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후 충혈·두통, 실명까지 이어지는 ‘이 질환’ 뭐길래?

최재아 2024. 5. 25. 14: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물구나무 서기, 크로스핏, 복근 운동, 헬스 등 특정 운동을 하고 난 후에 눈의 혈관이 터져 출혈이 생기는 결막하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안압의 상승으로 발생할 수 있는 증상으로, 대개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출혈된 피가 안구에 흡수되며 사라진다. 하지만 만약 2~3주가 지나도 고여있는 피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녹내장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운동 후 결막하출혈이 녹내장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시력 저하에서 실명까지, 녹내장이란?

녹내장은 안압이 상승하면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시신경이 손상으로 시야 장애에서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는 진행성 질환이다. 녹내장이 발생하면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치료를 하더라도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 따라서 결막하출혈이 오래 지속되거나 시력저하, 통증, 눈부심 등 녹내장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서둘러 병원을 찾아야 진단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녹내장 환자의 대부분은 시야가 좁아지는 말기에 이르러서야 증상을 느낄 수 있다. 녹내장 환자 중 70~80%가량이 시신경이 서서히 파괴되어서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느껴지지 않는 ‘만성 녹내장(정상 안압 녹내장)’을 앓기 때문이다. 만성 녹내장 환자가 증상을 느끼고 병원에 방문하면 이미 말기로 접어들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1년에 1회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으며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녹내장 걱정된다면? 이렇게 운동하자!

정기적인 운동은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 시신경의 손상 속도를 늦추고 정상 안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자칫하면 안압을 높여 눈 건강을 위협할 수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근력운동 시 한 번에 들 수 있는 무게(1RM)의 65% 정도만 드는 힘을 주어도 안압이 50% 이상 치솟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녹내장의 위험을 낮추고 운동의 유익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운동하는 방법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근력운동을 할 때는 얼굴이 붉어지거나 목에 핏대가 생길 정도로 힘을 많이 쓰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안압의 급격한 상승과 직결되는 운동법이기 때문이다. 대신에 충분히 들 수 있는 무게로 저중량의 운동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걷기, 달리기, 자전거, 등산과 같은 유산소 운동은 안압 유지에 도움이 돼 일반인뿐 아니라 녹내장 환자의 시신경을 보호하는 데에도 유익한 운동이다. 또한 적정한 유산소 운동은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수치에도 관여해 혈관 건강과 직결되는 망막 건강에 이점을 제공한다. 다만 수영은 꽉 끼는 물안경을 착용하거나 호흡을 1분 이상 참아야 하는 경우 오히려 안압을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만약 운동 후 △두통 △구토 △충혈 △안구통 △터널시야 등의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특히 자기 전에 두통이 심하면서 불빛 주변으로 △빛 번짐 현상이 반복된다면 급성 녹내장일 수 있으니 즉시 병원을 방문할 것이 권장된다.

녹내장 의증 환자, 운동 시 각별히 주의해야

운동 시 녹내장 의증을 진단받은 사람이라면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녹내장 의증이란 녹내장이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녹내장 발병 가능성이 있는 상태로, 10%가량은 진단 후 5년 이내에 녹내장으로 발전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녹내장 의증 환자는 얼굴과 배에 힘이 들어가는 운동을 피해야 한다. 벤치프레스와 같이 누운 자세로 무거운 무게를 들어 올리는 운동이나 물구나무 서기, 윗몸일으키기 등이 대표적으로 피해야 할 운동들이다.

녹내장 의증을 진단받은 후에는 운동뿐 아니라 생활습관의 개선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자칫 방심하다가는 녹내장이 발병해 시력이 저하되면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엎드려 자거나 목을 조이는 의류를 입는 것을 자제하고, 담배의 니코틴과 음주 후 탈수는 안압 상승의 주된 요인이므로 금연과 금주를 실천해야 녹내장 의증이 녹내장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카페인 역시 혈압을 높이는 성분이기 때문에 카페인 음료를 피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편, 녹내장 의증은 △안압이 지속적으로 높은 경우 △시야 손상이 있는 경우 △시신경유두의 모양이 변형돼 녹내장이 의심되는 경우 △망막 신경 섬유층에 손상이 있는 경우 등을 종합해 진단 소견을 받을 수 있다. 하이닥 안과 상담의사 나건후 원장(비앤빛강남밝은세상안과의원)은 녹내장 의증이 “장시간 전자기기 사용 과도하게 하는 현대인들에게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40세 이상일 경우와 가족력이 있을 때 더 조심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나건후 원장(비앤빛강남밝은세상안과의원 안과 전문의)

최재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건강을 위한 첫걸음 - 하이닥 ⓒ ㈜엠서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하이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