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 “제 틱톡 지워주세요”···시행 1년 지우개 서비스 건수 1만6518

김영주 기자 2024. 5. 2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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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더 글로리’의 한 장면. 넷플릭스 캡처

시행 1년을 맞은 정부 ‘지우개’ 서비스 건수가 1만6518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우개는 아동·청소년의 ‘디지털 잊힐 권리’를 보장하는 서비스다. 아동·청소년 시기에 작성한 게시물 중 개인정보가 포함돼있는 건을 삭제토록 지원하거나, 다른 사람이 검색하지 못하도록 블라인드 처리해 준다.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신청접수 건은 1만7148건에 달했고, 이 가운데 1만6518건이 처리 완료됐다.

◆청소년들이 유튜브·틱톡 영상 삭제요청 많아=개인정보보호위원회 집계 결과, 지난 1년 동안 지우개 서비스를 이용한 연령은 15세, 14세, 16세 순으로 많았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6∼18세(고등학생)가 전체의 34.8%를 차지했으며, 15세 이하(중학생 등)는 34.3%였다. 19∼24세(성인)는 30.9%로, 주로 중·고등학생이 서비스를 많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경우에 게시물 삭제를 요청했을까. 사이트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유튜브, 틱톡 등에 올린 영상게시물 삭제 요청이 많았다. 이 밖에 네이버(지식in, 카페 등)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SNS)에 올린 게시물 삭제 요청도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사례별로 보면 ▲계정 분실 ▲사이트 탈퇴 ▲이용 정책상 삭제 불가 ▲계정 해킹 등에 따른 게시물 삭제 요청이 많았다. SNS에 올렸던 게시물을 지우고 싶은데 계정에 연결된 핸드폰 번호가 바뀌어 비밀번호를 찾을 수 없는 경우와 사이트 게시판에 자신의 개인정보가 남아있는데도 탈퇴를 하는 바람에 이를 지우지 못하는 경우 등이다.

◆"개인정보가 노출되고 있다는 불안감을 해소했어요"=일례로 A군은 초등학교 시절 영상 공유 플랫폼에 당시 유행했던 챌린지 영상을 올렸다.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영상이 친구들 사이에 놀림거리가 됐고 A군은 삭제를 시도했다.

하지만 어릴 적 만들었던 계정이라 계정 정보를 분실해 삭제할 수 없었고 영상 공유 플랫폼에서 안내하는 방법대로 계정 찾기와 게시물 삭제를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다. 또 해외 사업자인 영상 공유 플랫폼은 국내 사업자와 달리 고객센터를 운영하지 않아 답답함만 커갔다.

그러던 중 A군은 정부에서 운영하는 ‘지우개’ 서비스를 알게 됐고, 상담사의 친절한 안내에 따라 손쉽게 게시물을 삭제할 수 있었다. 또 다른 사례로 B양은 중학교 시절 뷰티 인플루언서를 꿈꾸며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에 화장품 소개 영상을 게시했다. 수험생이 되면서 바쁜 학업 속에서 이 영상을 잊고 있던 B양은 어느 날 친구의 알고리즘에 B양의 영상이 올라왔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오랜만에 영상을 찾아본 B양은 지금과는 다른 자신의 어린 시절 모습에 당황했다. 더욱이 영상에는 집안 내·외부 모습까지 자세히 담겨 있어 꼭 삭제해야 했다. 그러나 오랜만에 접속한 계정은 누군가에게 이미 해킹당한 상태로 비밀번호는 물론 2차 인증 정보마저 바뀌어 있었다. 영상을 삭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망연자실하던 B양은 친구의 추천으로 ‘지우개’ 서비스를 알게 됐고 개인정보가 노출된 영상을 삭제할 수 있었다.

◆지난해 시범운영 거쳐 올해 30세 미만 청년으로 확대=지우개 서비스는 현재 30세 미만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개인정보위는 더 많은 사람들이 지우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올해 초 신청인 연령기준을 24세 이하에서 30세 미만으로 확대한 바 있다. 이를 통해 30세 미만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지만, 미성년 시기(19세 미만)에 작성한 이름, 생년월일 등 개인정보가 포함된 게시물인 경우에만 삭제를 위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지 않거나 19세 이상 시기에 작성한 게시물인 경우에는 스스로 삭제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해 준다. 개인정보위는 더욱 많은 이용자에게 알릴 수 있도록 서비스 관련 주요 Q&A를 만들어 개인정보위 SNS를 통해서도 안내하고 있다. 아울러 25일까지 열린 ‘2024 대한민국 청소년 박람회’에 지우개 사업 부스를 운영해, 박람회에 참여한 많은 청소년들이 지우개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김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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