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부 후원 영화제에 英 영화계 거장들 '보이콧'[통신One]

조아현 통신원 2024. 5. 2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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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최근 이스라엘 영화제가 상영된 것과 관련해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있는 영국 영화계 인사들이 잇따라 피닉스 영화관 후원자 직을 반납했다.

24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켄 로치와 마이크 리 감독은 이스라엘 세레트 국제 영화제에 장소를 제공하는 런던 피닉스 영화관에 항의하는 뜻으로 후원자 직을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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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치 감독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피닉스 영화관 후원자 사임
영화관 출입문에 '예술 이용한 이미지 세탁 반대' 낙서도
27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영화제 포토콜에서 켄 로치 감독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2023.05.27/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에서 최근 이스라엘 영화제가 상영된 것과 관련해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있는 영국 영화계 인사들이 잇따라 피닉스 영화관 후원자 직을 반납했다.

24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켄 로치와 마이크 리 감독은 이스라엘 세레트 국제 영화제에 장소를 제공하는 런던 피닉스 영화관에 항의하는 뜻으로 후원자 직을 사임했다.

올해 87세인 켄 로치 감독은 칸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을 2차례, 심사위원상은 3차례를 석권한 세계적 거장이다. 특유의 소셜 리얼리즘으로 소외계층이나 노동계급의 서사를 다루는 작품을 다수 제작해 직접적인 사회적 변화를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이크 리 감독은 영국 영화계의 대표적인 휴머니스트로 칸 국제 영화제의 최우수 감독상, 황금 종려상, 베니스 영화제 황금 사자상 등을 수상했다.

1910년에 설립된 런던 피닉스 영화관은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관으로 제2차 세계대전 동안에도 운영을 멈추지 않았다. 주로 독립 예술 영화를 상영해 저명한 영화 평론가들의 사랑과 지지를 받아왔다.

이번에 후원자직에서 사임을 밝힌 로치 감독과 리 감독 모두 지난 2010년 당시 피닉스 영화관 설립 100주년을 앞두고 진행된 복원 공사에서 거액의 후원금을 마련하는 데 힘을 보태기도 했다.

피닉스 영화관은 지난 23일 세레트 국제 영화제 출품작인 '초신성: 음악 축제 학살(Supernova: The Music Festival Massacre)'을 비공개로 상영했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음악 축제에 참석한 관중들을 공격한 당시 상황과 생존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자 전쟁을 반대하는 친 팔레스타인 연대 단체와 피닉스 영화관 직원들은 이스라엘 정부 산하 문화부와 영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의 후원을 이유로 영화관 책임자와 이사진에 세레트 국제 영화제 상영 취소를 요구했다.

로치 감독은 "후원자직 사임은 그들의 결정에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준다"면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라고 일간 가디언에 전했다.

두 감독은 앞서 세레트 국제 영화제 보이콧을 촉구한 예술가와 영화 제작자 40인 명단에 동참하기도 했다.

이들은 공개서한을 통해 "영화관들은 이스라엘 국가로부터 돈을 지원받음으로써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가해진 폭력에 침묵하는 공범이 되고 있다"며 "영화제는 런던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을 통해 이스라엘 정부가 공동 후원하기 때문에 영화관과 영화제 상영작, 이스라엘 정책 사이에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형성된다"고 지적했다.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에 항의하는 시위대와 팔레스타인 연대에 동참하는 인사들이 영화제 보이콧을 요구하면서 영화제 출품작 상영 취소도 잇따랐다.

영국에서는 대형 체인 영화관인 픽처하우스와 커존도 세레트 국제 영화제 개최를 앞두고 협조를 모두 철회했다.

한편 지난 23일 오전 런던 피닉스 영화관 외부 출입문에는 '예술을 이용한 이미지 세탁에 반대한다(Say no artwashing)'이라는 내용의 빨간색 낙서가 칠해졌다.

다음날인 24일에는 영화관 앞에 친팔레스타인 단체와 이스라엘 옹호 단체들이 모여들었다. 친팔레스타인 단체들은 시위 현장에서 영화제 상영 취소를 요구했고 반대편에서는 관중들이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면서 지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런던 피닉스 영화관 측은 "한쪽 편만 들지 않는다"며 "독립 영화관으로서 표현의 자유를 옹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tigeraugen.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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