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준비청년 “새 집 생기니 불안했던 미래 다잡을 수 있어”

이동수 2024. 5. 25.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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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희망디딤돌 대전센터 개소
전국 11번째 센터… 10월 충북 예정
최대 2년간 주거 문제 해결 가능
이재용 회장 ‘동행’ 철학으로 탄생
임직원·회사가 500억원 모아 운영
‘희망디딤돌 2.0’ 통해 취업 준비도
지난해 하반기 23명 일자리 찾아
“새 집을 갖게 돼 매우 신납니다. 임대차 계약 등 다양한 것을 배우고 있는데 어른처럼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요리도 배워서 밥 짓기 등은 혼자서도 합니다. … 불안하기만 했던 저의 미래를 다잡을 수 있었습니다.”

22세 자립준비청년 오민성씨는 23일 대전 중구 대전평생교육진흥원에서 열린 ‘삼성희망디딤돌 대전센터 개소식’에서 무대에 올라 이같이 말했다.

자립준비청년이란 보육원, 위탁가정 등에서의 보호가 종료돼 홀로서기를 준비 중인 청년을 말한다.

삼성희망디딤돌은 이들을 돕는 사회공헌(CSR) 프로그램이다. 자립준비청년에게 주거 공간과 진로 멘토링, 향후 사회 진출을 위한 취업교육 등을 제공한다.
23일 대전 중구 대전평생교육진흥원에서 열린 삼성 희망디딤돌 대전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재욱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전지회장, 강기훈 청년희망팩토리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진영호 희망디딤돌 전문위원, 고금란 아동권리보장원 부원장, 김미애 국민의힘 국회의원,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 이장우 대전광역시장, 이주영 개혁신당 국회의원 당선인, 양승연 대전아동복지협회 회장, 김진오 대전시의회 부의장.  삼성전자 제공
대전센터는 삼성의 전국 11번째 희망디딤돌센터다. 올해 10월 충북센터가 개소하면 센터는 총 12곳으로 늘어난다.

이날 방문한 희망디딤돌 대전센터에는 자립 생활관 14실, 자립 체험관 4실과 교육 운영 공간 등이 갖춰져 있었다.

자립준비청년들은 센터에서 최대 2년간 1인1실로 거주할 수 있다. 앞으로 보호가 종료될 만 15∼18세 청소년도 며칠간 거주하면서 자립생활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다.

센터는 청년들이 자립 시 가장 부담이 큰 주거 문제를 해결해 미래 준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23일 대전광역시 중구 대전평생교육진흥원에서 열린 삼성 희망디딤돌 대전센터 개소식 모습. 삼성전자 제공
대전 중구에 위치한 삼성 희망디딤돌 대전센터의 외부 전경. 삼성전자 제공
대전센터 생활관은 10평 남짓한 깔끔한 공간으로 한 명이 생활하기에 넉넉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침대, 소파, TV 등에 더해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전자레인지, 에어프라이어, 전기밥솥 등 필수 가구·가전이 모두 구비돼 있었다. 입주 청년들을 위한 공용공간엔 도서관이 마련됐다.
희망디딤돌은 2013년 ‘삼성 신경영’ 선언 20주년을 맞아 삼성전자 임직원이 낸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삼성희망디딤돌’이라는 이름도 임직원이 지었다. 지난해까지 희망디딤돌의 도움을 받은 청소년은 누적 2만7065명에 달한다.
삼성 희망디딤돌 대전센터 내 자립준비 청년들을 위한 내부 주거공간. 삼성전자 제공
희망디딤돌은 임직원 기부금 250억원을 토대로 2016년부터 운영했다. 이후 임직원들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2019년 삼성전자에서 회사 지원금 250억원을 추가했다.

희망디딤돌센터가 자립준비청년의 주거 문제를 해결했다면 ‘삼성희망디딤돌 2.0’은 이들이 기술·기능 역량을 쌓아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취업교육을 책임지는 프로그램이다.

삼성은 사업 출범 전 전국의 희망디딤돌센터에 거주 중인 자립준비청년과 센터 관계자 2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청년들이 필요로하는 취업교육이 무엇인지 파악했다.

이에 지난해 하반기 △전자·IT(정보기술) 제조 △선박제조 △IT서비스 △제과·제빵 △반도체 정밀배관 등 5개 교육 과정이 개설됐고, 교육 수료생 46명 중 23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올해는 기존 5개 교육 과정에 더해 △온라인광고·홍보 실무자 △중장비 운전기능사 △애견 미용사 △네일아트 미용사 등 4개 교육 과정이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개설된다. 일부 과정은 모집 과정에서 지원자들이 몰려 당초 계획보다 정원을 늘렸다.

삼성은 청년들이 온전히 교육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경기 용인의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기숙사와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 기술연수원 등을 개방해 숙소와 식사를 제공한다.

교육 종료 뒤엔 전문 컨설턴트의 취업 상담 서비스와 협력사 채용 박람회 등 다양한 취업 프로그램을 지원할 예정이다.

희망디딤돌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핵심 경영 철학인 ‘동행’이 반영된 결과다.
자립준비 청년들이 독서와 휴식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삼성희망디딤돌 대전센터 내부 공용 시설. 삼성전자 제공
특히 이 회장은 개인적으로도 관심이 많다고 알려진 청소년 등 미래 세대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은 희망디딤돌 외에도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삼성드림클래스 △삼성푸른코끼리 △기능올림픽기술교육 등 청소년의 잠재력을 일깨우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프로그램 간 연계 사례도 생기면서 ‘삼성 CSR 생태계’도 형성됐다.

지난해 12월 수료한 SSAFY 9기 학생 중엔 희망디딤돌 충남센터 출신 A씨가 주목을 받았다. A씨는 희망디딤돌을 통해 자립을 이룬 뒤 SSAFY에 입과해 2학기 특화 프로젝트에서 ‘유아 한글 단어 교육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A씨는 “희망디딤돌과 SSAFY 덕분에 제 미래를 더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전=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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