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ICJ 라파 공격중단령에 "국제법 따르고 있다" 일축

김정은 2024. 5. 2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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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사이드 혐의 제기엔 "터무니 없고 역겹다" 비난
작전규모 줄일까…그간 대응 보면 무시 가능성에 무게
(라파 epa=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에서 이스라엘 공습 뒤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4.5.24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이스라엘은 24일(현지시간) 유엔 최고법원인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자국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공격을 즉각 중단하라고 명령한 데 대해 "국제법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면서 일축했다.

dpa 통신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가안보회의 의장과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이스라엘은 그 영토와 시민을 지킬 권리에 기반해, 이스라엘의 도덕적 가치에 따라, 국제인도주의법을 포함한 국제법을 준수하며 행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민간인에게 전체 또는 일부의 물리적 파괴를 초래할 수 있는 생활 환경을 안길 수도 있는 군사 행동은 라파 지역에서 하지 않았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이스라엘은 "인도주의 지원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고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법을 준수해 행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ICJ에 자국을 상대로 제기한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학살) 혐의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고 터무니없으며 역겹다"고 비난했다.

ICJ는 앞서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심리에서 이스라엘에 "라파에서의 군사 공격 및 다른 모든 행위를 즉각적으로 중단하라"면서 "가자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인의 생활 여건 전체 혹은 일부에 대한 물리적 파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스라엘에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인도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이집트와 통하는 라파 검문소를 개방하는 한편 현장 상황 조사를 위한 제한 없는 접근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판단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지난 10일 ICJ에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을 제지하기 위해 임시 조처 성격의 긴급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ICJ가 내린 세 번째 임시 명령이기도 하다.

남아공은 지난해 12월 ICJ에 이스라엘을 집단학살 혐의로 제소한 이후 총 네 차례 임시 조처 성격의 긴급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그동안 전쟁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앞선 ICJ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이행을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ICJ의 임시 명령은 법적 구속력은 있지만 ICJ가 이를 강제할 권한은 없다.

NYT는 이번 ICJ의 결정이 이스라엘의 지상 군사작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ICJ는 이스라엘에 라파 공격을 중단하라고 명령했지만, 이스라엘이 라파에서 더 제한된 작전을 어느 정도까지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ICJ 결정은 이스라엘군에 유연성을 줄만큼의 모호성을 띠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유명 이스라엘 인권 변호사인 마이클 스파드는 이번 결정은 라파에서 모든 군사 중단을 명령한 것이 아니며 라파에서 삶을 지속할 수 없게 하는 군사 활동만 중단하라는 것이라면서 "만약 이스라엘이 그 판단을 준수하기를 원한다면 작전 규모를 상당히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이스라엘군 법률 고문이었던 프니나 샤르비트 바루크는 만약 이스라엘이 ICJ 결정을 위반한 것으로 여겨질 경우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이 문제가 회부될 수 있지만, 이 경우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제재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만약 이스라엘이 인도주의 위기를 더 심화하지 않고 라파에서 작전을 수행할 방법을 찾는다면, 원칙적으로 명령을 위반한 것이 아니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전시 내각 구성원이자 야당 국민통합당 대표인 베니 간츠는 같은 날 오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통화에서 ICJ 결정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이 싸움을 계속할 정당성에 대한 미국의 지지"에 사의를 표했다고 간츠 대표실은 전했다.

간츠 대표는 법원의 결정을 고려할 때 미국의 이 같은 지지에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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