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 달 전 불난 아파트...방화문은 여전히 '활짝'

이현정 2024. 5. 26.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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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닫혀있어야 할 방화문이 활짝 열려 있어서 화재 피해를 키우는 일이 많습니다.

지난 1월 서울 방화동 아파트 화재도 마찬가지였는데, 넉 달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요.

이현정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파트 꼭대기 층 위로 희뿌연 연기가 쉴새 없이 뿜어져 나옵니다.

불이 시작된 맨 위층 복도에선 의식을 잃은 주민이 발견됐습니다.

평소처럼 활짝 열려있던 방화문 때문에, 연기는 차단되지 않았고 아파트 전체로 순식간에 번졌습니다.

넉 달이 지난 현장 모습은 좀 달라졌는지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화재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꼭대기 층을 포함해, 아파트 전체를 통틀어 닫혀있는 방화문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방화문 아래에 이렇게 벽돌이 괴어 있습니다.

쉽게 옮기기 어려울 정도로 무게가 상당한데, 유사시에 치우기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방화문을 항상 닫아둬야 한다는 안전수칙은 여전히 뒷전인 겁니다.

[박경복 / 아파트 주민 : 글쎄 뭐 다니기 이제 뭐 편리하라고 열어놓은 것 같은데, 원래 불이 나면 그때는 저걸 닫아놔야 되는데 그게 인식이 아직 안 돼서 그런 것 같아요.]

공공시설은 좀 다른지 찾아가 봤습니다.

서울에 있는 한 미술대학 건물, 10개 층 모두 방화문이 열려있습니다.

심지어 나무 같은 재료가 복도에 쌓여 있어, 화재가 시작되면 막힘없이 번질 수 있는 환경입니다.

[최정현 / 대학생 : 통행에 조금 불편한 점도 있고, 저희 대학교 특성상 적재물이 좀 많아서 그런 것들 때문에 이제 열어놓지 않았나….]

물론, 방화문을 항상 닫아두면 평소 통행에 불편이 생긴다는 현실적인 고민도 있습니다.

이에 지난 2019년부터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엔 열기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닫히는 방화문을 설치해야 하는데,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들은 사각지대로 남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노후화된 아파트의 방화문에도 자동개폐장치를 달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YTN 이현정입니다.

촬영기자: 류석규

디자인: 이원희

YTN 이현정 (leehj031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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