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선장’되고 어른들은 ‘바다 멍’… 개관 앞둔 인천 해양박물관 가보니
북극해·남극해 아우르는 얼음큐브모형 ‘볼풀장’도 들어서
선사시대부터 미래까지 해운 역사도 한 공간에 담아
통일신라·고려시대 화물선도 실제 크기대로 재현
꼭대기 층에는 오션뷰 카페 들어서 ‘바다 멍’ 가능
“이곳에서 아이들은 선장이 되어 놀고, 어른들은 바다를 보며 쉴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누구나 찾기 좋은 해양 박물관로 만들어야죠.” (이형기 국립인천해양박물관 설립추진단 학예연구관)
지난 22일 인천 중구 북성동에 있는 월미도에 들어서자 파도 모양을 따 부드러운 곡선 형태로 만들어진 인천 국립해양박물관이 눈에 들어왔다. 올해 12월 개관을 앞둔 이곳은 해양수산부가 공들여 만들고 있는 ‘수도권 최초 해양박물관’이다. 해양·해운물류 역사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종합 콘텐츠를 갖춘 박물관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국유지·시유지였던 월미도 앞 매립지에 4층으로 만들어진 해양 박물관 1층에 들어서자 알록달록한 색깔로 꾸며진 ‘어린이박물관’이 눈에 띄었다. 마치 키즈카페나 놀이공원을 연상케 했다. 이곳에는 아이들이 직접 선장, 항해사가 되어볼 수 있는 참여형 콘텐츠들이 준비되고 있었다. 예컨대 아이들이 배에 필요한 안전도구 맞추기 퀴즈를 완성하면 선장·선원 캐릭터 얼굴에 본인의 얼굴을 맞춰 찍은 사진을 전송받을 수 있었다.
어린이들이 가상으로 항해를 앞둔 선장이 되어 다양한 바다의 특징을 맞추는 게임도 있었다. 북극해 화면에 북극곰 캐릭터를 가져다 대니 ‘북극은 가장 작고 얕은 바다로 가스와 석유가 많아. 주로 북극곰과 북극여우가 살지.’라는 설명이 나왔다. 한편에는 남극해와 북극해를 나누어 특징을 알 수 있는 ‘볼풀장’ 형태의 놀이 공간도 있었다. 열대 바다 공간은 해초와 물고기 등이 그려진 스티커와 등으로 아이들이 바다의 특징을 알기 쉽게 구성할 예정이라고 박물관 관계자는 설명했다.
단순히 ‘재미’ 요소만을 강조한 것이 아니다. 박물관이니만큼 해양·해운 물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 공간도 제대로 갖추었다. ‘교류의 바다, 연결의 시작’이라는 전시주제를 가진 이곳은 한반도에서 바다를 이용해 교류한 역사부터 현재의 해운물류의 발전까지 보여주는 상설 전시 영역으로 구성된다.
2층 해양교류사실에 들어서자 과거 선사시대로 일종의 ‘시간여행’을 하는 영상이 상영되고 있었다. 현대화된 선박부터 선사시대 통나무배까지 역순으로 잘 구현해놨다. 이 곳에는 신석기 시대 만들어진 통나무배로 추측되는 ‘창녕 비봉리 통나무배’도 실제 크기 그대로 구현해 전시할 예정이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 그려진 선사시대 물고기 등 채집 모습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보여주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최초의 화물선으로 꼽히는 통일신라시대 ‘영흥도선’도 실제 크기 그대로 복제해 전시할 예정이며, 선상에서 장기를 두고 밥을 먹었던 고려시대 화물선 ‘대부도선’도 현실감 있게 보여줄 예정이다. 선원들이 배에서 움막을 덮고 의식주를 해결했던 모습을 배 내부와 함께 보여줄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일제강점기 미곡(쌀) 및 수산물 수탈 등 경제·사회·문화적 피탈의 현장과 6.25 전쟁 이후 항만시설을 재건한 과정 등도 차례대로 보여준다.
박물관이 들어선 인천이 ‘항만의 도시’로 유명한 만큼 3층에서는 인천항만의 24시간을 타임랩스(움직임을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하여 주도록 시간을 압축하여 표현하는 영상기법)로 보여준다. 집과 직장, 마트 등에 항만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도 볼 수 있다. 화면에 떠 있는 바나나 사진을 누르면 아무나 즐길 수 없던 과일이 어떻게 대량으로 수송되는지 등을 보여준다.
이 박물관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탁 트인 ‘오션뷰’ 카페다. 2017년 예비타당성조사 때부터 박물관 건립 작업을 함께한 이 연구관은 “해양·해운항만 역사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주 찾고 싶은 박물관으로 만들기 위해 꼭대기 층에 편하게 쉴 수 있는 오션뷰 카페도 만들었다”며 “대형기획전과 소규모 테마전시를 토대로 새로운 전시를 국민께 선보이고, 언제든 편하게 와서 바다를 보며 ‘멍때리며 쉬는 공간’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많은 이들이 해양박물관을 즐길 수 있도록 한국어 해설 연구 요원뿐만 아니라 영어·중국어·일본어 해설 요원을 배치하고, 해양박물관 최초로 ‘수어 해설 요원’도 배치한다. 입장료는 무료로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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