마케팅에도 힘을 쓴다. 탄소중립은 전기로 기술 고도화, 수소환원제철 기술 적용 확대,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 등이 가능한 오는 2050년 실현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단기 목표 실현을 위해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고로 제품 품질을 유지하면서 단계적으로 저탄소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저탄소 제품 공급계획은 ▲2050년 180만톤 ▲2027년 400만톤 ▲2030년 500만톤 등으로 예정됐다. 현대제철이 70여년 동안 전기로를 활용해 철강을 생산해온 점을 고려했을 때 다른 업체들보다 저탄소 제품 생산체제 전환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탄소중립 전략의 핵심은 '하이큐브'다. 하이큐브는 현대제철만의 수소 기반 공정 융합형 철강 생산체제를 의미한다. 쇳물 생산에 더해 불순물을 제거하고 성분을 추가하는 기능까지 갖췄으며 최고급 판재를 생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대제철은 스크랩과 용선(고로에서 생산된 저탄소 쇳물), 수소환원 직접환원철 등을 혼합해 사용하는 하이큐브를 통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와의 소통 시간에서 "미래를 위한 투자에 인색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철강산업이 탄소중립 시대로 가는 곳에 투자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탄소중립을 선도해나가는 것이 주주 기대에 충족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철강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외에 대규모 비철소재 사업 확대는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도 했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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