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사춘기' 김정은 체제 정체성 혼란?…러시아·미국 핵 만지작

이치동 2024. 5. 25.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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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이치동 연합뉴스 기자>

[[앵커] ]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정리해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국제 외교, 안보 분야를 담당하는 이치동 기자 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이번 주 주요 사안부터 좀 소개를 해주실까요?

[기자]

북한 김정은 체제의 사상 이념 좌표가 여전히 안개속입니다.

오늘 다룰 내용 정리하고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북한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 세습 지도자들의 대형 초상화를 나란히 내걸었습니다.

오래전에 철거된 마르크스와 레닌의 초상화도 다시 등장했습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인근에서 전술핵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앞서 미국은 핵무기 성능 업그레이드를 위해 핵폭발 없는 핵실험을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가 내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개최됩니다.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시기인 데다 오랜만에 열리는 거라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앵커]

먼저 초상화 얘기부터 해보겠습니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이 함께 등장을 했는데 장소에 조금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여기가 어디인가요?

[기자]

평양에 새로 지은 노동당 중앙간부 학교 건물입니다.

화면에 나오는지 모르겠는데 저 트리오에 대형 초상화가 나란히 저렇게 걸려있습니다.

저런 장면이 외부에 공개된 건 처음인데요.

말씀하신 대로 장소가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여기가 당의 엘리트 간부를 양성하고 재교육하는 최고교육기관입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북한 사상 교육의 산실이자 노동당의 브레인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쏟는 곳입니다.

소위 김정은 혁명 사상의 메카로 삼겠다는 거겠죠.

저렇게 김 씨 3대 초상화가 세트로 등장한 거에 대해서 통일부도 이례적인 장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맞은편 건물에는 마르크스와 레닌의 초상화도 내걸렸습니다.

[앵커]

이를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아버지, 할아버지 흔적을 좀 지우는 것 아니냐라고도 얘기가 나옵니다.

[기자]

그렇죠. 그런 얘기가 있었죠.

그래서 이제 저도 그렇게 보고 이 자리에서 관련 소식을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김일성, 김정일 시대의 핵심 유산 중 하나인 조국 통일 3대 헌장탑을 철거했죠.

또 4월 15일 김일성 생일을 지칭하는 태양절이라는 표현도 사라졌습니다.

김정은이 선대위 후광에서 벗어나서 차별화, 홀로서기를 하려는 거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는데요.

하지만 이번에 중앙간부학교 준공식 연설에서는 김일성, 김정일 주의를 수차례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계승성과 혁신성 얘기를 했습니다.

전통과 개혁 두 마리 토끼죠.

한 대목 들어보시겠습니다.

<조선중앙 TV> "김정은 동지께서는 당 중앙과 뜻과 의지, 실천을 같이하며 위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 당의 강화발전과 주체혁명 위업의 승리적 전진을 위하여..."

[앵커]

그러면 선대 유산에 대한 뭐랄까 입장이나 태도 변화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건가요?

[기자]

그게 중요한 대목인데요.

부분인데 김정은이 사실상 후계자 수업도 없이 집권한 지 만 13년이 된 겁니다.

국방력을 비롯해서 경제, 민생 그리고 사상 이념 이 세 가지가 이제 통치를 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세 가지 요소일 텐데요.

국방력은 상당히 또 민생 경제 부분에서는 뭐 살림집 같은 거를 많이 지으면서 챙기는 모습을 애써왔습니다.

하지만 사상 이데올로기적으로는 아직 확실한 자신만의 유니버스를 구축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김정은 혁명 사상이 당의 유일한 지도사상이란 선전 문구가 나오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이 이걸 체화했다, 생활 속 깊숙히 스며스럽다고는 보기는 아직 힘듭니다.

김정은이 정신적 지도자 반열에 들었다고 보는 분들이 많지는 않을 겁니다.

전문가 의견도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임을출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김일성-김정일 주의'에 토대를 둔 '김정은 주의'가 만들어지고 있는 거예요. 자신만의 독자적인 우상화를 추진하는 건 맞는데, 선대를 부정하고 있다고 규정하면 안 됩니다. 자신만의 정통성, 독자적인 노선, 업적, 성과를 가시화할 시점에 와 있다."

[기자]

외형적으로는 어느 정도 성장하고 나서 이제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사춘기, 제2차 성징기 이렇게 이런 셈으로 보는 건데요.

남한과 동족 통일 개념을 지우겠다는 초강수도 그런 맥락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물론 정통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혁명 사상 체계를 수립해서 설파하는 거는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과도기적인 정체성 혼란의 징후가 보이기도 합니다.

마르크스, 레닌 초상화를 다시 등장시킨 배경에 대한 분석도 들어보시겠습니다.

<임을출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최초로 성공한 사회주의 혁명이 러시아 혁명인데, 이 정신과 관련해서 북한은 상당히 주목하는 겁니다. 최근에 급진전 된 북한과 러시아 관계를 고려한 측면이 분명히 있는 것으로 보여지고... 결국 러시아와의 정치 사상적인 유대를 강화하면서, 앞으로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러시아와의 관계 발전을 염두에 둔 조치로 보여져..."

[앵커]

언제가 될 진 모르겠지만 푸틴 대통령이 또 방북을 해서 이 추상화를 직접 보고 어떤 반응을 내비칠지도 기다려지는데 러시아는 일단 푸틴의 공개적인 명령에 따라 전술핵훈련을 실시했죠?

