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오픈'이라 쓰고 '시비옹테크'라 읽을까?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프리뷰]

박성진 2024. 5. 25.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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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드로 세리머니에 참석한 시비옹테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테니스 4개의 그랜드슬램(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 중 여자단식 우승자 예측이 가장 쉬운 대회는 아무래도 프랑스오픈일 것이다. '프랑스오픈 라파엘 나달의 여자 버전'이라 불려도 손색 없는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의 존재감 때문이다. 

나달은 18년간 출전한 프랑스오픈에서 현재까지 총 115경기를 소화했는데, 112승 3패, 승률은 무려 97%에 달한다. 14회 우승은 단연 프랑스오픈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이다. 나달에 비한다면 한참 멀었지만 시비옹테크는 프랑스오픈에 5회 출전했고, 현재까지 30경기를 뛰었다. 그리고 28승 2패, 승률은 93%다. 우승은 3차례. 나달이라는 워낙 독보적인 케이스가 존재해서 그렇지, 현재까지 프랑스오픈에서의 시비옹테크 역시 엄청난 성적을 거두고 있음에는 분명하다.

시비옹테크는 2020, 2022, 2023년 우승자다. 시비옹테크의 본격적인 질주가 2022년 상반기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는데, 2020년 대회에서 이미 첫 프랑스오픈 타이틀을 따냈었다. 작년 대회 우승은 시비옹테크가 정말로 클레이코트, 그리고 프랑스오픈에 강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22년에 비해 2023년 시비옹테크는 상반기, 압도적이라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맞수인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가 한층 업그레이드됐고, 심지어 엘레나 리바키나(카자흐스탄)마저 포텐이 터진 모습을 보이면서 프랑스오픈 이전 클레이코트 WTA 1000 시리즈 대회 우승을 나눠 가졌다. 프랑스오픈 우승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그렇지만 시비옹테크는 결국 작년에도 프랑스오픈 타이틀을 차지했다. 결승까지 7경기에서 2-0 스트레이트 승리가 5회였다(2-1 1회, 중도 기권승 1회). 시비옹테크가 처음으로 세트를 빼앗긴 시기는 마지막 경기였던 결승 2세트였다. 대회 내내 무자비한 모습을 보이면서 시비옹테크는 정상에 올랐다. 프랑스 흙이 시비옹테크에게 여전히 잘 맞았다.

올해는 작년과 또 다르다. 작년 상반기 시비옹테크가 약간의 기복이 있었다면 올해 상반기 시비옹테크는 또다시 전력질주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전적을 통틀어 시비옹테크는 좋은 기록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열린 2차례 WTA 1000 시리즈 결승에서 맞수 사발렌카를 모두 제압해냈다. 이번 시즌 중반이 된 현재, WTA는 여전히 시비옹테크, 사발렌카, 리바키나 3파전에 뜬금 활약을 보이고 있는 다니엘 콜린스(미국)가 가세했지만, 그 중 시비옹테크는 여전히 선두를 이끌고 있다. 2022년 상반기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4 시즌 부문별 (5월 24일까지)
(그랜드슬램 ~ WTA 125 / 본선 성적 기준 / 최소 10경기 이상)

다승
1위. 시비옹테크 36승
2위. 콜린스 35승
3위. 리바키나 30승
4위. 엠마 나바로 29승
5위. 사발렌카, 코코 고프 25승

승률
1위. 시비옹테크 90.0%
2위. 리바키나 85.7%
3위. 사발렌카 78.1%
4위. 콜린스 77.5%
5위. 고프 75.8%

평균 세트 득실
1위. 시비옹테크 +1.53
2위. 리바키나 +1.09
3위. 사발렌카, 콜린스 +1.03
5위. 고프 +0.97

평균 게임 득실
1위. 시비옹테크 +5.80
2위. 고프 +4.15
3위. 리바키나 +3.77
4위. 콜린스 +3.60
5위. 사발렌카 +3.44

주목해야 할 지표는 평균 세트 득실과 게임 득실이다. 세트 득실 5위인 코코 고프는 +0.97의 평균 값을 보이고 있다. 두 세트를 따낼 동안 한 세트 정도는 내준다는 소리다. 5위인 고프의 기록이 +1이 채 되지 않으며, 2위인 리바키나는 +1.09 정도 밖에 안 된다.

그런데 시비옹테크는 +1.53의 값을 보이고 있다. 두 세트를 따내는 동안, 0.5 세트 정도 밖에 내주지 않는다는 소리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시비옹테크는 2-0 스트레이트 게임으로 끝내는 경기가 월등히 많다는 지표이다. 여기에 평균 게임 득실마저 +5.80으로 2위 고프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시비옹테크의 올해 경기력이 경쟁 선수들보다 월등히 우수하다고 결론 지을 수 있는 이유다.

여러모로 시비옹테크에게 좋지 않은 부분을 찾아보려 했지만 대회 결과, 점수 분석으로는 찾을 수 없었다. 시비옹테크의 올해는 현재까지도 완벽에 가까웠는데, 이제 무대는 그녀가 가장 강한 대회인 프랑스오픈이 되었다. 시비옹테크가 올해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더 이상할 정도다.

다만 대진표에서는 약간의 변수 발생 가능성이 생겨났다. 시비옹테크의 절대적인 천적, 옐레나 오스타펜코(라트비아)와 준결승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둘 다 준결승까지 살아남는 것이 우선이지만, 시비옹테크는 이상하리만큼 오스타펜코만 만나면 아예 다른 선수가 되어 버렸었다(상대전적 4전패). 오스타펜코가 대진표 톱 하프로 들어온 것이 시비옹테크에게는 불행이지만, 같은 섹션으로 들어오지 않고 준결승에 가서야 만날 수 있다는 점은 되려 다행으로 봐야 한다.

사발렌카와 리바키나, 고프 등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올해 프랑스오픈은 시비옹테크가 절대적인 우승 후보다. 나달이 은퇴하는 시점에서 시비옹테크가 현재와 같은 결과물을 계속적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면 시비옹테크는 프랑스오픈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오픈은 26일 개막한다. 센터코트인 필립샤틀리에 코트의 개막 경기는 오사카 나오미(일본)와 루시아 브론제티(이탈리아)의 대결이다. 한국 시간으로는 26일 오후 7시다. 향후 15일간 프랑스 파리에서 최대의 테니스 축제가 계속된다.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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