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과 다른 판정' SSG, KBO에 공문 발송... 이숭용 감독은 왜 퇴장 각오하고 더그아웃 박차고 나왔나

인천=김동윤 기자 2024. 5. 26.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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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인천=김동윤 기자]
SSG 이숭용 감독(맨 왼쪽)이 25일 인천 한화전 6회초 1사 1루에서 심판진에게 어필하고 있다.
SSG 랜더스가 경기 도중 나온 심판 판정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공식적으로 설명을 요구했다.

SSG는 2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한화 이글스에 2-4로 패했다. 이로써 SSG는 6연패에 빠지며 25승 1무 26패로 5할 승률이 무너졌다.

이날 SSG 이숭용(53) 감독은 경기 끝까지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6회 초 비디오 판독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다가 자동 퇴장을 당했기 때문. 이숭용 감독이 퇴장을 각오하고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온 상황은 이러했다. 양 팀이 1-1로 맞선 6회 초 1사 1루에서 한화 채은성이 오른쪽 외야를 향해 타구를 보냈다. SSG 우익수 하재훈은 슬라이딩 캐치로 채은성의 타구를 잡았고 최초 판정은 아웃으로 나왔다. 하지만 한화의 비디오 판독 요청에 결과가 달라졌다. 원바운드된 공을 하재훈이 잡은 것으로 판단했고 채은성의 우전 안타로 판정이 번복된 것. 심판진은 1사 1, 2루로 주자를 재배치하고 경기를 재개하려 했다.

여기서 이숭용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다. SSG 구단의 설명에 따르면 이숭용 감독이 주장한 건 1루 주자 안치홍의 아웃 여부에 대한 어필이었다. 당시 하재훈이 슬라이딩 캐치를 할 당시 안치홍은 잠시 멈칫하더니 1루로 귀루했다. 하재훈은 앉은 상태로 2루로 던져 유격수 박성한에게 공을 전달했고, 박성한은 2루 베이스를 밟는 등 심판 판정 결과에 상관없이 끝까지 플레이를 진행했다. 따라서 1사 1, 2루가 아닌 2사 1루로 주자가 재배치돼야 한다는 것이 SSG의 주장이었다.

이후 후속 두 타자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지만, SSG는 경기 후 KBO에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기로 했다. SSG는 "한화 1루 주자 안치홍은 심판의 아웃 판정과 상관없이 1루로 귀루하려 했고, 우리 수비수들은 혹시 모를 판정 번복 상황을 대비해 끝까지 플레이를 진행해 박성한이 2루 베이스를 밟았다. 그런데도 아웃 판정 대신 주자 1, 2루로 재배치한 상황에 관해 설명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SSG 하재훈이 25일 인천 한화전 6회초 1사 1루에서 채은성의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하고 있다.
SSG 한유섬(맨 왼쪽)이 지난해 9월 21일 인천 LG전 8회말 1사 만루서 우효동(가운데) 1루심의 판정을 바라보고 있다.

SSG가 이렇듯 강경하게 나온 건 지난해 비슷한 상황에서 정반대의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21일 인천 LG전에서 SSG는 이른바 유령 태그 논란을 겪었다. 당시 LG가 2-0으로 앞선 8회 초 1사 만루에서 백승현의 4구째를 친 박성한의 타구가 LG 1루수 김민성의 글러브 옆을 지나 1루심 우효동 심판의 몸에 맞았다.

1루 주자 한유섬은 2루로 향하려다 우효동 심판의 첫 판정을 기다렸고, 우효동 심판이 두 팔을 벌려 볼 데드를 선언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한유섬은 다시 1루를 찍었고 타자 주자 박성한도 1루에 도달하면서 주자가 겹쳤다.

이때 박성한의 타구는 4심 합의 끝에 페어가 선언됐고 LG 벤치는 파울/페어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약 11분의 판독 끝에 심판진은 박성한의 타구를 페어로 선언한 원심을 유지했는데 1루 주자 한유섬의 태그 아웃을 선언한 것이 논란이 됐다. 한유섬은 누구에게도 태그를 당한 적이 없음에도 '태그 아웃' 판정을 받은 것. 당시 KBO는 "박성한의 타구가 1루수 글러브를 스치고 지나가 페어 선언, 이후 심판을 맞으면서 인플레이 상황이었다. 비디오 판독센터에서는 공이 심판을 맞고 플레이가 멈췄지만, 설사 심판이 바로 페어 선언을 했더라도 한유섬이 2루로 가지 못했을 거라 판단해 아웃 처리했다"고 설명해 혼란을 가중했다.

있지도 않았던 플레이를 가정한 것은 1년 전과 다를 게 없는데 결과는 상반되니 SSG로서는 이해가 안 될 법했다. SSG는 "2023년 LG전 당시 심판진은 타구가 심판을 맞아 페어가 됐더라도 1루 주자 한유섬이 아웃됐을 것으로 판단해 1사 만루 상황을 2사 1, 3루로 변경했다. 이번 상황도 1루 주자 안치홍이 2루까지 진루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되지 않았는지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한화도 심판의 제스처를 보고 이후 플레이를 이어간 만큼 할 말은 있었다. 경기 후 만난 안치홍은 '채은성의 타구를 처음에 아웃이라고 판단했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다. 나도 (상황이) 애매해서 바로 심판을 쳐다봤다. 그랬는데 1루심이 아웃을 선언해서 귀루했다. 내가 먼저 아웃이라고 판단한 것이 아니다"며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하재훈이) 그 자세에서 던지기 쉬운 건 아니었다. 나도 심판이 페어를 선언했다면 바로 2루로 뛰었을 것이다. 플레이가 지체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SSG 이숭용 감독(오른쪽서 다섯 번째)이 25일 인천 한화전 6회초 1사 1루에서 심판진에게 항의한 후 규정에 따라 더그아웃을 떠나고 있다.

인천=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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