[기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에서 전술의 핵무기 사용 연습을 했습니다.

훈련 장면도 공개를 했고요.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을 차량과 전투기에 실어서 발사 준비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프랑스 등 유럽 쪽에서 우크라이나 파괴병 그리고 러시아 본토 공격 얘기까지 나오자 러시아가 행동으로 공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겁니다.

어지간한 도시 하나를 날릴 수도 있는 전략 핵무기와는 달리 전술핵은 여차하면 전장에서도 쓸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지난주엔 미국이 네바다주에서 지하 300m 핵실험을 했습니다.

핵폭발이 없는 소위 임계 전 핵실험인데요.

보유 중인 핵탄두의 성능과 관련해서 데이터 축적을 위한 거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임계 전 핵실험이라는 말이 조금 생소하거든요. 설명을 자세히 해주신다면요.

[기자]

플루토늄 같은 소량의 핵물질을 쓰긴 하는데 연쇄 핵분열 반응으로 인한 폭발은 없게 하는 겁니다.

핵실험인 듯 핵실험 아닌 듯 뭐 이런 건데 미국이 1945년부터 총 1000여 차례에 걸쳐서 핵실험을 했습니다.

냉전시대 소련과 치열한 핵 군비 경쟁을 벌이기도 했죠.

이어 인도, 파키스탄, 북한까지 핵 개발에 나섰는데요.

1992년에 와서는 미국이 핵 폭발 실험은 하지 모라토리움을 선언했습니다.

이런 미임계 임계 전 핵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3년 전 했고요.

또 이번까지 포함해서 총 34차례에 걸쳐서 이러한 실험을 한 것으로 파악이 됩니다.

북한 외무성이 성명을 냈습니다.

미국이 또 다시 핵 군비 경쟁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북한이 핵 억제 태세를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앵커]

그럼 이번에는 동북아시아로 좀 돌아와 보겠습니다.

한국, 일본, 중국 간 정상회의 내일부터 시작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죠.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리고 나서 하는 거니까 4년 5개월 만입니다.

그때 중국 청두에 가서 기사를 썼던 기억이 있는데요.

참석자 셋이 모두 바뀌었습니다.

세상을 떠난 아베 총리를 포함해서요.

이번에 이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그리고 중국의 리창 국무원 총리가 참석합니다.

리창 총리는 중국 정부의 경제, 금융 사령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용산 대통령실은 한중일 세 나라 간 협력 체제를 완전히 복원하고 정상화하는 분기점이 될 거라는 기대감을 표했습니다.

3국의 인구가 전 세계 인구의 20% 정도 되거든요.

GDP 기준으로는 1/4 정도 됩니다.

그만큼 서로 협력하고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전문가의 의견입니다.

<백우열 / 연세대 정치외교하과 교수> "(중국과) 디커플링 시대라고 하고, 미국이 상당히 그걸 강조하면서 밀어붙이고 있지만, 한국과 일본은 중국과 경제 관계에서 많은 것을 취해야 하고, 이걸 포기하기는 당연히 어렵죠. 한국과 일본이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다시 복원하고 회복하고 유지할 필요가 있는데...

[기자]

물론 중국 입장에서도 미국 주도의 전방위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 일본과 관계를 관리하는게 좋을 겁니다.

G2 중 하나로서 현재 진행 중인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 대립구도가 고착화되는 걸 원치 않을 겁니다.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이번 회의를 성사시키느라 노력을 참 많이 했는데요.

우리 정부의 외교적 목표가 한국을 GPS로 발전시키는 겁니다.

GPS는 이제 글로벌 증축 국가를 뜻합니다.

특히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우리가 이제 국제 무대에서 지위, 위상이 좀 올라가고 그만큼 더 큰 외교력과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그만큼 더 기대도 큰 상황인데 이번 정상회의의 관전 포인트는 뭐가 있을까요?

[기자]

리창 총리가 참석을 하니까 아무래도 경제 통상 협력이 부분이 핵심 의제가 될 텐데요.

특히 미국과 중국의 통상 전쟁이 다시 과열되는 양상입니다.

한중일 FTA 협상도 2010년에 시작됐는데요.

그 이후에 지지부진합니다.

중국 쪽에 체결 의지가 강하다고는 합니다.

이 회의가 2002년 이번에 열리는 정상회의 이 회의 1차 회의가 2008년에 열렸습니다.

당시 아시아 금융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3국이 모인 건데요.

매년 개최를 목표로 했지만 지난 15년 동안 단 8차례만 열렸습니다.

정례화가 안 된 거죠.

물론 한중일 3국 정상이 아세안 플러스 쓰리라고 해서 동남아에서 열리는 다자회의 계기에 모이기는 합니다.

종종 거기는 이제 시진핑 주석이 참석을 하는데요.

하지만 이제 별도 트랙에서 이렇게 3자 정상회의를 정례화할 필요는 있습니다.

이번 회의 결과를 담은 공동성명이 나올 텐데요.

다음 회의는 내년에 일본에서 개최한다고 명시를 할지 아니면 서로 편리한 시기에 모이자, 이런 식의 레토릭 수준에 그칠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저는 전자 쪽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일단 당장 내일부터 어떤 모습이 펼쳐질지 좀 지켜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일중 상봉 정상회의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재개됩니다.

다름 속에서도 조화와 공존의 길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라면서 오늘 한반도 브리핑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이치동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기자]

고맙습니다.

#북한 #김정은 #우상화 #러시아 #미국 #핵경쟁 #한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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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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