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왕과 맞바꾼 고우석, MIA 콜업 언제쯤?…'151㎞+ERA 3.38' 가치 입증 아직일까

김민경 기자 2024. 5. 2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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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이어 가고 있는 고우석. ⓒ연합뉴스/AP통신
▲ 고우석은 트리플A에서 메이저리그 승격을 위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고우석(26)은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계속 이어 가고 있다. 빅리그 콜업을 한번도 받지 못한 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 이적되는 아픔을 겪긴 했지만,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꾸준히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는 과정에 있다.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트리플A 잭슨빌 점보쉬림프 소속인 고우석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로렌스빌 쿨레이필드에서 열린 그윈넷 스트리퍼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산하 트리플A)와 경기 1-1로 맞선 4회말 2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무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잭슨빌의 8-3 승리의 발판을 둔 호투였고, 고우석의 미국 데뷔 첫 승이었다.

고우석은 2이닝 동안 27구를 던졌는데, 직구(16개)에 커터(9개), 슬라이더(2개)를 섞어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93.9마일(약 151㎞), 평균 구속은 92.6마일(149㎞)을 기록했고, 커터의 평균 구속은 89.4마일(144㎞)로 형성됐다.

다만 잭슨빌은 고우석의 투구 결과에 그리 주목하지 않았다. 잭슨빌 구단이 작성한 팀 뉴스는 이날 경기 내용을 다루면서 고우석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5회 대거 6점을 뽑은 타선의 활약상만 조명했을 뿐이다.

고우석은 4회말 선두타자 알레호 로페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가볍게 처리했다. 다음 타자 스카이볼트와 승부할 때 낮게 던지려 했던 직구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면서 볼넷을 허용했지만, 다음 타자 앤드류 벨라스케스를 2루수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아웃카운트 3개를 깔끔히 처리했다.

그러자 5회초 타선이 대거 6점을 뽑으면서 고우석에게 승리투수 요건을 안겼다. 무사 1, 3루 기회에서 재비어 에드워즈가 우전 적시타를 때려 2-1 리드를 안겼고, 빅터 메사 주니어가 연달아 적시타를 치면서 3-1로 도망갔다.

계속된 무사 만루 기회에서는 트리스탄 그레이가 중전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면서 5-1이 됐다. 불 붙은 점보쉬림프의 방망이는 멈출 줄 몰랐다. 반복된 무사 만루 기회에서 트로이 존스턴이 2루수 땅볼로 물러날 때 타점을 올려 6-1로 거리를 벌렸고, 1사 2, 3루에서는 재비어 사노하가 우전 적시타를 때려 7-1로 달아났다.

▲ ‘디 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이자 메이저리그 대표 소식통인 켄 로젠탈 또한 7일 자신의 칼럼에서 이번 트레이드를 분석하며 “마이애미는 아직 메이저리그에 나오지 않은 한국인 FA 고우석을 살리기(salvage)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고우석도 이번 트레이드의 한 축임을 강조했다. ⓒ연합뉴스
▲ 고우석 ⓒ곽혜미 기자

고우석은 5회말에도 등판해 투구를 이어 갔다. 깔끔하게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선두타자 JP 마르티네스를 1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션 머피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이어 엘리 화이트까지 2루수 땅볼로 잡으면서 임무를 마쳤다.

고우석은 지난해 LG 트윈스의 마무리투수로 통합 우승을 이끈 뒤 돌연 미국 진출을 선언했다. LG 구단은 고심 끝에 고우석이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것을 허락했고, 고우석은 샌디에이고와 2년 총액 450만 달러(약 61억원)에 계약하면서 꿈을 이루는 듯했다. 샌디에이고는 주전 내야수로 입지를 탄탄히 다진 김하성(29)이 뛰는 팀이기에 고우석이 팀에 적응하기도 수월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스프링캠프 기간 충분히 구위가 올라오지 않았고, 결국 마이너리그 더블A에서 시즌을 맞이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의 구위 회복을 기다리는 대신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타선 보강이 필요했던 샌디에이고는 리빌딩을 시작한 마이애미가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스를 매물로 내놓자 고우석을 비롯해 외야수 딜런 헤드와 제이콥 마시, 1루수 네이선 마토렐라 등 유망주를 마이애미로 보내는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샌디에이고가 보낸 4명 가운데 가장 메이저리그 콜업에 근접한 선수는 그래도 고우석이었다.

고우석은 마이애미로 팀을 옮기면서 마이너리그 더블A에서 트리플A로 곧장 승격됐다. 미국 언론은 고우석이 메이저리그 로스터를 뚫기에는 샌디에이고보다 마이애미가 수월할 것이라 바라봤고, 실제로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문턱과 조금 더 가까워졌다.

미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4개월차. 좀처럼 다지기 힘든 입지, 그리고 불안정한 마이너리그 생활로 포기할 수도 있었으나 고우석은 일단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 고우석은 트리플A 6경기에 등판해 1승, 1홀드, 8이닝,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에서 통산 139세이브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고우석이 보여준 구위에는 아직 못 미치는 게 사실이다. 평균 구속이 149㎞로 형성되면,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공략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트리플A에서도 고우석의 피안타율은 0.300로 높은 편이긴 하다.

고우석은 어쨌든 메이저리그 마운드는 한번 밟고 돌아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힘든 미국 생활을 버티고 있다. 피터 벤딕스 마이애미 단장은 트레이드 당시 고우석과 관련해 "그는 한국에서 좋은 경력을 쌓았다. 한국 같이 여러분이 익숙하지 않은 외국 리그에서, 새로운 언어를 쓰는 나라로 오게 되면 적응이 어려울 수 있다. 우리는 고우석이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으로 본다. 우리는 그의 공을 좋아하고, 그의 태도를 좋아한다. 우리 메이저리그 팀의 불펜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마이애미는 이 평가를 증명할 기회를 고우석에게 언제쯤 줄까. 고우석은 그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 마이애미와 샌디에이고의 1대4 트레이드에 포함돼 마이애미로 이적한 고우석은 새로운 환경에 또 빨리 적응해야 하는 쉽지 않은 이중고와 싸우게 됐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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