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뉴스프리즘] AI, '전기에 물도 먹는 하마'…기후변화 대응의 적?

이광빈2 2024. 5. 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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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이광빈 기자]

안녕하십니까? 이광빈입니다.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모색하는 뉴스프리즘 시작합니다.

이번 주 뉴스프리즘이 풀어갈 이슈, 함께 보시겠습니다.

[영상구성]

[이광빈 기자]

인공지능, AI 서비스는 구동에 막대한 양의 전력을 필요로 해 소위 '전기 먹는 하마'라고도 불립니다. AI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전력도 그만큼 필요하게 됐는데요. 당장에 화석연료 발전의 의존도가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AI 시대가 기후변화 대응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까지 나오는데요.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데이터센터도 에너지 효율화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AI 서비스 구동에 필요한 전력 문제와 기후변화 대응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임혜준 기자입니다

['전기 먹는 하마' AI…효율 높이기 경쟁 / 임혜준 기자]

[기자]

구글 검색에 평균 0.3Wh의 전력이 쓰일 때 생성형 AI챗 GPT는 그보다 10배에 가까운 2.9Wh이 전력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개의 AI 모델 훈련에 필요한 전기는 일반 가정 100가구의 연간 전기 사용량을 초과한다는 추산도 있습니다.

고성능 AI 반도체 구동을 위해선 일반 반도체보다 훨씬 많은 양의 전력을 필요로 하는 겁니다. 생성형 AI가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AI 개발과 유지에 필수인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해선 더 막대한 양의 전력이 소비됩니다.

국제에너지기구, IEA는 오는 2026년 데이터전력 사용량이 최대 1,050TWh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 2022년 전력 사용량이 460Twh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4년 만에 두 배 이상 뛰는 셈입니다.

휘몰아치는 AI 열풍에 전력 소비량을 메울 에너지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우선 안정적인 발전이 가능한 데다 설비 확충 기간이 대체 에너지보다 빠른 천연 가스 사용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최근 해외보고서는 2030년 안으로 천연가스가 데이터센터 신규 전력 수요 중 절반 이상을 해결할 것이란 관측도 내놨습니다.

그러나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아지는 셈이어서 가뜩이나 전 세계적으로 차질을 빚는 탄소 감축 계획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강천구 /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지금 당장은 편리할 뿐이지 (중략) 적어도 첨단 산업에 사용되는 에너지는 풍력이나 태양광 또는 원전과 같은 무탄소 에너지로 가야 에너지 흐름에도 맞다고…"

AI 산업에 소비되는 과도한 전력이 결국 탈탄소 시대 결정적 걸림돌로 작용하는 셈입니다.

이를 의식한 빅테크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앞다퉈 '저전력' 즉, 반도체칩 효율성 높이기에 나섰습니다.

삼성전자는 네이버와 함께 추론용 AI반도체, '마하1'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입니다.

'마하1'은 GPU와 메모리반도체 사이 병목현상을 줄일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전력 효율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입니다.

고대역폭메모리, HBM시장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SK하이닉스는 전력 효율성을 30%가량 끌어올린 차세대 제품 양산을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김형준/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 "전력 소모를 줄인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지금 현재 가장 큰 화두다. 지속가능한 AI시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저전력의 AI칩이 필요하다…"

온디바이스 시장 등 미래 수요에 '고효율' '저전력'을 향한 기업들의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연합뉴스TV 임혜준입니다.

#AI #반도체 #저전력 #데이터센터

[이광빈 기자]

AI 붐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거대 자본력을 앞세워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원에 투자하고 있는 건데요.

미래에 전력 수요가 폭증할 것을 대비해 일부 국가들은 탈탄소 에너지 계획을 재정비하는 등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앞당기고 있습니다. 강재은 기자입니다.

[글로벌 빅테크들 'AI 가동할 전력을 확보하라' 비상 / 강재은 기자]

[기자]

현지시간 14일 구글이 공개한 AI 비서 프로젝트 아스트라.

안경이 어디 있는지 물어보자 위치를 기억해 찾아줍니다.

"제 안경 어디서 봤는지 기억하나요?" "그럼요. 안경은 책상 위 빨간 사과 옆에 있었어요."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생성형 AI를 개발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전력 확보를 위해 에너지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26년까지 미국 AI 산업의 전력 소비량이 작년 대비 최소 1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합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2월 19일)> "전력 공급이 필요하고 변압기가 있어야 하는 AI와 전기차가 동시에 성장하고 있고, 이에 따라 전기 장비와 전력 생산에 대한 엄청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업들은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에 대비해 친환경 에너지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친환경 전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간 탄소세 등 통상장벽에 발목이 잡힐 수도 있습니다.

대규모 AI 언어 모델을 개발 중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달 초 재생에너지 개발에 100억 달러, 우리 돈 14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자율주행 분야를 개척하고 있는 테슬라도 인도에 잉여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파워월' 생산 공장을 설립할 계획입니다.

태양광이나 풍력과 달리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원자력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 AI의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은 소형 모듈 원전 회사인 오클로에 투자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핵융합 에너지 스타트업 헬리온 에너지와 계약을 체결해 2028년부터 매년 최소 50MW(메가와트)의 전기를 공급받기로 했습니다.

주요국들은 AI로 인한 전력 수요 폭증에 대비하고, 관련 기업에 전력 공급을 지원하는 정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데이터센터 규모로 세계 3위에 오른 일본은 내년 3월까지 2040년 탈탄소 에너지 기본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생산공장과 같이 에너지 수요가 높은 기업들을 일본에 유치하기 위해서라고 닛케이 신문은 보도했습니다.

글로벌 AI 붐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몰린 미국은 최근 10여 년 만에 전력망 관련 규칙을 개정했습니다.

