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체육회 ‘갑질사태’… 회장 늑장 대처 ‘도마위’

김종구 기자 2024. 5. 2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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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받고도 ‘신속 조치’ 외면
당사자 제재않고 수개월 흘러
피해 직원들 “오히려 더 악화”
부천시체육회 사무실 전경. 김종구기자

 

부천시체육회 직장 내 갑질 무더기 징계(경기일보 13일자 10면)와 관련해 회장이 실상 파악에만 수개월이 걸리면서 되레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부천시체육회 등에 따르면 직원들은 지난해 2월 취임한 송수봉 회장에게 1개월 뒤 석식 자리에서 그동안 A팀장과 B팀장 2명의 ‘직장 내 갑질’에 대한 내용을 서면으로 보고했다.

하지만 이들은 송 회장이 갑질을 보고받은 후 당사자들을 제재하지 않고 몇 개월 끌어 갑질이 더 심해졌다며 (송 회장의) 객관적인 진상조사 미이행에 대해 책임을 물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송 회장은 직원들로부터 보고받은 후 문제 해결을 위해 A팀장 등 2명에게 갑질 관련 정식 조사가 아니지만 수차례 석식 자리를 통해 면담했으며 태도 변화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면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고 사용자가 신고를 접수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 발생을 알면 즉시 사실 확인을 위해 객관적으로 조사해야 한다.

일각에선 송 회장이 직장 내 괴롭힘 발생을 알았다면 즉시 조사해야 했다며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체육회 회원 C씨는 “회장이 수개월 전 직장 내 갑질을 알고도 공론화하지 않고 방치한 건 책임이 있다”며 “외부에서 직원들과 사적 만남으로 면담하는 것도 사실상 갑질로 비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직원 D씨는 “당시 직원들은 무거운 마음으로 새롭게 취임한 송 회장에게 직장 갑질을 전반적으로 보고했다”며 “하지만 수개월이 지나도 똑같았고 갑질 정도가 심해져 직원들이 못 이기고 퇴사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송수봉 회장은 “수개월 전 일부 직원들로부터 보고를 받은 건 사실이지만 직원들이 ‘절대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했다”며 “당시 나름대로 직원 간 갈등 문제 해결을 위해 직원들과 팀장 등과 수차레 면담했다. 이견이 많아 판단하는 데 쉽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하지만 이번 사태로 공론화된 만큼 체육회가 다시는 ‘직장 내 갑질’이 근절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등 조직 분위기 쇄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종구 기자 kjg7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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