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역전승 창단 첫 4강…감독은 야구장에 남았다, 우승후보 잡으러

신원철 기자 2024. 5. 26.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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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컨벤션고등학교 유영원 감독. ⓒ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목동, 신원철 기자] 서울컨벤션고가 제78회 황금사자기에서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로 창단 후 첫 전국대회 4강에 진출했다. 0-5로 끌려가며 콜드게임 패배를 걱정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결과는 대역전승. 지난해 황금사자기 우승팀 부산고를 상대로 또 한번 '역전의 명수'를 자처했다.

서울컨벤션고등학교는 2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24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8강전에서 부산고등학교에 7-5 역전승을 거뒀다. 전국대회 4강 진출은 이번이 처음. 2020년 창단 후 최고의 성적을 이번 대회에서 올렸다. 창단 첫 해 16강, 2년차 8강 진출에 이어 올해 4강까지 황금사자기에서 선전이 계속되고 있다.

여러모로 기적 같은 결과다. 서울컨벤션고는 창단 역사가 짧을 뿐만 아니라 훈련 여건도 다른 팀들에 비하면 열악한 형편이다. 학교에 야구장이 없어 경기도까지 '원정 훈련'을 가야 하는 처지. 그나마도 실외 훈련 시설 뿐이라 비라도 오면 실내 훈련장이 마련된 곳에 양해를 구해서 운동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한마음으로 매일 최선을 다해 4강이라는 결실을 이뤄냈다. 유영원 감독은 "훈련을 충실히 했다. 우리는 단합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팀이다. 지금 실력이 7, 8이라면 10까지 가기 위해 나머지를 채우는 방법은 단합 하나다. 그래서 팀 플레이를 중점적으로 준비했고 그 결실이 나온 것 같다"고 얘기했다.

또 "유승현 이사께서 야구부를 많이 아껴주신다. 학교 안에서도 사실 우리의 존재를 잘 모르는 분들이 있는데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며 학교의 지원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서울컨벤션고는 16강전에서 경기고를 2-1로 꺾었지만 이 과정에서 선발 신진규가 투구 수 제한에 걸려 8강전에 등판할 수 없게 됐다. 8강 선발 중책을 맡은 투수는 '시속 150㎞' 유망주 투수 이도우. 이번 대회 6⅔이닝 비자책 1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믿음직한 투수였다. 그런데 이도우가 2회까지 5실점(4자책점)하면서 초반부터 위기에 처했다. 대신 2학년 투수들이 힘을 냈다. 박시우(1⅓이닝)와 김기범(4⅔이닝)이 6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 유영원 감독이 지도하는 서울 컨벤션고등학교가 2020년 창단 후 최고 성적인 전국대회 4강에 진출했다. 8강 상대는 디펜딩챔피언이자 2년 연속 전국대회 우승 경력이 있는 부산고였다. ⓒ 신원철 기자
▲ 서울컨벤션고등학교 2학년 투수 김기범. ⓒ 신원철 기자

외야수로 뛰다 올해부터 투수로 포지션을 바꾼 박시우가 자신이 맡은 투구 수 안에서 최선의 결과를 냈다. 박시우는 4회 시작부터 5회 1사 만루까지 1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5회 위기는 이날의 영웅 김기범이 극복했다. 김기범은 직구 구속이 120㎞ 초반에 그치는 언더핸드 투수. 대신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업슛' 형태의 커브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삼진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김기범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4⅔이닝 동안 74구를 던지면서 무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유영원 감독은 4강 진출에 그치지 않고 준결승전 역시 승리를 목표로 하겠다는 각오다. 선수들이 모두 귀가한 뒤에도 유영원 감독은 김주형 코치(전 KIA)와 경기장에 남아 덕수고와 광주제일고의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는 덕수고의 7-3 승리로 끝났다. 덕수고는 지난달 신세계이마트배 우승팀이자 올해 고교야구 최강팀으로 꼽힌다. 서울컨벤션고와 덕수고의 준결승전은 26일 오후 목동야구장에서 열린다. SPOTV가 생중계한다.

한편 부산고는 이번 경기에서 김정엽이 투구 수 제한으로 휴식한 가운데 '고교 올스타' 투수 천겸까지 등판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는 변수를 맞이했다. 천겸을 무리하게 기용하지 않으려다 보니 투수 기용 폭이 좁아질 수 밖에 없었다. 2학년 투수 박준건이 4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면서 5-0 리드를 지켰지만 중반 이후 추가점 기회를 놓치고, 5회부터 야금야금 추격당한 끝에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황금사자기 우승에 도전했으나 8강에서 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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