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허물없이 대화”… ‘저녁있는 정치’는 되살아날 수 있을까

김나현 2024. 5. 25.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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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지난 20일 예방하고 나눈 대화를 언급하며 한 말이다.

문 전 대통령과 20분여간 회동한 직후 황 위원장은 "여야가 저녁에도 자주 만나 담소하고 허물없이 대화하자고 했다"며 '저녁이 있는 정치'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황 위원장의 '저녁이 있는 정치' 지론은 18대 국회 시절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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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저녁이 있는 정치로 협치해야“
이재명·문재인 등 야권 긍정적 화답
‘채상병특검법’, ‘연금개혁 논쟁’ 등 산적

“‘저녁이 있는 정치를 하자’고 제안했다. 친해야 얘기가 통한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지난 20일 예방하고 나눈 대화를 언급하며 한 말이다. ‘저녁이 있는 정치’에 대해 황 위원장은 “낮에는 형식적이고 틀에 잡힌 이야기를 하더라도, 저녁엔 자주 만나 허물없이 이야기 나누고 그 자리에서 많은 것을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하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28일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연금개혁’마저 정쟁의 불쏘시개가 된 가운데 황 위원장의 바람대로 ‘저녁이 있는 정치’는 되살아날 수 있을까.

황 위원장은 전직 대통령을 차례로 예방하는 등 ‘자주 봐야 대화가 통한다’는 지론을 증명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데 이어, 23일에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직후에는 경남 양산시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았다.

문 전 대통령과 20분여간 회동한 직후 황 위원장은 “여야가 저녁에도 자주 만나 담소하고 허물없이 대화하자고 했다”며 ‘저녁이 있는 정치’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은 “우리가 지금 너무 극단적 대립과 혐오의 정치를 한다”며 “정치권에서 먼저 극단과 혐오의 정치를 끝내고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일을 해야 한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가 23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황 위원장의 ‘저녁이 있는 정치’ 지론은 18대 국회 시절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20일 황 위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이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그는 김진표 국회의장과 과거 18대 국회 시절 각각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원내대표를 맡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선진화법 협상 등에서 협치한 경험을 환기하며 “여야가 다시 한 번 형제로 만났으면 한다”고 했다.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황 위원장은 “국회선진화법은 여당 내에서도 반대가 심한 사안이었다”며 “김진표 의장과 밤새우면서 토론도 하고 여야가 부딪치면서 국정을 풀어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야 간 ‘저녁이 있는 정치’가 복원되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여야가 맹렬히 부딪치고 있어서다. 국민의힘은 ‘부결(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이탈표 관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정의당·새로운미래·기본소득당·진보당·조국혁신당·사회민주당 등 야 7당과 시민단체들은 25일 오후 3시 서울역 인근에서 ‘해병대원특검법 거부 규탄 및 통과 촉구 범국민대회’를 개최하며 여당과 대통령실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 대표가 23일 쏘아 올린 ‘연금개혁 영수회담’의 공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은 “채 상병 특검법 처리를 위한 정략적 활용”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국민연금 개혁안을 두고 여야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며 21대 국회서 연금개혁은 끝내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극한의 정쟁으로 치닫는 21대 국회 끝자락에서 ‘저녁이 있는 정치’가 되살아나 대화의 촉진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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