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모든 진실 밝혀질 것”… 김진표 “국회의원 당선 팬덤 기여율 0.1%미만” [금주의 말말말]

이강은 2024. 5. 25. 14: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금주의 말말말’은 최근 논란이 된 사안과 관련해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끈 주요 인사의 발언 등 한 주 동안 화제가 됐던 말들을 골라 소개합니다. 해당 발언에 대해 동의·지지하는 입장이거나 그 반대의 입장이거나,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요.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편집자 주>
 
뉴스1
-김호중, “모든 진실은 밝혀질 것”…구속영장 실질심사 연기 요청까지 했으나 결국 구속
-김진표, “국회의원 당선 팬덤 기여율 0.1%도 안 돼”…여야 싸잡아 당내 민주주의 실종 비판
-추미애, “세상 살아보니 성질대로 다 안 되지만 나도 민주당에 남아”…강성 당원 탈당 만류

◆김호중, “모든 진실은 밝혀질 것”…구속영장 실질심사 연기 요청까지 했으나 결국 구속

지난 9일 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중앙차선을 일부 넘어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자 그대로 달아난 트로트 가수 김호중(33)과 이후 운전자 바꿔치기 등 김호중의 범죄 은폐에 조직적으로 관여한 소속사 간부들이 24일 모두 구속됐다. 앞서 김호중이 지난 18일 공연 강행 논란을 무릅쓰고 경남 창원에서 열린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 무대 도중 “모든 죄와 상처는 내가 받겠다. 모든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한 말이 무색해졌다. 김호중은 공연 강행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경찰 수사가 진행될수록 자신과 소속사 측이 거짓 해명을 한 것으로 잇따라 드러나자 다음날 창원 공연 종료 후 음주운전 사실을 실토했다. 

음주 운전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과 이와 관련한 소속사 관계자들이 2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정에 출석했다. 왼쪽부터 김씨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음주 뺑소니 혐의의 가수 김호중, 김씨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혐의를 받는 본부장 전모씨가 각각 영장심사를 마치고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당시 생각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음주운전을 했다.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저의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많은 분들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생각엔터테인먼트도 “자사 아티스트 김호중 논란과 더불어 당사의 잘못된 판단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최초 공식 입장에서부터 지금까지 상황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진실되게 행동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당사는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되돌릴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고도 했다. 

김호중과 소속사가 사건이 난 지 열흘 만에 잘못을 시인하며 180도 달라진 태도를 보인 건 구속만은 피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호중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41) 대표와 본부장 전모씨도 같은 사유로 구속됐다.

경찰은 김호중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방조 혐의를 적용해 22일 구속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사고 뒤 김씨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한 혐의(범인도피교사), 본부장 전씨는 김씨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혐의(증거인멸 등)로 각각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김호중은 경찰 조사에서 “소폭 1∼2잔, 소주 3∼4잔을 마셨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은 그가 사고 당일 소주 3병 이상을 마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사고를 낸 직후 소속사 막내 매니저급 직원에게 수차례 전화해 자기 대신 자수해달라는 부탁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신 부장판사는 영장심사 때 “똑같은 사람인데 김호중은 처벌받으면 안 되고, 막내 매니저는 괜찮은 것이냐”며 나무랐다고 한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에서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공동취재
◆김진표, “국회의원 당선 팬덤 기여율 0.1%도 안 돼”…여야 싸잡아 당내 민주주의 실종 비판

29일 임기가 끝나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팬덤이 국회의원 당선에 기여한 비율은 0.1% 미만일 것”이라며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이른바 ‘팬덤정치’를 작심하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퇴임을 앞두고 지난 22일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처럼 건강했던 초기 팬덤 현상과 달리 지금의 극단적인 진보, 보수 팬덤은 (마음에 들지 않는 당과 정치인에게) 좌표를 찍고 집중 공격한다”며 “이런 방식으로 상대를 경쟁의 장에서 배제하고 대화와 타협이라는 정치 본령을 훼손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팬덤이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의 당선에 기여한 비율은 0.1% 미만일 것이고, 당원도 5%밖에 안 된다”며 “90∼95%는 당원도 팬덤도 아닌 일반 국민의 몫이다. 국회의원은 당원이나 자신을 공천해준 정당에 충성하기 전에 유권자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전날 제22대 국회의원 초선 당선인 연찬회에서도 “자기 진영 주장에 반대하면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으로 부르고 역적이나 배반자로 여긴다”면서 “대의민주주의의 큰 위기”라며 팬덤 정치의 폐해를 우려했다. ‘수박’은 더불어민주당 친명(친이재명) 성향의 강성 당원들이 비명(비이재명) 인사들을 겨냥해 사용하는 멸칭이다.

김 의장은 진영·팬덤 정치를 두고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나를 뽑은 사람만이 아니라 상대방을 뽑은 사람도 존중해야 하고, 적이 아닌 파트너로 상대방을 바라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대통령에게 아무도 ‘노(No)’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며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동시에, 거대 제1야당인 민주당을 겨냥해서도 “당 대표의 주장이나 당론을 거스르는 사람이 없다”고 꼬집었다. 여야를 싸잡아 당내 민주주의 실종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전 의원과 이언주 당선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이 지난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하며 지지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공동취재
◆추미애, “세상 살아보니 성질대로 다 안 되지만 민주당에 남아 있지 않나”…강성 당원 탈당 만류

최근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에서 우원식 의원에게 충격의 패배를 당한 민주당 추미애 국회의원 당선인이 경선 결과에 반발하는 친명(친이재명) 강성 당원들을 중심으로 한 집단 탈당 행렬을 만류하고 나섰다. 

추 당선인은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이성윤 당선인의 출판기념회에서 “제가 세상 살아보니까 성질대로 다 안 되더라. 욱하는 마음도 있고 도저히 용서가 안 되기도 한다”며 “그래서 ‘내가 한번 응징을 해줘야지’, ‘나 없이 한번 잘 살아봐’ 이런 마음이 불쑥불쑥 일어난다. 그런데 저도 이렇게 민주당에 남아있지 않나”라며 탈당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국회의장 경선 결과에 실망한 강성 당원들의 탈당 움직임을 진정시키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당원들에게 편지를 쓰는가 하면 당원권 확대도 공언했다.

이 대표는 23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당원주권시대 컨퍼런스에서 “당원 중심의 대중정당으로 많은 국민이 직접 참여해서 행동하고 실천하는 대중 정당의 길로 가기 위해서는 당원의 권한과 역할, 지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탈당 당원들에게 온라인 편지를 보내 “함께 힘을 모아 당원 중심 대중정당, 민주주의 혁신의 새 길을 열어가자”며 “당을 떠나겠다는 말을 어느 때보다 무겁게 듣고 있다. 탈당자 총수가 2만명을 넘는 것도 문제지만 탈당자 중 백전노장이 많아 당혹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