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35년 만에 첫 드라마, 호기심과 의욕 발동했다”

하은정 우먼센스 대중문화 전문기자 2024. 5. 2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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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삼식이 삼촌》으로 OTT에 첫발 내디딘 송강호

(시사저널=하은정 우먼센스 대중문화 전문기자)

월드 클래스 송강호가 드라마에 처음 도전한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은 모두가 배불리 잘 먹고 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 분)과 박두칠(송강호 분)이 뜻을 모으는 이야기를 그렸다. 극 중 송강호는 '삼식이 삼촌'으로 불리는 박두칠을 연기했다. 사람들의 욕망을 정확하게 간파하고, 빠른 상황 파악으로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전략가 기질을 가진 인물이다.

2020년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21세기 위대한 배우 25인'에 오른 송강호는 대한민국 최초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에 이어 미국 LA 아카데미 영화박물관 회고전까지, 글로벌 관객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월드 클래스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송강호 최고의 작품은 늘 차기작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매 작품 독보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그래서인지 《삼식이 삼촌》 공개 이후 국내외 언론의 반응 또한 매우 뜨거웠다. '독특한 전개와 세심하게 창작된 이야기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필수 시청 시리즈가 될 것이 확실하다(The Economic Times)' '무엇보다 뛰어난 연기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킬 것(The Daily Guardian)' 등 외신의 호평이 눈길을 끌었다.

ⓒ디즈니+ 제공

박찬욱 감독은 "송강호 연기의 절정이자 종합. 《대부》에서 브랜도, 파치노, 듀발이 변신 합체해서 한 인물을 연기했다면 이랬을까"라며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독보적인 매력의 캐릭터를 섬세하고 다층적인 연기로 완벽히 소화해낸 송강호의 연기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삼식이 삼촌》의 연출과 각본은 신연식 감독이 맡았다. 영화 《동주》의 각본으로 제37회 청룡영화상 각본상, 제36회 영화평론가협회 각본상, 제25회 부일영화상 각본상 등을 수상하며 뛰어난 필력을 인정받았다. 《삼식이 삼촌》은 신 감독에게도 첫 번째 시리즈 작업이다.

신 감독은 "내가 사는 사회는 어떤 곳인지, 이걸 구성하는 사람들의 원형은 어디인지 탐구해 보고 싶었는데, 그게 60년대더라"고 1960년대를 배경으로 삼은 이유를 밝혔다. 이 시대의 이야기를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는 굶기지 않아 '삼식이 삼촌'이라 불렸던 박두칠을 중심으로 풀어가게 된 것도 평범한 사람들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밥 먹었냐는 질문이 인사말인 유일한 나라다. 전쟁 직후 하루 한 끼도 먹기 힘든 시대에 삼식이 삼촌이라는 캐릭터는 먹는 것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사람이다. 엘리트들에 둘러싸인 가운데 가장 진솔하고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최근 열린 《삼식이 삼촌》 제작발표회에서 송강호는 드라마에 처음 출연한 자신을 '신인' '후배'라고 표현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첫 드라마 출연이다.

"연기 생활 35년 만에 드라마 시리즈로 인사드리게 됐다. 낯설기도 하고 긴장도 됐지만 한편으로는 설레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했다. 첫 시리즈 작업을 하면서 신인의 자세로 열심히 배우면서 촬영했다. 치열하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작업한 작품이다."

연극으로 데뷔해 지난 28년간은 줄곧 영화 작업만 해왔다.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 작품에 출연한 이유도 궁금하다.

"이 작품은 트렌드화된 OTT 드라마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작품이다. 모험이 될 수도 있고 신선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호기심과 함께 의욕이 발동했다. (소통 방식이) 다채롭고 다양한 시대가 됐으니, 다양한 채널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식이 삼촌'은 어떤 캐릭터인가.

"한마디로 규정하기 힘든 캐릭터다. 지금까지 영화 작업을 하면서 한 번도 보여주지 못했던 캐릭터다. (밥을 굶기지 않아서) 위장을 든든히 한다는 지점에서, 이 작품은 위장에서 시작해서 머리로 갔다가 뜨거운 심장으로 마무리하는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신연식 감독 역시 첫 드라마 도전이다. 호흡은 어땠나.

"그만의 시선이 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시선을 두지 않았던 대상을 통해 작품을 만드는 작가로서의 시선이 좋았다."

첫 드라마 촬영이라 어려워던 점은 없었나.

"드라마는 처음이라 현장에서 여러 선배 모시고 어떻게 연기해야 하나 싶었다. (함께 출연한) 이규형이 촬영 중간에 자꾸 휴대전화를 보더라. 처음엔 '배우가 촬영하는데 지금 휴대전화를 왜 보는 걸까? 바쁜 일이 있나' 싶었는데 휴대전화로 계속 대본을 보는 거였다. 난 아날로그라 종이 대본만 본다. 그래서 촬영 끝나면 달려가서 대본을 봐야 하는데 힘들긴 하다. 이규형은 앉아서 편하게 모바일 대본을 보더라. 역시 선배들은 다르구나 싶었다. 많이 배웠다(웃음)."

어떤 것이 힘들었나.

"영화적 호흡과 드라마적 호흡이 달라 잘 모르겠더라. 그래서 잘하고 있는지 진기주에게 자꾸 묻게 되더라. 처음엔 진기주 '선배'가 친절하게 답해 주다가 막판엔 건성으로 대답해서 질문을 줄였다. 하하."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전해 달라.

"가상의 인물을 통해 우리의 삶을 투영해볼 수 있고,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게 하는 드라마다.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

한편, 이날 제작발표회에서는 송강호와 함께한 배우들의 유쾌한 소감도 이어졌다. 변요한은 "첫 촬영에서 전 스태프에게 소고기를 사주셨다. 이런 '후배'는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진기주는 "계속 내게 모니터링을 해달라고 해서 힘들었다. 내가 감히 어떻게 선배님의 연기를 모니터하겠나"라며 난처했던 당시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선배님이 연기하면 모니터 자체가 편집이 끝난 완성된 장면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밖에 오승훈은 "같 연기하는데 이상하게 떨리고 신기한 경험이었다", 주진모는 "송강호 배우와 연기하는 소원을 루게 되어 기쁘다", 티파니 영은 "삼식 삼촌 슈트 핏이 정말 멋있고, 사복 센스도 너무 좋으셔서 구경하는 재미로 출근할 정도였다", 유재명은 "현장을 너무 사랑하고, 동료들을 아끼고, 스태프들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며 많 배웠다"고 송강호와 작업한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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