개정안의 핵심은 재생에너지가 주된 공급원이 될 수 있는 미래에 대비해 송전선 건설 등에 관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하라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 개정안이 재생에너지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연합뉴스 강재은입니다.

#인공지능 #친환경 #RE100

[진행자 코너]

AI 서비스는 '전기 먹는 하마'만 될까요? AI 서비스가 일상으로 깊숙이 들어올수록 전력 소비 증가는 피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AI 기술이 전력 사용을 줄이는 역할도 할 수 있습니다. AI가 각 분야에서 프로세스를 효율화하면 에너지 절약이 뒤따르게 됩니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AI가 기후변화 대응에 필수적인 도구라고 강조했는데요.

팀 쿡은 "우리는 큰 진전을 이루고 있지만 아직 여기에 도달하지 못했으며 앞으로 더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고 탄소중립을 위한 AI 기술 혁신의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해외에선 실제 AI 기술을 활용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사례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스웨덴에선 AI 기술을 이용해 실시간 교통데이터를 분석하고 교통상황에 따라 신호등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 도입으로 도심에서 교통 체증이 완화되며 차량 운행 시간이 줄어들었는데요.

이를 통해 해당 도로에서의 탄소 배출량이 최대 10% 감소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효과가 높게 나타나자 스웨덴 정부는 지난 2018년 스톡홀름을 시작으로 다른 도시들로 이 시스템 적용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내부적으로 AI와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포장 프로세스와 주문 처리 운영의 효율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이런 작업을 자세히 밝히기도 했는데요. 포장의 경우 AI 모델이 가장 효율적인 포장 옵션을 결정하도록 해 포장재 사용량을 줄이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대외적으로도 브라질의 한 비영리 단체와 협력해 삼림 벌채를 모니터링하는 대규모 AI 모델을 구축, 무분별한 벌채를 막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AI 기술은 이제 에어컨과 냉장고 등 가전제품에도 적용되면서 에너지 효율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각종 제조 공정에서도 AI는 정확히 예측한 수요-공급에 따라 자재 공급을 효율화하고 소모적인 공정을 줄여 탄소 감축 효과를 불러온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독일 자동차업체 메르스데서-벤츠는 라슈타트 공장에서 AI 모델을 도색 공정 모니터링에 도입했는데, 에너지가 20% 절약됐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일상생활 속에 AI 서비스가 자리 잡을수록 눈에 보이지는 않겠지만, 에너지 사용이 효율화되는 효과가 더욱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AI가 일상 속으로 파고들수록 전력 소비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이런 가운데서도 에너지 전환과 탄소 중립을 이루기 위해선 실질적인 정책과 입법도 뒷받침돼야 할 텐데요. 현황은 어떤지 최지원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AI 확대가 '기후변화 부채질?'…대응 정책 현주소는 / 최지원 기자]

[기자]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서두르지 않으면 AI 서비스 확대는 화석연료 발전의 수명 연장으로 이어져 기후변화 대응 속도를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

여기에 생성형 AI 서비스를 뒷받침하는 데이터센터 내부의 열을 식히기 위해선 냉각수가 더 필요한데, 물 확보 문제도 각국에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전 세계적인 기후 이상으로 가뭄이 길어져 담수 부족에 시달리는 지역이 늘어나는 현실입니다.

AI 서비스 확대가 기후변화 대응에 발목을 잡고 생태계도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이를 규제하려는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은 오는 9월부터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및 물 사용과 관련한 규제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EU 권역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경우 에너지 소비량과 이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상세히 보고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후변화 대응의 새로운 변수인 AI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에너지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생산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송배전망을 효율화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정교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기상 상황에 따른 발전량 변동성이 있는 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원전 정책도 필요하다는 주문 역시 나옵니다.

<박주헌/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 "탄소중립과 AI 혁명을 우리나라에서 성공하려면 원전은 좀 불가피해 보입니다. 이를 위해 고준위방사성 폐기물 특별법과 부족한 송배전망을 확충하기 위한 송전망 확충 특별법의 처리가 매우 시급한 실정입니다."

지난달 유관기관들이 공동 주최한 콘퍼런스에서도 AI 연구에 필요한 에너지 믹스를 본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는데, 그만큼 준비가 부실한 현주소도 드러냈습니다.

기업들이 AI 연구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 현황, 즉 탄소발자국을 정확히 계산해서 내놓게 하는 법안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왔습니다.

정부는 범부처 디지털 탄소중립 총괄협의체에서 탄소중립과 AI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쥘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연합뉴스TV 최지원입니다.

최지원 기자

#AI #전력 #탄소중립 #원전 #신재생에너지

[클로징: 이광빈 기자]

AI 열풍이 계속될 것이라는 데 부인하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AI 서비스 구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전력 사용량 급증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당장엔 AI 서비스에 필요한 에너지를 화석연료에 더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추세와는 역행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ESG 경영과는 배치될 텐데요.

이 때문에 빅테크들은 AI 서비스를 확대하면서도 친환경 에너지 확보에 경쟁하듯 투자하고 있는데요. 전력 사용 효율화를 추구하는 것도 마찬가지겠죠. 데이터센터의 전력과 냉각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예 데이터센터를 바닷속으로 집어넣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AI로 인한 탄소 배출 문제는 무역 장벽이자 기업 간 견제 장치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운영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으로 지난해 탄소배출량이 2020년 대비 31%나 증가했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마이크로소프트는 반도체 등을 공급하는 주요 기업들을 상대로 2030년까지 100% 무탄소 전기를 사용하도록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텐데요.

AI 시대는 피할 수 없는 시류이지만,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역행해서는 안 됩니다. 첨단기술과 기후,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이번 주 뉴스프리즘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PD 임혜정 AD 최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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